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들 평소 웃대에서 ㅇㄷ나 박고 유머글 보며 낄낄거리는 평범한 30대 후반 아저씨야
제목에서도 말했듯 난 2020년에 급발진을 경험한적이 있어
평소에도 급발진 기사가 보이면 이게 급발진이네 착각이네 하면서 툭탁거리는 글들을 보고 답답해서 글을 써봐
당시 난 09년식 nf쏘나타 lpg 모델을 부모님께 중고로 구매해서 출퇴근을 했어
2020년 12월 13일 새벽 한시반쯤 안양에서 증평으로 고속도로 타고 내려가고 있었어
고속도로 주행중이었으니 시속은 100~120키로정도 유지했던거로 기억해
갑자기 차에서 굉음이 나더니 불과 몇초만에 속도 게이지가 180이 넘게 돌아갔어
그래도 운이 좋았던건 고속도로였고 새벽 두시를 향해가고 있어서 고속도로에 차가 거의 없었던거로 기억해
갑자기 차가 속도가 붙으면 사람이 뭐부터 하겠어? 당연히 브레이크를 잡으려 할꺼야 나도 그랬어 근데 속도가 안줄어 그럼 사람이 어떻게 행동할까?
난 브레이크에서 발을 땠어 원래는 발을 떼면 안된다고 해 근데 내가 엑셀을 잘못 밟은게 아닐까? 란 생각때문에 무의식중에 발을 떼게 되더라
속도가 붙기전 벽에 최대한 차를 긁거나 무언가를 박아서 속도를 늦추라고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사실상 그게 잘 안되더라 이 속도로 박으면...살수있을까? 싶은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어딘가에 들이박는게 말처럼 쉽지 않아
시속 100키로 정돈 다칠걸 각오하면 박겠는데 180은 차원이 다르더라 이건 정말 죽음을 각오해야하는구나 싶었어
속도가 붙기전에 박으면 제일 좋겠지만 단 몇초만에 속도가 붙어...어? 뭐야? 하는순간 이미 속도가 최고치인데 어? 속도가 오르네 가서 박아야겠다...이런 생각은 쉽게 들지 않아
이때 머릿속에 들어오는 수단은 세가지더라
1. 시동을 끄거나
2.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기거나
3. 기어를 n으로 놓거나
시동을 끄는건 핸들이 잠겨서 조향을 포기해야한다고 들었고
사이드브레이크는 당기면 차가 뒤집어질거 같았어 너무 빠른속도였거든
기어n은 효과가 있단 소릴 들어서 이걸 먼저 시도하자 했어
다행히 뭔가 헛도는 느낌이 들면서 속도가 조금 줄어들더라 그리고 브레이크를 잡았어 속도가 완전히 떨어지진 않았지만 이정도면 어딘가 박아볼만 하겠다 싶었어
마침 눈앞에 휴게소가 보이길래 무작정 들어갔어 평소라면 미친 생각이었겠지만 그땐 새벽이었으니까 사람도 차도 없을거 같았어
그리고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그상태로 시동을 껐던거로 기억해
다행히 차는 조금 가다 멈췄고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서 급발진났다고 말씀드렸어
아버지 고향 친구분이 정비 공장을 크게 하고 계신걸 알고있어서 여쭤봤거든 아버지 친구분이 내 차도 자주 봐 주셨었고
새벽에 아버지 친구분이 연락받고 알려주신 대처법이 lpg 버튼이었어
Lpg차량은 핸들 좌측에 lpg버튼이 있는데 이 버튼을 풀면 물리적으로 연료 벨브를 잠글수 있나봐
연료가 엔진에 과도하게 주입되면 그런 증상이 날수도 있으니 연료벨브를 잠그고 시동을 다시걸어 엔진에 남은 연료를 전부 태우라고 하셨어 연료를 다 태우면 시동은 자동으로 꺼진다고...
브레이크를 밟은상태에서 기어를 p에 두고 lpg버튼을 풀고 시동을 거니 영상처럼 rpm만 올라가고 속도는 올라가지 않더라 그 모습을 찍은게 내가 같이 올리는 영상이야
브레이크를 밟으면 rpm이 떨어지고 놓으면 수직 상승하더라고 그렇게 몇분을 기다리니 차 시동은 알아서 꺼졌어
그리고 다시 시동을 거니 언제 그랬냐는듯 정상 작동하더라
그리고 내가 한 행동은? 그냥 차 끌고 다시 증평으로 내려갔어
내가 뭘 할수 있었을까?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차 버리고 걸어갈까 아님 지금은 괜찮은데요 아까 제 차가 급발진 났어요 하고 경찰서든 자동차회사든 전화를 할까 아님 기자들한테 메일을 보낼까?
난 그래서 그냥 내차 끌고 가던길 갔어 속으로만 끙끙거리고 담에도 또 급발진나면 lpg버튼 풀자 하면서...
나도 알아 내가 이렇게 글을 써도 아무런 입증도 안되고 헛소리 치부될수도 있단거 근데 이거 보고 누군가가 도움이 될수도 있다면 알려줘서 나쁘진 않을거라고 생각해
항상 조심하고 차는 안전이 제일 중요하단거 잊지 말아줬음 좋겠어 그리고 급발진 관련 대처요령도 틈틈히 숙지해둬 나도 그 덕에 살아있다고 생각하거든
긴 글 읽어준 친구들 고마워 우리 오래오래 낄낄거리며 여기서 같이 놀았음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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