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답답하네요. 어디에 말하기도 힘들고.
도와달란 글도 아니고, 위로해달란것도 아니에여

하소연 좀 써봅니다.



어릴적 IMF로 회사가 망하면서 집엔 빨간딱지가 붙고, 달동네로 이사를 갔어. 아빠는 빚이 많아서 갚질 못하니 엄마랑 이혼을 하고 혼자 구치소에 5년정도 들어가시게 됐고, 엄마는 할머니와 지체장애가 있는 고모, 누나 두명과 나를 키우셨지.

그렇게 엄마는 혼자서 7명을 혼자 먹여 살렸어. 5년동안. 그렇게 아빠도 출소하면서 이제 좀 해결 될거라 생각했지. 근데 내가 고등학생 때니 15년 전에 뇌출혈로 쓰러지시면서 계속 엄마가 혼자 먹여살렸지. 그래도 정성이 닿았는지 아빠는 지금 무리만 안하면 될 정도로 정상생활 가능하시게 됐어. 그래서 일을 못하시기도 허규

나도 운좋게 4년 전액장학금 받으며 대학 다녔어. 처음 간 대학교는 장학금을 못받았는데, 내가 학교 맘에 안들어서 반수한다니까 엄마가 뱀의 머리라도 좋으니 그 학교에서 장학금받으면 안되겠냐더라 ㅋㅋㅋ 그래서 열심히 독학반수해서 더 좋은 대학으로 전액장학금 받아 들어갔지.

내가 대기업에 취직하면서 우리집의 가난이라는 연을 끊을거라 생각했어. 그래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고 인정을 받았지. 실제로도 돈도 많이 벌고말야.

근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가난은 가속화 됐어. 할머니는 치매가 심해졌고, 엄마는 일자리 잘리면서 할머니 요양하게 됐어. 요양사 자격증도 따서 일하겠다 하시고, 아빠도 몸쓰는건 못하니 자질구레한 노가다 가서 푼돈 벌어오던것도 끊기고. 누나는 그와중에 전세사기에 공황장애였어. 그래서 이번에 내가 엄마의 역할을 하게 됐지.

쉽지않더라. 그때의 엄마보다 많은 돈을 벌지만 너무 힘들었어. 생활비는 생활비대로 나가고, 할머니가 고모한테 치이면 넘어지면서 뼈에 금가시고, 아빠는 뇌혈관 혈전 스탠스 수술에 MRI에 약값에 ㅋㅋㅋㅋ 회사에서 의료지원 받고싶은데 아빠랑 엄마가 이혼해서 남이니까 그게 안되더라고. 그렇게 한 4년정도 흘렀지.

코로나가 끝나고 할머니가 돌아가셨어. 그때 엄마는 이제 그만해도 된다며 말씀해주셨지. 나도 결혼 준비 해야할거 아니냐고 허시드라고. 그때 내 상황은 빚만 8천에 전세대출 1억에 신용도는 개판이었어. 돈이 급할때 카드론 몇번 썼더니 아작 나있더라고 ㅋㅋㅋ

그러던 중에 지금의 와이프가 결혼을 하자더라고. 나는 돈 없다고 말했지만 괜찮다고해서 가장 기본 저렴이들로만 선택해서 작년에 결혼 했어.

나는 이제 힘든거 끝났다 생각했는데, 이젠 엄마가 아프더라고. 평생을 고생한 엄마가 고생할게 끝나니 아프셔. 회사복지로 병원비며 뭐며 도와드려곤 하는데 아직 정확히 무슨 병이다 이런건 아닌거 같아. 몇번 쓰러지셨는데 병원에서는 정확히는 모르겠다고 해서 그냥 마음도 엄청 쓰이고.

그 와중엔 아빠가 사기를 당해서 7000만원 넘게 날리셨더라고 그 큰돈이 어디서 났나 했다니 누나 이사갈때 지원해주려고 꼬박꼬박 모았던 돈들이더라고 ㅋㅋㅋㅋ 지인이 코인으로 돈번다고 하니까 2천 보냈다가 무슨 압류당한 자산들 꺼내려면 통장에 얼마 넣어라 뭐 그런 사기 당해서 또 2000 넣고 또 얼마 넣고 했나봐. 보이스피싱 당하던 할배가 울 아빠였다니

그냥 답답해.
10억 20억 이러면 막막하다 하고 아무 생각 안들고 포기해버릴텐데（살자 ㄴㄴ 파산（?）ㅇㅇ） 몇천에 내가 이렇게 궁지에 몰려버리니까 술도 안땡기드라고. 와이프도 알고 장인어른 장모님도 지금 상황을 아시는데, 결혼할때 많이 도와주시기도 했고. 사기.당했단게 넘 창피하잖아 ㅋㅋㅋ 더 도움받기도 어려운 상황같고 말야.

나 열심히 살았고 더 열심히 살건데,
아빠 사기당했다고 말하는 엄마가
지금 내 답답한 것보다 더 답답하실거 같아서 불쌍하드라.

하~ 답답하다
다들 화이팅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