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음슴
낮엔 본업하고
저녁엔 4시간짜리 물류센터 투잡뜀
투잡하는데서 어떤 누님이랑
일하다가 친해져가고 있었는데
미혼인데다 키도 작고 마르고 이쁘시기도 한데...
뭔가 점점 일하면서 자꾸 뭐랄까...
접근거리가 가까워진달까...
그러다 일어난 일임.
일한지 2주정도 됐을 때 쯤인가...
멀리서 얘기해도 될일을
자꾸 얼굴 바로앞까지 가까워질 정도로 접근해서 얘기하고
대놓고 플러팅 하는게,
"이 박스 거기 말고 여기 갖다둬야지!"
하면서 박스 갖고 나한테 오더니
막 어깨로 내 어깨 툭 치면서 미소짓고
첨엔 '사원님'이었던 칭호가,
지금은 '자기' 임.
자기야 저거 가져와~
대충 이런식.
나 부르거나 붙잡을땐 기본적으로 허리 잡음.
보통 말로 부르거나 어깨툭툭 건드리지 않슴?
자기야~ 아니면 냅다 허리 붙잡음...
막 반품 처리하려면
좀 박스안을 집중해서 본단말이지?
한번은 내가 반품 업무가 헷갈려서
그 누님을 불럿는데
같이 박스안에 있는거 들여다 보는데
이 사람이 과하게 내 얼굴에 가까이 오더니
뺨이 닿더라고?
그래서 당황해서 쳐다보니까
입술이 닿을락 말락한 뽀뽀? 라고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싶을만한걸 하더니
혼자 얼굴 빨개져서 딴데 가더라
아니 반품 업무 헷갈린다고;;;
알려주고 가라고;;;
그러더니 한 시간 쯤 뒤에
금요일인데 뭐하냐길래, 걍 집 간다니까
그 집 말고 다른 집 갈래?
라길래... 그 누님 차 타고 집 따라가서
육포 쪼가리에 하이네켄 마시고 같이 잠
차는 검정색 쉐보레 트레일어쩌고저쩌고...
근데 문제는
그쪽이 어느정도 진지해보인다는 부분
내가 엔조이인 태도는
본인도 에지녁에 알고있겠지만서도
그럼에도 본인이 진지하게 밀고가면
어떻게 되겠거니 하는 눈치가
한 20% 정도 보임.
난 32살 INFJ
누님 40살 ENFP
조건으로만 보면 나쁠거 1도 없긴 함...
몸 좋지 얼굴 반반하지 성격 잘맞지
심지어 돌싱도 아니요（일단 본인 말로는）
멀지 않은곳에 자가있지... 자차있지...
걍 나이만 많을 뿐임
근데 난 이미 오픈할거 함.
난 빚있어서 투잡뛰는거고
그래서 연애고 뭐고 할 겨를 없다.
그랫더니,
알겠다. 지금으로서도 좋지 않으냐.
이런식으로 넘기더라?
근데 태도는 말이랑 다르게 은근 진지함.
누님은 이 일 하루종일 하는거고,
난 저녁 4시간만 하는데
나 출근하면 뭔 예수라도 재림한거마냥
호다닥 달려와서 반겨줌.
낮엔 별 일 없었어?
힘들지? 이거（보통 박카스 or 몬스터） 하나 마셔.
내일 （본업）바쁠거같아?
자기야, 우리 저기（한가로운 구역） 가서 일하자.
딴 사람들 안볼거 같을 때
자꾸 시도때도 없이 엉덩이 갈김 ㅅㅂ
내가 남자치곤 빵댕이가 좀 차지곱긴 함
금요일 밤부터 주말까진 거의 같이 삼.
내 빨래조차 어느 순간부터 누님집서 하고
어느 순간부터 이 누님의 브라빤쓰 조차
내 손으로 널고있는 나를 발견,
이 상황이 존나리 묘함을 느낌.
그렇게 두 달이 지남.
난 이 투잡뛰는 생활
대충 2년 이상 할 생각인데,
이런 관계...
걍 냅둬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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뎃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