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어느한켠에 유명한 시인의 명언 같은게 써있었고

그 교수님이 그 시인의 대표작 앞부분을 읊으시길래

외우고있던 시라 별생각없이 뒷부분을 이어서 읊었더니

아주 만족하시면서 갑자기 ‘우리’ 엘리트와 범인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셨음

자신도 엘리트고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도 대부분 엘리트에 속하고 아마 나도 그 시 한번 외웠다고 그럴거라고 생각해서 ‘우리’ 라고 묶은 거겠지

뭐 내가 관심있을법한 저널을 메일로 보내주겠다고 하시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리는 훈훈한 자리가 됐는데

엄마가 속한 집단도 엘리트주의적인 곳이고 엄마 역시 그 교수님을 꽤 존경하셔서 이 분위기에 몹시 흡족해 하셨지만


난 너무 재수없어서 진짜 싫었음

갑자기 그 생각이 나는군
인생에서 손꼽히는 불쾌한 경험이었다
저런 어른이 되지 말아야지 하는 경각심을 주는 만남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