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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 채로 지내보니까

생각의 공백을 메꾸기위해서

말하고 싶은게 없으면 사랑한다고 말하고

혼자 있는게 심심하면 보고싶어했던 것 같음



그런 공백들을 공백으로 둔 채로 돌이켜보니까

제가 심심한걸 메꾸기 위해서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어했던거지 상대방의 감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음



그런 책임감의 부재를 느끼고

연애하지않고 있는중



요즘엔 그 이전까지 모든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얘기했던 부분에 대해서

다른 새로운 인간들이 동일한 얘기를 하면 그냥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어요



제가 오히려 나를 더 특별하게 봐줬으면 하는 기대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를 해도

좋아하는 사람이 얘기하면 더 각박하고 매정하게 받아들였던 느낌



제가 밥을 먹다가 관련된 주제가 나와서

전남친이 처음 만날땐 초등학생 수준이었고 헤어지기 전에는 중학생이 된 것 같다고 말했었다고 하니까

앞에서 듣는 사람이 그럼 지금은 고등학생 정도 됐겠다고 말하는데

부모를 잃은 느낌이 드는게 내가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는 맥락이었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음

나한테는 정신에 영구적인 상해를 입힌 부모보다 더 잘보이고 싶은 사람이었음



종종 개선방안에 대해서만 얘기하면서 내 모습은 받아들여주지 않았고

가끔은 부모보다 더 싫었음



좋은 기억만 있었던게 아니라고 관계를 단절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평생 같이 어떻게 살거냐고 했을때

상처가 영원히 지속될 거라고 생각했고

내가 부모한테서 받은 상처가 희석되듯이 몇년이나 몇십년이 지나면 상처받은 기억도 희석될 거라고 생각했음

마주보고있으면 나을 일이 없을 것 같았음



내가 20살이 되기 전에 죽지 않은게 후회가 됨

생각의 공백은 고통은 아니지만 내가 싫어하는 느낌의 공허함임

다른 누구를 탓하지않고 내 감정에 대한 책임을 느끼면서 생각의 공백을 느낀다는게



Dna 합성에서 지연 가닥이 오카자키 절편으로 불연속 합성되는걸 이어야하는 느낌임

나한테는 Dna ligase가 필요한 셈이지

제가 지금 주문한 파스타가 도착해서

밥먹으면서 공부해야해서요

빠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