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25-02-26 15: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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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해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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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한지 벌써 11년차가 되는 해가 되었다.
조혈모세포 기증등록은 2014년도에 해놓고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일치자가 나타났다고 작년 말에 연락이 왔었다 너무 좋아서 무조건 한다고 진행시켜 달라고 하고 보호자 동의가 필요하다고 해서 와이프한테도 괜찮은지 물어보니 흔쾌히 허락해주더라
사실 처음 등록할땐 뭔지도 모르고 했었지 아 헌혈보다 좋은거에요? 정도? 그리고는 11년동안 수많은 혈액암 환자들을 만났다.
혈액암은 참 지독하게도 잔인하고 무서운 병이다. 항암을 받고 수혈을 하고 항암을 받고 수혈을 하고 심한 사람들은 매주 수혈을 받는다, 밑빠진 독에 물을 부어서 조금이나마 채워보려는 의료진과 환자의 발버둥이다.
지독하게도 잔인하고 슬픈 과정이지 우리 모두에게
근데 그걸 고칠수 있는게 나라고 연락이 왔다 해야지 무조건 해야지.
내 피를 수여받는 사람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앓고있는 젊은 중년 남성이라고 했다 내가 기증해주면 완치율도 꽤나 높더라 넉넉하게 잡아서7~80%정도?
10년만에 연락받아 기증할 나도 이렇게 즐겁고 행복한데 그 사람은 일치자가 있고 기증에 동의했다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행복했을까 상상만 해도 흐뭇하다.
우선 일치율을 확인하는 검사를 했다 95%이상 일치하면 기증이 가능한데 100%일치자란다. 기증 한달전에 전반적인 검사를 하고 기증이 가능한지
확인을 받고 입원 3일전부터 조혈모세포가 골수에서 피로 빠져나올수 있게 촉진제를 맞다가 어제 입원을 했다. 골수에서 조혈모세포가 빠져나오면서 전신이 아프지만 즐겁다. 한강도 보이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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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이 되자마자 목에 굵은 관을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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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혈모세포를 뽑아서 보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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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꿈꿔왔던 소원을 드디어 이루었다.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면 나도 행복해진다.
참 아름답고 감사한 인생이다.
나는 파종꾼이오 그대의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이고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줄 열매를 맺는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오
기나긴 겨울의 끝에 드디어 봄이 찾아 왔다오
차디찬 겨울을 보낸다고 고생하셨소 내가 당신의 봄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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