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국민학생일때였어
5학년 6학년 2년 모두니까..아마 그 아이를 본건 91년 이었을것 같아
그때 학교는 한반에 55명에서 57명쯤? 그쯤되는 학생들이 수업을 들었고 반이 무려 12반정도였어
그러니 학생들이 엄청나게 많았지
뇌성마비나 다운증후군 그런 장애를 가진 친구들은 한반에 한두명씩 배정되었던거 같아
나는 5학년 6학년을 다운증후군을 가진 여자아이랑 한반이었어
지금에서야 고백하지만 어린마음이었고 처음보는 외형의 얼굴이어서 많이 무서워했었어..
그게 지금까지도 많이 미안해..그렇지만 다운증후군의 아이도 5학년때 처음봤었어
그 모습이 처음엔 좀 무서웠나봐 그래서 많이 피했던거 같아..
얼굴이 매번 보던 얼굴과는 좀 다른 얼굴이었거든
그 아이는 천사가 맞았어 진짜 날개가 없는 천사였어
지금 다시 이야기 하지만 그때는 많은 아이들이 한 학급에 있었고 꼭 성격상 문제있는 꼬마아이들은
한반에 한두명씩 꼭 있었어
돼지처럼 생겼다느니..징그럽다느니
우리 어릴땐 구니스 라는 영화가있었는데（매우 감동적인영화임） 그 영화의 주인공격의 인물은
초콜렛~~~~이라는 단어를 주로 쓰며 인상은 매우험상궂은 얼굴이었는데
그 여자아이에게 구니스 라는 별명으로 불렀어
그애 머리는 툭툭 치고다니고 필기구인 자로 팔을 착착 때리고 괴롭히고 그랬었는데 어느날 도시락을 먹는 점심시간에
그 아이의 도시락 반찬을 짖궂은 남자 아이들 몇명이서 바닦에 부어버렸고
여자아이는 서럽게 울기 시작했어
얼마나 서럽게 울었는지 아직도 30몇년이 지난 지금도 그 아이의 울음소리는 기억날 정도야
반에서 같은 여자아이들이 라면봉지에 싸온 김을 나눠주고 반찬을 나눠주니
아직 서럽게 울어버린 여파가 남아버려 히끅히끅 거리며 밥을 떠넣던 그 여자아이의 뒷모습은
가슴아프다는 단어보다 더 아파보였었어....
5교시 수업이 시작될때 담임선생님은 아이가 운것을 단박에 알아차렸어
얼굴을 보면 바로 티가 나니까
선생님은 아이에게 물었던거 같아
누가 괴롭혔느냐고 누구냐고 누가 때렸니? 누구니!!
할때 같은 여자아이들은 누구요 누구요 이르기 시작했는데 그 아이는
괜찮아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그렇게 몇번을 말하더라고
대체 무슨생각이었을까...? 자기도 그 순간 많이 괴로웠을텐데..
선생님은 그 아이를 가슴으로 포옥 안아주며 우셨어 우시면서 그랬던거 같아 오래되서 기억은 잘 안나는데
너희들 얘 괴롭히면 벌받아 그런 비슷한 말씀을 하셨어
나는 어른이 되어 아이를 낳고 기르기 시작했을때
간혹 아주 가끔 그 애 생각이 났어
5학년 봄소풍때 아무도 같이 짝을 하는아이가 없었을때
송도유원지 잔디밭에 홀로 앉아 반짝반짝 웃으며 자기 엄마가 싸준 김밥을 먹는 그 모습은
어른이 되서 자식을 기르다보니 너무나 예쁜 아이 모습이었어
얼굴은 남들과 달랐지만
그 5월쯔음 햇살속 잔디밭에서 해맑게 웃으며 김밥먹던 그 애 모습은
정말 예쁜아이의 모습이었어....
지금 나는 40대 중반을 넘어섰는데
그 아이는 살아있을까...
어릴땐 다운증후군 아이는 빨리 엄마와 이별한다는 말을 몰랐어 지식이 아예 없었으니까..
지금의 어른이 되어서는 아는데
그 아이는 천사가 되어있을까..
아니면 아직도 살아있을까..
만약 건강히있다면 진심으로 행복하길 빌어봐..
그때 나는 남자아이여서..또 주변의 눈때문에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했다고 말하고 싶어
그냥 나는 주변에서 보는 방관자였으니까..
우린 손내미는게 너무 서툰 아이들이었고..
손내미는게 마음적으로 너무나 좋은 어른일때는 그 내자신이었던 그 아이의 모습이 너무나 부끄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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