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의 게릴라콘서트 [10] |
2025-11-13 1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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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2월 21일 목요일 아침 10시,
한창 직장인들의 출근과 학생들을 등교가 끝난
조용한 서울 시내에 갑자기 이상한 분위기가 돌기 시작했다.
빨간머리, 녹색머리, 보라머리로 염색한 청년들이
서울 시내 도로를 질주하며 공연을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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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머리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베이스리스트 이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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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머리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드러머 양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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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머리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메인 기타리스트 서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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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출근과 등교가 끝난 시민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엥? 왜 서태지와 아이들이 저기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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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도로옆을 질주하는 차량들과 시민들의 시선을 아랑곳 하지 않고
본인들의 공연을 계속 진행하며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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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횡단보도에서 신호대기를 하던 아저씨들은 기가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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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별걸 다 봤던 관록있는 아주머니들은 카메라에 환하게 인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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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와 아이들의 팬인 소녀팬들은 이 엄청난 광경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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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은 팬들은 이들의 질주가 있을 때 때맞춰 플래카드를 챙긴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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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서태지와 아이들의 유명세를 알던 시민들도 환호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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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없는 일이었다,
유명 그룹이 아무 예고도 없이 트레일러를 타며
서울시내 도로를 질주하며 공연한다는건 전혀 없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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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지나가 이를 본 팬들은 뛸뜻이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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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와 아이들의 공연은 개포동에서 출발해 강남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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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의 드럼이 강남 사거리에서 작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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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와 아이들을 알아보기 시작한 사람들을 트레일러를 따라 달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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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중에 프로답게 서태지는 카메라에 포즈를 취하는 여유를 보인다.
오늘 공연은 무려 16시간을 대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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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곳 올림픽대교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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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위 올림픽대교에서도 쉬지 않는다.
올림픽대교를 질주하며 서태지는 기타를 작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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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사거리를 질주하는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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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을 들은 포스코사거리앞에는 시민들이 가득찼다.
모두 서태지와 아이들의 공연을 보기 위함이다.
당연히 1995년이라 핸드폰이나 인터넷같은건 없다.
오로지 전화기로 수소문을 들은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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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해가 지기 시작하고 퇴근시간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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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시간에 겹쳐 압구정 갤러리아,종합운동장을 관통한다.
수많은 팬들이 트레일러를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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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러를 호위하는 보디가드들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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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집한 인원이 많아 건물안에서 공연을 보는 수많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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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직접 목격한 팬들은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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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어도 서태지와 아이들의 공연은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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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강대교를 지나 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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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은 한겨울 12월 21일,
이들은 맨손으로 기타와 베이스, 드럼을 연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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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러는 명동에서의 마무리 콘서트로 비로소 멈춘다.
장장 16시간동안 휴식없이 서울시내를 관통하는 게릴라콘서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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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는 서태지와 아이들
1995년 12월 21일 오전10시부터 시작한
서태지와 아이들의 마라톤 게릴라콘서트 공연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일어난 이 공연은
대한민국 최초의 초대형 도로운행 게릴라콘서트로 기록되어있다.
이날의 공연은 4집 '필승' 뮤직비디오 촬영본을 촬영하기 위함과 동시에
도로운행 게릴라콘서트를 기획한 서태지와 멤버들의 의도가 담겨있었다.
촬영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안전차량과 장비, 보디가드들이 동원되었고
영동대교, 올림픽대로, 잠실 종합운동장, 포스코사거리, 강남,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
한남대교, 한강대교, 명동에 이르는 16시간의 공연으로 이루어졌다.
이제 다시는 없을 낭만의 게릴라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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