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책에 집중해서 읽다 보면, 이야기 속에 쏙 빠져들어 인물들에게 자연스럽게 이입하게 되더라.
조실부모 가정의 아이가 나오는데, 그 아이의 할아버지가 폐지를 주워서 겨우 생계를 이어가는 설정이 있었어. 그걸 보면서 문득, 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저 아이는 어떻게 될까 너무 슬프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

또 서른이 넘어서야 첫사랑, 첫 연애를 하게 된 남자가 등장하는데, 그 남자가 여자랑 꽁냥거리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괜히 나도 베시시 웃으면서 글을 읽고 있더라.

그래서 깨달았어. 현실에서는 감정이 크게 드러날 만한 일들이 거의 없다 보니, 마치 내 감정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졌던 거지, 완전히 없어진 게 아니었던 거야. 오히려 이렇게 집중해서 책을 읽고 있으면, 잊고 지냈던 감정들이 조금씩 다시 돌아오는 기분이 들었어.

책 안읽을땐 감정이 좀 무더지는건 기분탓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