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아웃도어를 즐길 계절이다.

독자의 의욕을 꺾을 의도는 아니지만 캠핑에 얽힌 이야기를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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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내가 아직 애송이인 19살쯤이었다.

내가 사는 현에는 반도의 바다 끝에 캠핑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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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 안쪽에는 숲이 있고 그 너머에는 낭떠러지 절벽이다.

암석 해안으로 이루어져 가는 방법은 잘 모르지만 물고기가 잘 낚인다고 한다.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뛰어내린다면 죽진 않을까 하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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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도 거칠고 물너울도 심해서 예전에 낚시꾼이 물에 빠져 죽는 사고도 수 건 있었다고 한다.

자살 명소까지는 아니지만 간혹 뛰어내리는 사람도 과거에는 있었다는 소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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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회사 연휴에 친구 3명과 캠핑을 갔다.

저녁을 다 먹고 안주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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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같은 시기에 여름 휴가일 텐데 사람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워낙 깊은 산 중이기도 하고 시가지에서 2시간 가까이 걸리니까

이런 곳에 올 만큼 캠핑이 유행하는 건 아닌 걸까 했지만 딱히 크게 신경 쓰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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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친구 한 명이 '숲에서 걸어가는 여자 봤어'라고 말했다.

귀신이라면 무서우니까 그냥 가만히 있으려 했는데 혹시라도 자살하러 가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우리는 숲속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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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주변을 샅샅이 찾아보았지만 사람 그림자 하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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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었나 보다 하며 안심해도 되는 건지 아닌지 조금은 애매한 기분으로

'무섭네' 하며 얼어붙은 채 걸어가자

절벽 밑에서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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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돼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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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여자 비명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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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 아파!! 너무 아파!!! 아파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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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소름이 돋았지만 설마 자살 실패한 건가? 하는 생각에

친구가 가지고 있던 손전등으로 절벽 밑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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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전등을 써본 사람은 알겠지만

성능이 좋은 것은 자동차 하이빔만큼 멀리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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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 눈에 들어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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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 부딪힌지 다리가 엉망으로 꺾여있었다.

코와 입에서는 피가 흘러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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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높지 않았고 낙하하는 충격으로 죽지 못해 기절

파도가 철썩이면서 물을 맞아 눈을 뜬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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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은 주로 다리를 심하게 다친 것으로 보이고, 의식은 확실히 돌아온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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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 아파!!!! 하며 계속해서 비명을 질렀고, 우리는 어쩔 줄을 몰라 그저 당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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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를 부르려 해도 이곳은 전파가 안 터지는 지역이었다.

결국 두 명은 남고 나와 다른 한 명은 전파가 터지는 장소를 찾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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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산을 조금 내려가자 전파가 터져서 119에 연락했다.

"절벽에서 어떤 여자가 자살시도를 한 것 같은데 살아있어요. oo캠핑장입니다. 빨리 와주세요!"

그러자 구급차와 인명 구조대를 보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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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절벽 위에서 "지금 구급차 불렀으니까!! 파도에 쓸려 가지 않게 꽉 잡고 계세요!!!"라든가

힘을 낼 만한 말을 계속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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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더 이상 소리 지르지 않았고 그저 바위에 매달려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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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정도 지나자 주차장에 빨간 램프가 보여서 길을 알려주기 위해 주차장으로 뛰었다.

인명 구조대가 합류하여 긴 로프 같은 사다리를 들고 현장으로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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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게 계속 말을 걸던 친구가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냐 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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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막 떠내려갔어..."

"계속 바위에 매달려 있었는데 큰 파도가 덮쳐서 쓸려갔어..."

"아직 살아있었으니까 한동안은 발버둥 치겠지만 아마 이제는..."

"나,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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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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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나 인명 구조대는 우리가 장난치는 거라고 의심했지만

여성의 특징이 일주일 전부터 실종 신고된 여자와 일치했고

그 여자의 방에서 유서를 발견함으로써 우리의 의심은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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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고 바위에 있던 여자를 본 것은 우리들뿐.

지금도 행방 불명자 처리되어 수색 의뢰가 들어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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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명소같이 보여도 왜 자살 명소가 안 됐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인간은, 그 높이에서는 죽지 않는구나.

*19살이면 고딩인데 회사 연휴? = 일본은 만 나이라서 18살부터 취업이 가능합니다.

19살이면 미성년인데 안주와 술? = 일본은 만 나이 20살부터 음주가 가능하니 이건 글쓴이가 위법을 한 것입니다. 오역아님

아니면 같이 간 친구 3명이 동갑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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