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아주 오래 전 난 이혼을 했다
평생 착하게 살아온（ 물론 내 느낌이지만） 나로서는
내 집에서 다른 사람과 잔 사람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이는 잘 자랐다. 쿵쾅쿵쾅...
너무 미안했다.
그래서 아랫집에 몇번이고 아이스크림 한무더기를 선물했다.
그게 혼자 아이를 키우는 남자의 최선이었으니깐..

아랫집 할머니는 항상 그냥 보내시는 법이 없었다.
토마토든 과자든 뭐든 주셨다.

며칠이 지나고 몇년이 지나고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다.

동네 모임의 아는 여자동생이 소개팅을 시켜준다고 했다.

그녀를 만났다.

눈빛이 착하고 날 잘 갈구는 애였다.

나랑 키차이가 28센치인데...

난 지는게 좋았다.

그녀와 올해 결혼했다


그리고 난 타지에서 일하고 있는데...

관리실에서 연락이 왔다.

아랫집에서 연락이 왔는데 윗층 보일러실에서 물이 샌다고..

너무 미안했고 연락은 여기저기 내가 했지만 아랫집과의 해결을 아내가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나의 아내와 그 할머님이 만났다.

그 사람이 나 혼자 사는데

매번 자기 아이가 뛰논다고 아이스크림을 사주더라고

요새 애가 안 뛰놀아서 슬프더라고..

아내의 말로는 지금 암 말기시라고 한다.

교직에 몸담으셨던 분인데......


아내는 만감이 교차한다고 한다.

멀리 있는 나도 별 생각이 다 든다.

그 할머님은 자꾸 이렇게 잘 지내줘서 고맙다고 하는데.....

난 그분이 우리 아이가 뛰놀 때 아무 안해줘서 고마웠는데 ...

돌아가시면 어떡하지 ...

슬픈 12월 12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