원본

어릴적엔 꿈과 희망이 내게 속삭여줬다.
내일은 나을거라고, 내년은 나을거라고, 미래는 나을거라고, 다 잘 될 거라고.
그 속삭임에 이끌려 여기까지 달려왔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들리지 않게되는 주파수처럼,
속삭임은 희미해지고 멀어졌다.

모든 것이 새로웠던 내 삶엔 흥미를 잃어버렸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했던 게임들도, 거나하게 취할 때 까지 마시던 술도,
흥에 못 이겨 밤새 쳐댔던 악기들도,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도.

꿈과 희망, 사랑을 추구하던 내 방에는
언제나 똑같은, 챗바퀴 같은 일상만이 찾아오고,
그것이 두려워 나는 오늘도 이불 속에 숨어 숨죽이고 눈물 흘린다.

사람의 체온이 너무 그리워 이불 밖으로 나와봐도,
날 사랑 해 주는 사람 하나 없는 이 세상에,
내가 잠시 쉴 자리라고는 조용한 카페의 한 자리뿐.

언젠가부터 내 플레이리스트에는,
절벽 위에 선 나를 밀어줄 음악만이 가득해졌네.

도전하지도 못하고.
사랑하지도 못하고.
사랑받지도 못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굵게 짜인 올가미, 가느다란 목에 걸고,
부러지지 않을만한 절망 찾아 헤메는 것 뿐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