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아파트 세대방문하는 알바를 좀 한 적 있는데 그때 집 안까지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다 봤음. 한 1천 세대 넘게 다닌듯.
1. 3-4인 가정
가장 흔하고 가장 무난한 경우. 인원이 많다보니 상한선이 높진 않지만 하한선도 낮지 않음. 대부분 일정 이상 퀄리티로 유지함
특징은 대부분 친절함. 애들이 어릴수록 좀 더 정리가 안 된 경향이 있는데, 정리를 안 한게 아니라 아이들이 깽판쳐서 그런듯.
그리고 아이들 연령대가 어릴수록 집이 컬러풀함 ㅋㅋㅋㅋ
요즘은 아예 집 전체를 바닥 방음매트 시공하는 경우도 있어서 신기했음. 한 3cm 되는 두께의 두터운 스펀지형 방음매트를 아예 장판처럼 집 전체에 까는 경우.
아랫집 가서 물어봤는데 확실히 체감은 되나봄.（바이럴아님!!） 그런데 장판과 다르게 블럭 형태로 끼워진 구조라 약간 틈이 있는 것 같던데 저기 먼지나 음료 끼면 어쩌지? 생각이 들었음. 알아서 잘 하겠지?
2. 젊은 부부만 사는 집
상방과 하방이 극명함. 그러나 대부분 상방에 속했음.
특히 딩크나 신혼부부 집 같은 경우엔 지속적으로 집꾸에 힘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집이 이렇게 깨끗하다니! 싶을 정도로 깨끗함.
애완동물이 있는 경우는 예상 외로 대부분 깨끗했음. 아무래도 개판을 만드는 경우가 잦다보니 더 열심히 관리하는 게 아닐까 싶음. 특이한건 고집사 집들이 댕댕이 집보다 깨끗한 경우가 많았음.
드물긴 하지만 집 안에서 부부가 사이좋게 담배를 처 피는 경우가 있음. 화장실 욕조 하나를 아예 통째로 재떨이 삼아 피는걸 보고 진짜 기겁함;;
3. 남자만 사는 집
전우애 하우스를 상상했다면 새끼... 기열!! 근처 회사에서 아파트를 기숙사로 삼은 경우임.
보통 33평 아파트에 4명 이상 사는데 젊은 남자일수록 집이 깨끗했음.
특징은 옷도 별로 없고 뭔가 심플함. 그리고 군대 습관인지 몰라도 약간 너저분하긴 해도 어느 정도 정돈이 되어있는 경우가 많았음. 냄새도 나지 않음.
그런데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특히 40대를 넘어갈수록 집 상태가 기하급수적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잦음;;
심하면 신발 신고 다니는 집도 봤음
4. 노부부가 사는 집
특징은 잡동사니가 많음
특유의 냄새도 있음
그리고 어두움. 조명을 잘 안 켬. 하지만 티비는 항상 켜져있음.
신식 아파트에 달린 설비들 알려드리면 너무 좋아하심. 그런데 다음에 왔을 때 쓰시는 건 잘 못 본 것 같음 ㅋㅋㅋㅋ
집 문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무심한 분들이 많았음
5. 남자 혼자 사는 집
여기부턴 케바케가 심해지는데, 대부분은 방 하나를 맨 케이브로 만들고 열심히 꾸미는 대신 나머지는 텅텅 빈 경우가 많았음.
그래서 쓰는 방은 컴퓨터부터 아주 삐까뻔적한데 나머지는 입주 당시 그대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박물관 수준임 ㅋㅋㅋㅋ
뭔가 신기한 첨단 문물이 하나씩 있음.
그러나 더 신기한 점은 대부분 일정 이상 깨끗하단 거임. 좀 너저분할 수는 있어도 더러운 집은 없었음.
신기한 일임. 내가 다닌 곳이 아파트라 독신 남성이 그리 많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여튼 신기했던 경험.
6. 여자 혼자 사는 집
둘 중 하나임. 최상이거나 최악이거나.
어떤 집은 갤러리 수준으로 정말 잘 꾸민 독신 여성의 집인데
어떤 집은 아예 진입을 거부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극심한 집이었음...
후자의 경우 그 어떤 집과도 비교를 거부함. 일단 쓰레기가 음식 쓰레기, 일반 쓰레기, 재활용품 불문하고 전부 널브러진건 기본임.
그런 와중에 신기하게 옷가지는 많음. 냄새 안 배는게 신기했음.
주방도 사용 불능 수준의 상태, 화장실도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했음.
독신 남성들이 자기 방 빼고 나머질 비워둔다면 여기는 자기 방이란게 따로 없는 것 같았음
원룸 임대인 중에서도 독신 여성이 가장 더러운 경우가 많다며 거부하기도 하던데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음. 확률적으로는 모르겠지만, '하한선'이 극심하게 낮았음.
다만 잘 꾸민 경우는 상한선이 극도로 높음. 아니 이게 집이야 미술관이야? 할 정도로 잘 꾸민 집들이었음. 인테리어 팁 좀 알려달라고 했을 정도로 ㅋㅋㅋㅋ
여러모로 신기했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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