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라는 바다는 너무나도 깊고 어둡기 때문에 빠지게 된다면 헤쳐나오기가 너무나도 어렵다. 빠져나오기 위해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도 제자리에서 힘만 빠질 뿐 결국에는 서서히 물에 잠기게 된다. 그 어둡고 칙칙하며 축축한 가난이라는 곳은 배우지 못한 자들의 무덤과도 같다. 반면 어릴 적부터 잘 배우고 정신이 매우 건강한 사람은 헤엄쳐서 그 깊은 바다를 빠져나오지만, 배우지 못하고 정신이 우울한 사람들은 헤엄칠 줄 모르기 때문에 살려달라고 외치기만 할 뿐이다. 그러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배운 자들이 헤엄치는 것을 무작정 따라해봐야 하는걸까? 아니면 건전하고 건강한 마인드와 정신을 가질려고 마인드컨트롤 해야하는걸까? 수 없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노력해 온 내가 느낀 바로는 다 쓸데없는 짓이다. 가난은 유전이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으면 가난한 마인드와 생각이 깃들기 마련이고, 그 첫 단추를 잘 못 끼운 순간부터 깊은 심연의 세계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부모가 피해망상과 폭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으면 어릴 적부터 쉽게 폭력에 노출되며, 우울증은 필수적으로 동반되게 된다. 그러면 학창시절에 공부를 하려고 집중을 해봐도 피해망상과 ptsd, 혐오, 자기 연민이라는 생각의 괴물이 머리를 지배하게 된다. 이게 개인의 노력으로 벗어날 수 있는 것인가? 벗어나기 위해 헤엄을 겨우 쳐서 뭍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해도 가족이라는 줄이 발목을 붙잡고 있다. 30대가 되면 건강 관리를 못했던 가족들이 하나, 둘 질병에 걸리게 된다. 알코올 중독, 간암, 위암, 당뇨 등 각종 질병은 우리 가족에게 들러붙어서 몸을 서서히 붕괴시킨다. 누가 이 가족이라는 줄을 과감하게 끊어낼 수 있는가? 그 누가 가족을 버리고 혼자 나아갈 수 있을까? 냉정하게 이 끈을 잘라버릴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몇 명이나 되겠는가? 물론 다들 머리속으로는 알고 있다. 그 줄을 잘라버려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내가 겪어보니 도저히 자를 수가 없었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해왔고 감정은 무뎌져서 사라졌으며, 그 누구보다 냉정해지고 차가워졌다고 생각한 나조차도 버릴 수가 없는 것들이었다. 비록 나는 실패했지만 그 줄을 잘라버릴 수 있는 자여, 누군가 당신을 비난을 하더라도, 당신에게 돌을 던져도 앞으로 나아가라. 내가 가지 못한 그 길의 끝에는 행복이 있을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