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소연) 오늘 아버지하고 손절했다. [16] |
작성 2025-04-25 19: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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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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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공직생활 하다가 나름 국가 고위직에서 퇴직하고
본인 고향에서 꿈 이뤄보겠다며 몇년간 날려먹은 돈이 수억.
그 돈에는 우리 가족, 친지 돈 뿐만 아니라
장인어른과 남의 돈도 있었음.
작년 초부터 빌려주면 일주일 안에 갚겠다고 한 것들이
한 달이 늘고 세 달이 늘고 반년, 이제는 1년도 넘은채 쌓였음.
어머니와 나는 그래도 어떻게든 변제해야하니까 일 하나라도
더 늘리고 때로는 우리가 금융권에서 빚을 지면서 변제해왔음.
돌려막기 수준인거지 이제는 한 달에 감당할 수준이 아님.
그래도 어떻게든 이 악물고 변제해왔음.
그 사람들이 부자도 아니고 하루이틀만에 번 돈도 아니니까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눈물나게 하면 안된다 생각했음.
근데 이 아버지라는 사람은 1년이 넘는 시간동안 같은 말만 함.
돈 한 푼 벌지도 가져오지도 않는 채 남 탓만 함.
주기로 한 놈들이 안준다. 다 사기꾼이다 하면서..
그러다 작년에 내가 그랬음.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말 한 마디에
천냥빚 갚는다고 필요할 때 우리를 도와주고 약속을 지키지 못한
사람들에게 죄송하다고 하셔라 왜 나하고 엄마만 그분들께
고개를 숙이고 당신은 당당하냐.
심지어 이 인간은 그 사이에 보이스피싱도 당해서
수천만원 날려먹고 이모랑 삼촌들이 도와줘서 겨우 메꿈.
그 돈도 당연히 다 갚아야한다고 생각함.
나도 일찍이 집에서 독립해서 살아서 공직생활할 땐 몰랐는데
아버지가 지능이 모자라는건가 이정도로 세상 물정을 모를 수가 있나
싶을만큼 이상했음. 무식한 정도가 아니라
세상이 본인 뜻대로 본인 말대로 돌아가게 될거고
특히나 남의 말을 너무나도 쉽게 잘 믿었음.
본인이 그따위로 살아도 나와 어머니, 그리고 가족들이
어떻게든 막아준다고 착각을 하는건지 오늘도 약속했던
날인데 어김없이 또 한 푼도 가져오지않고 통화로 같은 말을 하길래
난 이제부터 고아새끼니까 당신을 남편이랍시고 평생 옆에서
내조한 어머니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하고 미안하다고 해라
안그러면 폐륜이 당신이 인생에서 보게 될 마지막 순간일거라 했다.
이 순간에는 정말 그동안 내가 얼마나 참아왔는지 나 조차도
다 내뱉고 나서 놀랄만큼 내 목소리인데도 처음 듣는 소리가
나오더라. 살기가 들리고 느껴지는데 온 몸이 떨리기는 커녕
얼음장처럼 차갑기만 하더라.
그리고 하필이면 이 모든 행동을 내가 결혼하기 한 달 전부터
시작해서 난 신혼 1년이 넘은 시간동안 지옥 같았음.
와이프는 어느정도는 알고 있지만 그래도 죽을힘을 다해서
와이프에게는 이 불행이 가지 않게 하기위해 온 몸으로 버티고 있음.
상담 치료도 받고 정신과 약도 먹고 나도 어떻게든 살아서 변제도 하고
행복하게 살려고 나쁜 생각하지 않고 별의 별 짓을 다 하고 산다는
생각이 듦. 그러다가도 정말 너무 힘드니까 어느날 와이프마저
힘들게할까봐 그게 미안하고 두려워서 이혼하는게 좋지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더라 이 사람은 무슨 죄냐.. 안좋은건 나만 안고 가면 되는데
나는 이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면 안되잖어.
나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늘 휴대폰에 ‘슈퍼맨’과 ‘원더우먼’으로
저장해놓고 살았다. 그만큼 책임감도 강했고 어릴 때부터
절대 남에게 피해를 주고 사면 안된다고 교육받으며 살아왔어.
내 아버지 또한 그랬고 그래서 늘 나의 자랑이었고 듬직했다.
그런데 고작 나이 육십먹고 그 돈 때문에 그 돈의 유혹과 무게를
이겨내지 못해서 당신이 필요할 때 도와준 이들을 뒤로하고
본인의 사정과 시간만 생각하고 늘 미안하다는 말 보다
어쩔 수 없다는 그 태도를 보며 이 사람 자식으로 사느니
죽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끔찍하더라.
다른 무엇보다 우리 가족이 아닌 이들에게 피해를 준 것 같아서
하루라도 빨리 그 사람들이 피땀흘려 번 돈들을 돌려주고 싶고
죄송한 마음이 가득해서 너무나도 힘들지만 이것도 사치같아서
최근엔 말 수도 거의 없어지게 된 것 같음.
나는 반드시 다 갚을거고, 열심히 일도 하고 나아가서
잘 살고싶다. 그런데 그럴려면 첫 번째로 이제는 악연이라
부를 수 있는 부자의 연을 끊어내야했고 오늘 했음.
누군가에게는 불금이고 한 주동안 고생한 여독을 풀 시간이지만
난 그럴 여유도 없다는게 불행하다는 생각보단
그래도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함.
내 인생은 지금부터인 것 같다.
도와준 사람들에게 한 시라도 빨리 갚고
늦어서 죄송하다고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리고 싶다.
그게 내가 첫 번째로 해야할 일이다.
힘내자.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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