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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거 후기야

많이 늦었지?
정리할 게 생각보다 많더라
이거저거 처리하고 다 끝난 후에야 이렇게 후기 쓰러 왔어

결론만 먼저 이야기하면 해당 직원은 자발적으로 나가게 되었고, 사칙을 업데이트했다라고 정리할 수 있겠네
댓글로 많이 나왔던 내용들 먼저 답변하고 관련 내용 정리해줄게


1 일단 지난 간식비 관련 이야기부터
우리 회사가 간식비가 과하다는 건 사실 알고 있던 부분이고 직원들도 그렇게 생각은 했는데
나는 알면서도 간식비를 조금 과하게 유지하기는 했어

이유는 내가 영업도 해야 하고 거래처도 만나야 하고 이래저래 사무실을 비우는 일이 많거든
그래서 내가 없을 때 당 떨어지지 말고 열심히 일해 달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복지야
겸사겸사 손님이 오기라도 하면 좋은 간식 내고 싶기도 해서 시작한 거기도 하고

그럼에도 간식비가 과했던 건 사실이야
1년 조금 넘게 이렇게 유지했는데 내역 전부 훑어 보니 적게 쓴 달은 150 정도, 많이 쓴 달은 210 정도 썼더라
당연히 점심 식비는 별도로 지급했고, 회식비 역시 제외한 금액이야
회식도 한 달에 1 ~ 3회씩 했으니 그거 포함하면 100 ~ 150만 원 정도 추가된다고 생각하면 될 듯?

그럼에도 가능하면 요건 유지하고 싶었는데 이번 일 겪고 직원들 전체랑 이야기하면서 줄이기로 결정했어
변경한 내용은 한 달 기준 총액을 정하는 거고, 간식비 60 / 회식비 120 요걸 초과하지는 않는 걸로



2 그건 횡령（도둑질 등）이니 신고해라?
이건 그렇게 하지 못했어
정확히는 횡령이 맞지만, 그렇다고 내가 알자마자 이 직원을 경찰에 신고할거야! 이렇게 할 수는 없었어
물론 그런 댓글을 적은 애들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사회가 그렇게 돌아가긴 쉽지 않아

특히 직원이지만 그 개인 서랍을 열어서 알게 된 사실인데 내가 그걸로 사진을 찍거나 경찰에 신고를 하는 게 말이 되나?
너무 감정적이고 과하기 때문에 그렇게 진행하지는 않았고 별도로 개인 면담을 진행하는 쪽으로 결정했어



3 간식 주지 말고 월급을 더 줘라?
이 댓글들이 내가 볼 때 제일 황당한 댓글이었는데, 너무 얕은 입장에서만 쓴 댓글이 아닌가 싶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월급을 많이 주는 대표는 아니겠지만 업계 평균 이상을 주고 있어
식비와 복지비로 별도로 챙겨주는 돈도 꽤 되는 상황이고
근데 거기에 또 복지 비용으로 간식비를 주면 직원들 사기가 올라갈까?
내 경험상 절대로 그렇게 되지는 않더라

당장은 월급 올랐어 개꿀~ 이럴 수는 있지만 그거 잔짜 한 달도 안 가
그러고는 나중에 다시 간식이 없는 거에 불만가져서 다시 간식비까지 더블로 돈 들어갈 걸?
실제로 내가 주고 있는 비용 중에 비슷한 명목으로 주고 있는 것도 있는데도 이번 일이 생긴 거기도 하고
이런 형태로 돈을 더 줄 수는 없는 것 같어

특히 전체 금액을 명수로 나눠서 몇 십만원식 월급을 올려주라는 이야기는 좀 심하지 않아?
나 진짜 진심으로 우리 직원 중에 나쁜 마음 먹은 애가 쓴 댓글인가 했다



4 그냥 빨리 잘라라 사장이지 않냐?
사장이라고 다 내 마음대로만 할 수 있는 건 아냐

그렇게 흘러갈거면 노동법이 왜 있니?
그런 댓글 쓴 친구들아 너네 사장이 너 마음에 안 든다고 그냥 훅 자르면 좋겠어?

혹시라도 그런 말은 다른 곳에서도 함부로 하지 마
그냥 칼로 자르듯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는 없고 그래서는 안 되는 것 같어



5 후기
총 5번의 개인 그리고 단체 면담을 해보면서 상황 파악을 해봤어

알고 보니 모두가 간식비가 남는 걸 알고 있고 뭐라고 하지 않으니 더 흥청망청 쓴 부분이 있던 것 같아
이건 내가 조금 더 기준을 만들어서 줬어야 했던 것 같은데 못 그런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어

거기에 모두가 조금씩은 집에 챙겨 가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됐고,
그 직원이 유독 심하게 훔쳐가던 거였더라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긴 했지만?

주 당 30만 원 정도는 괜찮다고 했으니 남는 돈 만큼을 별도로 간식을 사서 집에 가져다 놓기도 했다는데
그 이야기를 들을 때는 솔직히 기가 차더라
어차피 쓰라고 둔 돈인데 뭐가 잘못된거냐고 나한테 오히려 따질 때는 벙찌기도 했고 ㅋㅋ

결국은 다 모아놓고 간식비에 대한 정리를 했어
간식은 직원들（+ 손님들）이 사무실에서 먹는 것들에 대한 것이니 그 외로는 사용하지 않으면 좋겠다로 했고,
정확한 기준이 없어서 그런 것이니 지금까지 일은 없던 걸로 하되 앞으로는 상한선을 정하겠다고 했지

모든 직원들은 그러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문제가 생긴 직원은 억울했는지 계속 복지비가 줄어든 것 아니냐며 열을 내더라
그거에 다른 직원들이 솔직히 너 때문인데 너가 화 내는 건 좀 그렇지 않냐라고 대응해서 싸우다가 퇴사하겠다고 하더라
그러고는 나한테도 고소를 하네 마네 노동법이 어쩌고 저쩌고 했는데 아직 연락은 없어 ㅋㅋ

이번 일 겪으면서 나도 생각이 많아졌는데 그래도 내가 조금 더 신경 썼어야 했다라고 생각하려고
완전 사이다는 아니고 또 앞으로 이런 직원이 없을거란 보장도 없지만
그래도 해결은 된 듯?

같이 고민해주고 생각해줘서 고마워 다들
좋은 주말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