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뻘소리는 아니고 2년차 부산살이중인 인사담당자인데..
최근 부산 인력 유출이 너무 심해.. 괜찮은 애들은 다 올라가기 바쁘고
부산에서 살고 싶은 애들은 안좋은 직장에서 시달다가 커리어 망치고
그냥 답답함이 쌓이는 와중에 글좀 써봥 ㅠ
정치적 의도 1도 없음. 이력서 매일매일 보다가 개빡쳐서 쓰는 글임
개빡쳐서 쓰는 글이라 반말하는거니까 대충 이해해주세요.
부산시가 망해가는 이유
1. 멀쩡한 기업이 거의 없음
내가 다니는 회사는 드물게 부산에서 매출 잘나는 스타트업임. 나는 계속 서울에서 커리어 쌓았고 서울에서의 복지나 근무환경을
당연하게 여기고, 대표님도 감사하게도 회사를 키우고 직원의 성장에 집중하시는 분이라 내가 미는 정책들을 잘 지원해주셔서
회사가 잘 컸다고 생각함. 다만 대부분의 부산 기업들은 직원들 복지에 전혀 신경 안씀. 몇가지 예시로 들면
（1） 연봉이 존나 형편 없음
나름 서울에서 커리어 잘 쌓았다고 생각함. 광고사부터 시작해서 대학병원 거쳐서 게임사까지 겪으면서 이정도면 내 커리어는 잘 나가겠지
했는데, 2년전 부산 기업들은 대부분 나한테 2600~2800에서 시작할래? 이런식으로 제안했음. 복지는 당연히 없고, 포괄임금제에 야근 많음
니 뒤질때까지 빨아먹겠다. 라는 마인드가 대놓고 보이는데, 애착심이 강한 부산사람들 특성 상 신입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준 최저임금으로
받아들이면서 애들 커리어 존나 망치고 있음
（2） 경영자 마인드가 개쓰레기임
나 얼마전에 고용우수기업으로 부산시 담당자랑 실사 면담했음. 원래 지원금 빨아먹으려고 실사오면 싸바싸바하기 바쁜데, 진짜 존나게 들이박음
나 여기 유니콘 기업 만드려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내려오면서 입사했다. 근데, 내가 살다살다 이렇게 청년들한테 지원 안해주는 시는 처음 봤다.
이야기 하면서 들이박으니까, 그 담당자가 하는 말이 가관이더라. "우리도 지원금을 줬는데, 그렇게 지원금을 주니까 그 회사 대표들이 너는 지원금 받으니까 연봉 인상 안해줘도 되겠네? 이러네요" 이딴 개소리를 하는게 25년도 부산임. 이 미친동네가 적당히 사업하면서 돈 쓰는걸 좋아하는 분위기인건 알겠는데, 갈데 없는 애들 납치해다가 최저 수준으로 빨아먹으면서 지원금 받으면 연봉인상 깎으려는 미친 동네가 부산이;ㅁ.
（3） 복지가 거의 없음
내가 항상 그래도 열심히 하고 싶은 사람들을 데려오면서 묻는 질문이 다음과 같음
1. 연봉에 식대 포함인지?
2. 연봉에 퇴직금 포함인지?
3. 야근 수당 제대로 주는지??
3항까지는 포괄임금제라 안해주는 기업들 많아 솔직히.. 근데, 1, 2항은 무슨 개같은 경우일까... 우리 회사는 솔직히 1티어급 회사들처럼 온갖 복지들을
해주기는 쉽지 않아. 근데.. 이 미친 동네는 4대 보험 가입, 급여일 당일 지급（월급 안밀리는거）를 당당하게 복지제도로 쓰는 미친 시야.
밥도 안먹이고, 연봉에 퇴직금 포함시키고... 별 ㅈ같은 짓들은 다하는 것 같은데... 애들 연봉 2800에 내부 조건도 이렇게 달면 실수령이 160 이하일텐데
이러니까 애들이 안나가고 배겨??
이런 지옥들을 부산에선...
2. 부산시 문제
기업 자체도 개 병XX들이 많지만, 시 자체도 문제가 있음. 내가 살다살다 이렇게까지 기업/청년 지원 안해주는 시는 처음봤음
（1） 청년층에 대한 복지 부재
이제서야 위기감 느끼고, 이것저것 재직자들 한해서 복지정책 주는 것 같지만 청년층에 대한 지원이 1도 없음. 다른 시는 면접볼때
면접 화이팅 양복빌려가세요 하면서 면접복장 준비해주던가 취업비용이라던가 공부시켜주는 정책들이 개많아서 청년층 계층이
퀄리티가 전반적으로 높은데, 진짜.. 지원 거의 없어... 나가라는 수준이야.. 기업도 ㅈ같은 상황에서 청년들에 대한 지원도 없는 상황이니
진짜 제대로 꿈을 이루고 싶은 사람들은 부산을 떠나... 월세 높아도 물가 높아도 서울이 낫다면서 떠나고 남는건.. 아무생각 없는 애들이야
（2） 기업에 대한 지원 부재
대부분 시들이 기업에 대한 지원을 빵빵히 해줘. 왜냐하면 괜찮은 기업들이 들어와야 해당 시에 인구가 들어오고 도시가 활성화 되니까
근데 이 부산시를 보면 어떤 지원을 하고 싶은지를 모르겠어.. 화장품 사업 찍먹했다가.. 물류쪽에 찍먹했다가.. 관광업 찍먹했다가..
진득하게 하나의 사업만 집중적으로 지원해줘도 모를 판에 당사자들도 뭔 사업을 해야 부산을 살릴지는 모르고있어
그러니 결국 이도저도 아닌 지원만 남긴 채 기업들이 떠나가는 거겠지...
（3） 의미없는 아파트 건설
지금까지 내가 말한 내용 보면 부산 개노답이라 생각하겠지??? 내가 해운대 센텀시티라고 서울로 보면 강남이랑 비슷한 곳에서 일해
옥상에서 담배 한대 피다보면 뉴스에서 청년층 유출이 심각하다는데, 아파트만 계속 올라가.. 미친듯이.. 결혼해서 살림을 꾸릴 사람들은
위에서 말한 적은 연봉 받으면서 내집 마련에 대한 꿈도 못꾸고 있는데, 아파트만 끊임없이 올라가.. 마케팅팀 팀장님이 그런 얘기 하더라고
"아파트는 올라가는데 정작 제가 살 집은 없네요"라고 확실히 말할게.. 이상태로 아파트만 짓고 투자 효율만 보면 이 도시는 망할거야
디트로이트처럼.
마치며
진짜 불만 개많은건 알아요.. 근데 서울에서 일해보다가 살아보다가 이 도시를 보면, 창창한 애들을 자기들 싸구려 방식으로 쥐어짜다가
망가뜨리는 느낌을 너무 많이 받아서 그렇습니다.. 괜찮은 사람들이 망가져가는걸 실시간으로 보면서 느끼는 거니깐..
넋두리로 들어주세요..
X신같은 부산 담당자들이 볼 수 있게 펌좀 많이 해주시고
감사합니다.
6
109
뻘소리06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