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5년 만난 여자친구랑 헤어졌어.

스물아홉 20대 막바지에 만나 서른넷이 되기까지 5년동안 만난 7살 어린 친구였는데, 7급 공무원 준비하고 작년에 합격해서 이번에 교육원에 들어갔거든.
독서실에 갇혀 공부만 하다 동기들이랑 술자리도 갖고 여러 인간관계도 생기다보니 많이 즐거웠나봐.
나도 좋았어.
사랑하는 사람이 즐거워하는데 시기할리가...
다만 그게 지속될수록 나와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어느샌가 과음하다 나와 틀어진 적이 있어 크게 싸우고 술은 자중하기로 했었지.

그런데 대부분 약속이라는게 그렇잖아?
아니나다를까 일주일이 채 안되어 자중은 무슨...진탕마시고 술만 취하면 거짓부렁이 줄줄 나오더라.
나는 연인관계의 근본은 신뢰라고 생각해왔고 그 친구나 나나 단 한번도 그게 깨졌다고 느낀 적이 없었는데 그게 무너지니 더는 못하겠다 싶더라구.
뭐..이 역시 대부분 그렇듯이 찾아와서 빌고 다신 술 안마시고 모임도 다신 안나가겠다기에, 내 욕심으로 이 아이의 인간관계마저 망치고 싶진 않아서 술은 일정량으로 하고 늦게까지 마시지 않기로 약속하고 용서했지. （여자들 눈물은 진짜 사기야...）

다만...이번에도 일주일이 안돼서 모임에 나가더라.
모임 좋아...2차...그래 그럴수 있었어..
근데 택시를 혼자 타기엔 부담되기도 하고 중간에 내려서 가려면 너무 위험하다고 모임사람들이랑 새벽3시에 들어가겠대.
대판 싸우고 숙소에 들어갔다고 전화가 왔는데 전화가 자꾸 갑자기 끊기더라.
그러고 전화와서는 더 말하기 싫다고 잔다더니 전화를 안받음.
아니나다를까 대충 촉이 와서 추후 진상을 캐물으니 숙소 아니었고, 술은 진탕마셨고, 3시는 아니라지면 자정 넘어 들어간게 맞더라.

정말...나에 대한 애정이 너무도 투명하게 느껴지던 아이였고 나 역시 내가 부족한 연인이라는걸 알았기에 항상 나보다도 더 아끼고 사랑했다 여겼는데....배신감이 좀 크네ㅎㅎㅎ

만난지 3개월도 채 안된 사람들과 그깟 술이 뭐라고 자기 목숨보다 사랑한다고 말하던 사람과의 신뢰를 깨고 망가뜨려놓는걸까.

지금껏 8번의 연애를 거쳤는데 그 중 2명이 바람으로 헤어졌고 한명은 사고로 떠났고 이번은 거듭된 거짓말로 헤어지게 됐어.

정망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지만 옛 여자친구가 갑작스레 사고로 떠나고 죽고자 했던 적이 있었다가 여자친구가 야자친구 부모님 통해 남겼던 편지글을 보고 마음을 다잡았는데 이번에는 정말 마시지도 못하는 술 마시고 크게 사고칠 뻔했다ㅋㅋ
뭐..결론은 짠! 살았어.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다른 사람 덕에 뭐 어쩌다보니...

오밤중되니 혓바닥 길어지네.
그냥...모르겠어.
내겐 없는 친동생과 같은 여동생이었고, 내 가장 친한 친구였고, 내 가족이었고, 내겐 누구보다도 귀하고 소중한 연인이었는데....
이젠 누구도 믿지 못하고 살게 될 것 같네ㅎㅎ

뭐 그냥 나도 한번쯤 궁상글 남갸보고 싶었어.
늦은 시간 우울한 이야기 들어주어서 고마워.
이야기를 들어준 너한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들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아 글고 숭한 댓글쓰고다니다가 차마 이런글 쓰기 뭐해서 아이디 다시 만든거야...지아쉬울때만 와서 찡찡거린다고 뭐라하진 말아주라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