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5년 전 집안 박살내 놓고 집나간 우리 어머니께서 중환자실에 있다고 알려왔네요
전해들은 건, 연 끊고 사는 아버지한테서 들었구요
5분만 시간 내달래서, 들었더니 첫 마디 듣고 걍 끊었습니다.
걍 아무런 감정도 안듭니다.
또 돈 달라고 거짓말하는 건가라는 잠깐의 의심뿐.
측은함같은 일말의 감정도 안듭니다.
다만, 무서운 건 내가 완벽히, 그리고 영원히 결핍된 인간이란 사실이란걸 깨달았을 때입니다.
무조건적인 사랑이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고,
부모자식 간의 정,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모를거같습니다.
저는 감수성이 있는 인간이라고 믿었습니다.
아름다운 미술품,풍경,음악 등에서 오는 감동뿐 아니라
인간의 감정에도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인줄 알았습니다.
근데, 오늘부터 저는 감정이 죽은 사람이란걸 깨달았습니다.
모르겠네요. 웃대 여러분들을 보면서 느끼는 희노애락도
그런 감정일 것 같다는 제 자신의 추측이었을까요.
미안합니다. 괜히 주말의 끝에 뻘글로 여러분들의 감정을 소비시킨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무에게도 말 못할 이 무서움을 혼자 가지고 있기엔 너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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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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