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안녕..!
난 얼마전에 철없이 오랜만에 자살충동올라와서
웃대에 글 올렸었어. 보고 불쾌했을 사람들 미안해.

난 조울증 11년차 야. 우울증인줄 알고
우울증약 먹으며 악화되다가 서른살에야 조울증이라는 걸 알게 됐어.

난 시마다 있는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도 항상 칭찬받아.
내 병을 낫게 하기위해 그 누구보다 노력했거든.

중학교때부터 정신이 많이 힘든걸 알아서 청소년 문화센터에서
무료로 상담받았고 대학교때도 교내 심리상담센터에서
3년간 상담받았고, 정신과에 갈 정도로 병이 온 20살,
그리고 본격적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진 스물 네살부터
나는 다리 벌벌 떨면서라도 약을 지으러 가서 꼬박꼬박
약을 먹었어. 11년동안 다 합쳐도 약 안먹은 기간이 한달이 안될거야.

당숙（아빠의 사촌동생）에게 강간당할 뻔 이후로 불안장애가 본격적으로
심해져서 응급실을 오가기도 했어.
불안장애가 어떤 기분이냐면, 절벽 끝에 매달려 있는 기분이야.
그정도로 심했고
병 3~4년차에는 약 2년간 살자충동이 오분 단위로 온 것 같아.
（상상이 돼?하루 일과가 폰으로 자살방법 검색하는거였어...）
그래도 난 인터넷에 글을 올리며 응원을 받기도 하고
인터넷에 글을 올림으로써
내가 그래도 내내 불행하지 않을때도 중간중간 있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어.

정말로 자살충동이 들어서 너무 심해서 내가 죽겠다 싶을땐
스스로 제발로 정신병원에 들어가기도 했어.

병 나으려고 안 해본게 없어. 우울증한약,박하진액,최면치료,
미술치료,명상, 퇴마（비과학적이지만 무료로 해준다길래 받았다.
그저 너무 절실해서 그랬다） ,인지치료 등등....
（팁을 주자면 Tms 치료가 제일 효과적이었다. 이 치료에 대해선
예전에 쓴 글이 있으니 궁금하면 읽어봐）

어느날 도서관에 가려다가 그날따라 기분이 좋지 않았고
가끔씩 찾아오는 불안증세이겠거니 하고 쉬었는데
그게 이 병의 본격적인 시작이 되었어.

어는날 갑자기 찾아온거라 내가 지금 꿈을 꾸는걸까
살자에 성공하면 꿈에서 깨어나는거 아닐까 생각까지 했지.

그렇게 6년을 30살쯤까지 살자충동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다가
결국 헤어나오고 나서는
누워서 아무것도 못하지만 그래도 만화라도 볼수 있는 상태
-조금씩 집청소라도 할수 있는 상태-돈은 못벌지만 그냥저냥
하루는 보낼수 있는 상태 단계를 거쳤지.
그후로는 돈을 벌려고 노력했지.
경력도 없이 나이만 많고 회사에 들어가는건 무리고
인터넷에 팔려고 귀걸이도 만들어보고 인기가 없어서 접고
원래 만화가 되고 싶었어서
그림도 열심히 그려보고
작년엔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땄어.
내가 아직까진 많이 아파서 （11년간 일해본적 없음, 밖에 나가서
오래 있는게 힘듬） 일자리 구하는게 생각보다 안되더라..
지금은 재택근무 지원하고 결과 기다리고 있어.
（응원해줘랏!）

얼마전에 요양보호사 재가 일도 해보려고 했는데
계약까지 했는데 그날 아침에 파투가 났어.
가정 쪽에서 나이가 어리다고 안되겠다고 한 거야.
근데 그때 내가 아직 무리라고 느낀게
전날에 정말 심한 악몽을 꾸고
덜덜 떨고 너무 무서웠어. 파투난게 다행인게 아직은
일할 준비는 안된 것 같아,
하지만 내가 계약서까지 쓸 용기를 냈다는 거에 감사해

그래서 요즘은 조금씩 사회생활 비슷한 거라도 해보려고
봉사활동 나가려고 해. 지금 1번 갔다왔당.
그것도 아직은 많이 힘들더라...헤
그래도 일주일에 1번이라도 나가려고 노력중이야.
너무 늦은 내 나이에 아직도 심장이 덜컹하고
솔직히 말하면 학벌 좋은데 대학교 졸업 직전에
병에 걸려서 아무것도 못해보고 너무 속상한데

그럴때마다 내가 하는 망상이 있당
어떤 살인마가 나를 납치한거야.
그러고 그렇게 말하는거야.
"내가 너를 죽일까? 아니면 살려주는 대신 35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조울증도 있는대로 살래?"
라고 묻는다면 살려주세요. 주는대로 감사하게
살게요.

라고 하겠지. 그렇게 되서 내가
지금 상태가 된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아직도 어떻게 돈벌이를 해야할지 덜덜 떨리고
사회에 나가는 것도 너무 무섭지만
최대한 감사하면서 살려고 애쓰고 있어.

부모님이 최소한의 용돈은 계속 주시겠다고 하지만
내 스스로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돈 벌려고 노력하고 있어

그리고 나는 밖에 오래 있지 못하는게 문제거든?
약간 너무 집에 오래 있다 보니 반 히키코모리
처럼 된거야.

그거 때문에 일자리도 아직은 구하기 힘든거구.

그래서 내가 형들한테 부탁좀 할게
동성（내가 여자니까 여자） 친구중에

내가 용인 신갈역 근처 사는데 1시간 거리 근방으로
내가 좀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가끔 만나서 같이
도와주고 친구해줄 여자있을까?
나 얘기 들어주는 거 잘해서 어떤 힘든 얘기도
다 들어주고 정말 좋은 인연 되줄 자신도 있어!

나 4년전까지 정말 어떤 기분이었냐면
7년 내내 억지로 달리는 기분이었어. 한 번도 앉지 못하고 쉬지 못하고.
지금 상태가 막막할 때면 옛날을 떠올리며
얼마나 좋아졌는지를 생각해.

이런 나 자신이 자랑스럽고 앞으로 어떤 절망이
오더라도 노력할꺼야

다음에 적는 글에서는 떳떳하게 돈 벌고 있다고
그런 글 쓰게 되는 날이 왔음 좋겠당 히

위에서 말한대로 동성 웃대인이 쪽지주면
고맙구 그러지 않더라도 이 글 읽어준거 너무
고맙당!!

나 살아볼게 웃대인들아 지켜봐줄꺼지?

새해복 많이 받고 나보다 더 힘들 사람이든 덜 힘든 사람이든
우리같이 힘내자!

ps: 정신질환 관련해서 궁금한 사람 있으면 쪽지보내도 된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