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0 22:09:54
ⓞ 추천
ⓤ 단축URL
|
16
376
웃대뉴비2
|
'다른 모두가 전부 비정상인 것 같다면, 사실 본인이 비정상인 건 아닌지 돌이켜 봐라'
항간에 떠돌고 있는 말이다.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자신만의 신념이나 가치관에 갇혀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풍자하는 말이다.
자동차 관련 유튜브 채널인 '픽플러스'에서 다음과 같은 조사를 했다.
"자동차 50대 중 법적 선팅 농도를 지킨 차는 몇 대나 될까?"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10대 중 9대 꼴로 법적 기준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우리나라에 자동차가 수천만 대가 있고, 저 50대의 차량이 모든 자동차를 대표할 수는 없겠지만
실제로 길거리를 돌아 다녀 보면 대다수의 차량이 운전석 사람도 안 보일 정도의 선팅을 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에서는 '전면 유리 선팅을 한 사람'이 상대적으로 다수이자 '정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과연 정말로 '정상'일까?
1. 법률
|
우리나라의 선팅 법률을 보자.
앞유리는 가시광선 투과율 70% 이상, 1열 측면 유리는 40% 이상을 유지할 것이 명시되어 있다.
애매모호한 수치도 아니고 딱 정해져 있다. 전면 70%, 1열 측면 40%.
참고로 자동차의 유리는 아무것도 안 붙인 상태에서도 투과율이 100%가 아니다.
보통 앞유리는 75%, 측면 유리는 70% 정도이다. （세부적으로는 제조사마다 다르지만 보통 70%대의 투과율이다）
위 기준을 적용하자면 앞유리는 사실상 아무것도 붙이면 안 되고, 1열 측면에도 최소 60% 이상의 투과율을 가진 선팅지를 부착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대부분의 운전자는 '국민 농도'라고 불리는 전면 35%, 측면 15%를 붙이고 있고, 이것을 붙일 시 최종 투과율은 앞유리 26%, 옆유리 10%가 된다.
선글라스가 보통 18~43%의 투과율이라고 하니, 선글라스만큼, 혹은 선글라스보다도 더 짙은 것이다.
밤에 선글라스를 끼고 돌아다니면 미친 사람 취급받지만, 정작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밤에 선글라스를 끼고 운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법적 기준에 맞는 선팅지를 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고객들이 전부 35%, 15% 같은 투과율만 찾고 있고, 업체들도 그런 투과율의 선팅지밖에 준비해 놓지 않는다.
밝은 선팅지가 있다고 홍보하는 곳들도 고작해야 50% 투과율이다. 이것도 법적 기준에는 못 미친다.
법적 기준에 맞는 선팅지는 고작해야 어린이 보호차량 전문 선팅점에서나 찾아볼 수 있고, 이마저도 가격이 매우 비싸다. （참고로 어린이 보호차량은 선팅 단속을 한다）
수요가 먼저냐 공급이 먼저냐는 논하지 않겠다. 알이 먼저인지 닭이 먼저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어쨌든 확실한 건 이미 법을 지키면서 선팅을 하는 것은 매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지경에 이르른 것이 운전자만의 탓은 아니다.
이 지경이 되도록 단속하지 않는 경찰.
선팅이 짙든 말든 차를 통과시키는 자동차 검사.
선팅을 안 하고 법을 지키는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구조가 되어 있다.
그렇다고 선팅을 하는 게 합리화 될 수 있는가?
아니다. 법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누가 감시를 하든 말든 지켜야 하는 것이다.
법적으로 무단횡단은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 무단횡단이 단속되는가? 우연히 경찰 앞에서 무단횡단을 한 게 아닌 이상 단속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왜 무단횡단을 하지 않고, 무단횡단 하는 사람을 보면 속으로 욕을 하는가?
그게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니까.
법은 지켜야 되는 것이고, 무단횡단은 법을 어기는 것이니까.
선팅 투과율은 법적으로 정해져 있고, 이것을 어기면 일단 과태료도 있다. 엄연한 범법 행위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무단횡단은 거부하면서 불법 선팅은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가?
혹자는 얘기할 것이다. '무단횡단은 목숨이랑 직결된 거고, 선팅은 그런 것도 아닌데 경중이 다르잖아;;'
얼핏 보면 그럴 듯한 변명이다.
하지만 조금만 과학적으로 따져 보면, 선팅도 목숨과 직결되어 있다.
무슨 말인가 싶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전면 유리 선팅을 하면 안 되는 '법적'인 이유를 알아봤다. 그럼 이제부터는 선팅이 왜 위험한지 '과학적'인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자.
2. 실험 결과
모 네티즌이 실제로 '각 투과율 별 선팅지가 얼마나 보이는가'를 실험한 글이 있다.
너무 길어서 글 전체를 가져올 수는 없었기에 일부만 퍼왔다. （전문은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car/15025312 참조）
사진만 봐도 '맨유리'와 '선팅지 부착 상태'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체감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들 하는 35% 선팅지를 부착하면 가시거리가 크게 줄어든다.
그럼에도 "나는 그래도 잘 보이던데?"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아직 많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실제 실험 결과도 가져와 봤다.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라는 곳에서 실험을 한 결과이다.
여러 도로 상황（보행자 출현, 차량 출현, 차선 감소 등）에 대한 인지율과 조작반응 지연거리를 실험한 것이다.
짙은 농도의 선팅으로 갈 수록 인지율은 떨어지고 지연거리는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투과율 32%（45%짜리 선팅지 부착）일 경우에는 소주 반 병을 마신 것과 비슷한 수준의 반응 속도라고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 ㅇㅋ 앞유리는 인정. 근데 1열 측면 유리는 왜 붙이지 말라는 거냐?
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여러분은 차선 변경을 할 때 무엇을 이용하는가?
당연히 백미러（사이드 미러）를 사용할 것이다.
백미러를 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옆 유리를 통해 봐야 한다.
...
이제 1열 유리에 왜 붙이지 말라는 것인지 알았으리라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아니 그래도 다른 사람들 다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 한다라..
뭐, 한국'만' 따지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은 한국에만 살고 있지 않다.
해외의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지금부터는 해외, 그 중에서도 '선진국'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왜 굳이 선진국과 비교하냐면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이기 때문이다.
3. 해외 사례
|
해외 주요 선진국들의 선팅에 대한 법적 규제 현황이다.
대체로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빡세게 규제하고 있는 편이다.
심지어 선팅 시공사를 처벌하는 국가도 있다. （개인적으론 이게 맞다고 본다）
이걸 보고 또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인데 저거 다 지키는 사람이 어딨냐?"
그래서 구글 스트리트뷰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봤다.
|
|
|
미국이다. 그 중에서도 햇빛 강렬하기로 유명한 애리조나주다.
애리조나는 햇빛이 강해 선팅 규제가 느슨한 편이다.
그런데 그런 애리조나주에서도 앞유리만큼은 선팅한 차량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
|
|
독일이다. 앞유리를 통해 운전자가 훤히 잘 보인다.
마지막 사진은 흐린 날에 찍혔는데도 실내가 잘 보인다.
|
|
|
일본이다. 여기도 햇빛 강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오키나와로 가져와 봤다.
앞유리가 투명해 운전자들이 아주 잘 보인다.
|
|
비교용으로 가져온 한국이다.
밝은 날에 찍힌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운전석이 보이는 차가 거의 없다.
|
한국의 차량 썬팅에 대한 실제 외국인들의 반응도 가져와 봤다.
대부분의 외국인이 진한 썬팅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법률
실험 결과
해외 사례
모든 지표가 '선팅 제재'를 가리키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 모든 지표가 비정상으로 느껴지는가?
이 글의 첫 번째 문장을 다시 보자.
"다른 모두가 전부 비정상인 것 같다면, 사실 본인이 비정상인 건 아닌지 돌이켜 봐라"
다시 한 번 묻는다.
정말로 '위의 모든 지표'가 비정상으로 느껴지는가?
세줄요약
1. 우리나라에서는 전면 유리와 1열 측면 선팅을 당연하게 하고 있지만, 법률 · 실험 결과 · 해외 사례 등 '모든 지표'가 선팅 제재를 가리키고 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여전히 '모든 지표'가 비정상인 것이라고 느껴지는가?
3. 이 글의 첫 번째 문장을 읽어 봐라.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