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9 09: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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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창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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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걸로 예를 들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나 같은 경우는 만화 공부가 절실했고, 당시엔 작법서 자체가 많지 않았음.
예를 들자면, 목·팔목·발목 같은 관절에서 컷을 끊지 말라는 조언이 있었는데,
이유가 “신체가 잘려 보인다”였음.
근데 소년탐정 김전일 같은 경우,
오히려 그 신체 절단 느낌을 의도적으로 주기 위해 목에서 컷을 일부러 잘라 썼고,
그게 연출적으로 아주 효과적이었음.
결국 “하지 말라”는 말이 맞긴 했지만,
또 하나는 당시엔 아날로그 작업이 한창이라,
배경톤（요즘으로 치면 배경 에셋 같은 개념）을 쓰지 말라는 조언이 있었음.
작가의 영혼을 죽인다느니… 이런 지극히 개인적인 주장까지 들어가 있었음.
예시로 든 게 도시 전경이 들어간 넓은 배경톤이었는데,
정작 엘리트 건달이라는 만화에서는
그 똑같은 배경톤을 주인공의 아득하고 복잡한 감정 상태를 표현하는 데 썼음.
그냥 편하게 쓰려고 가져다 쓴 게 아니라,
그러니까 결론은 간단함.
디자인 서적에서도 “기초를 단단히 세우고, 기존 관념을 깨 부수라”는 말이 반복해서 등장함.
근데 정작 이런 유연한 사고가 필요한 분야 강의에서
“이건 하지 마라”는 말이 너무 쉽게 나오고,
초보자 단계에선 당장 시선을 잡아끌기 위한 조언으로 유용할 수 있음.
하지만 그게 지나치면 사고가 오히려 경직돼 보이기도 하고,
강사 본인의 권위로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아예 틀어막아버리는 느낌도 있음.
특히 창작 쪽은 의도 하나에 따라 어떤 기술이든 금기에서 기법으로 바뀌는 영역인데,
그걸 단순히 “하지 마라”로 묶어버리면,
궁극적으로 중요한 건 각자가 사고를 깊게 하고
자기만의 기준과 철학을 구축하는 건데,
그 가능성을 초반부터 막아버리는 조언은… 지양하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하는데
그런 강의들이 꽤 많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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