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시작한 이후부터 탔던 차들로만 구성 해 봅니다.
매우 주관적인 리뷰로 반박시 님 말씀이 다 맞다는 점
미리 양지 부탁드립니다!
1. 쉐보레 스파크（M400）
'세월 좋고, 돈이 좋구나...이제 경차도 이정도라니!' 를 연신 부르짖었습니다.
전작 대비 매우 개선된 방음 대책.
풍부해진 내외관 옵션, 바지런히 작은 엔진을 다독거리며 큰 차와 진배 없는 RPM영역을 영유할 수 있게 해주는 CVT가 좋았습니다.
쉐보레 특유의 디자인이 경차임에도 다부진 모습을 그려내고,
하체는 더 큰 출력이 욕심날 정도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8.6만에 처분했고 타는 동안 큰 하자는 없었지만
출고 직후부터 났던 스티어링에서 뭔가가 틱틱거리는 소음과
엔진 안죽나 싶을 정도로 오지게 났던 노킹...이 기억에 남습니다.
2. 현대 i30（PD）
유전자에 각인된 게 아니라면 설명이 불가한 '해치백충'으로써
3세대 i30을 본 순간 이거다 싶었습니다.
당시 메인 컬러로 밀던 스타게이징 블루 색상, 깔맞춤한 인디고 블루 내장.
인생 내 명의 첫 차로 홀린듯이 계약하여 생산라인 막차 태워 2주만에 출고했습니다.
처음 접한 터보 엔진+DCT 조합은 신세계 그 자체였고
이 당시 나오던 아반떼 AD 대비 꽤 좋았던 실내 소재,
2열 뒷통수까지 덮인 파노라마 썬루프,
색온도, 광량 좋은 LED 헤드램프도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이 뒤로 탄 차들 덕에 '아~현기 준중형?' 딱 고 느낌으로 남긴 했습니다만
조선의 골프답게 세련된 하체 감각이 좋아
이 때의 경쾌한 주행 감각은 손가락 안에 들지 싶습니다.
7.7만km 타는 동안 딱히 트러블은 없었지만
5만 넘자 스멀스멀 올라오던 노킹과 DCT 노후에 따른 말타기 쿵쾅코ㅓㆍ쾅이 가끔 거슬리긴 했습니다.
3. 폭스바겐 아테온
디젤에 대한 환상, 아삼공도 디젤을 사고 싶었지만 총알 부족 이슈로 가솔린 쩜사를 타며 맺혔던 한.
'뒷유리까지 같이 올라가지 않으면 트렁크가 아니다' 라는 개똥철학에
멋드러진 스타일까지 겸비한 아테온이 눈에 들어옵니다.
매트릭스 헤드램프를 내부 셔터를 통해 물리적으로 구현한 짭트릭스 헤드램프.
정신 나간 해상력을 보여주는 다인오디오, 보드라운 질감의 나파가죽 시트.
'독일의 기술력은 세계제이이이이일' 소리가 나오는, 2천씨씨 디딸 답잖게 X초반부터 Y영역을 넘어서까지 쭈우욱 밀고 올라가는 대단한 뒷심,
그럼에도 15km/l 이상의 연비를 보여주는 높은 효율의 클린-디젤（...）
업쉬프트 만큼은 맛깔나게 물리던 런치 컨트롤을 탑재한 7단 습식 DSG
갬성 넘치는 프레임리스 도어...장점이 차고 넘쳤지만
투박한 실내 디자인과 온갖 자잘한 하자가 저를 괴롭힙니다.
C필러에서 비오는 날 물이 새 천장이 젖고, DRL은 허구헌날 물이 차고, 썬루프 몰딩은 자파가 됩니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게 '고질병' 이고 보증이라도 끝나면
내 돈 주고 고쳐야 합니다. 워터펌프 고착은 안터졌지만 이것 또한 고질병으로 꼽힙니다.
습식 DCT 미션인 만큼 건식보다 소모품（클러치）주기를 길게 가져간다지만 아마 또 손이 갈 것 같습니다.
또 기변을 준비합니다.
1.9만 탄 중고를 업어와 8.5만에 매각합니다.
4. 아우디 A7（4K）
아테온에서 상위 기변이라면 단연 A7! 홀린듯이 주워옵니다.
심지어 꿈에 그리던 남자의 심장, 6기통 3000CC 디젤!
4기통 디젤은 경운기라고 조롱할 자격이 있는 양, 조용하고 보드랍습니다.
걸걸거리는게 웅장한 느낌이라 얼핏 들으면 좀 조용한 덤프트럭 같습니다.
해외에선 나온지 꽤 된 모델이지만
디젤 게이트로 죽탱이 맞고 볼따구 만지다가 국내엔 20년도부터 들여왔다고 합니다.
승차감 아주 기분 좋습니다.
에어서스는 없고 같은 집 식구라고 아테온과 비슷하게 감쇄력이 조절되는 전자제어 서스만 있습니다.
단단한데 부드러워 잔요철은 삭제하는 수준입니다. 엉덩이가 느낄 겨를도 없이 지나갑니다.
역시 억으로 가는 차는 다르구나 싶습니다.
투박하지만 즉각적인 기계식 사륜입니다.
잡아 돌리면 2톤에 육박하는 그 거대한 몸뚱이가 '뒤뚱거리나' 싶은 순간이 잠시 스쳐가고
머리가 쑤욱 꼬리가 휘익 감겨서 감격적인 궤적을 만듭니다.
아우디 콰트로의 정수가 느껴집니다.
풀로 꺾고 유턴할 때 드라이브샤프트 뻑나는 거 아닌가 싶은 드드드드드드듣 느낌이 납니다.
60kgㆍm이 넘는 그윽한 토크가 몸을 시트에 묻어버립니다.
가속감이 일반 유저에겐 폭력적이라고 느껴질 정돕니다.
전에 타던 아테온은 오징어로 보일 만큼 예쁜 실내입니다.
누르면 직-직 햅틱이 오는 인포테인먼트도 신박합니다.
센터페시아, 문짝 위 아래 따로 조절되는 앰비언트도, 세레머니가 화려한 찐 매트릭스 헤드램프도 좋았습니다.
나는 못보지만 120km 넘으면 올라오는 스포일러도 뽕이 찹니다.
다만 배터리 전압이 떨어지면 오류메세지와 함께 강제로 올라와 가끔은 민망합니다.
1억짜리 차니까 스피커도 좋겠지? 응 아닙니다.
적어도 A7에 탑재된 뱅앤올룹슨은 쓰레기였습니다.
아테온의 다인오디오와 출력은 같으나（700W） 해상력이 정말로 애기들 장난감 무전기 수준이라고 느꼈습니다.
대실망 포인트가 여기저기 생기는 와중에 사정상 5천키로 타고 다시 정리합니다...（경정비 다 했는데 몹시도 아깝습니다.）
5. 볼보 V60
차...지겹다...걸어다녀야지 한 지 한 달.
...없이는 못살 것 같습니다.
i30 탈 때 부터 눈독들였던 V60이 끌립니다.
실내 화이트가 너무나 마음에 듭니다.
겟X에 개인정보를 팔아 재고차를 수소문합니다.
화이트+화이트 조합이 있어 운좋게 신차로 출고했습니다.
아직 두달차라 많은 걸 느낄 겨를은 없었지만
키로수만큼은 5천키로에 육박해 어느정도 인폼은 받은 느낌입니다.
내장재 마음에 들고 사운드 훌륭합니다. 차 전체가 울림통이 되어 소리가 납니다.
전에 탔던 차들이 디젤이라 그런가 '와 조용하다, 가솔린 4기통 채고' 했었는데
친구의 GV70 2.5 타보니 제 V60은 휘발유 먹는 디젤차인것 같습니다.
하부에서 돌 튀는 소리가 뻥 조금 보태면 M300 스파크처럼 적나라하게 들립니다.
엔진 출력은 적당 그 자체인 것 같습니다.
변속기는 멍청하다고 소문난 것 같은데 생각보다 그리 덜떨어지진 않아 보입니다.
하체는 단단하다고 느껴집니다.
A7이랑 비교하면 승차감은 월등히 떨어지고 아테온과 비교하면 아주 조금 더 고급진 느낌이 듭니다.
보기 편하게 기호로 표기하면 A7>>>>>V60>아테온
정도로 체감됩니다.
못하는 것 빼곤 다 하는 음성인식 시스템과 국내향 인포테인먼트는 아주아주 마음에 듭니다.
디젤 -> 고급유로 개뚜드려맞고 있어서 유류비, 연비에 대해선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연간 키로수가 많은 인간으로썬 고통스럽습니다.
월급쟁이가 차에 미쳐서 미래를 제쳐 담보로 두고,
여러 사고를 쳐보니 텅장이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이것 저것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보니 그저 좋은 마음이네요.
부디 선생님들께서도 이왕 사는 차라면 후회 없는 선택을 하고
저처럼 이것 저것 찍먹러가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긴 글 배설하고... 밤근무가 끝난 필자는 기절하러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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