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25-09-19 11: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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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의눈맛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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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 발견
말벅지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엘베 안타고 계단으로 걸어다니던 시절
계단에서 다 식은 치킨봉다리를 발견함
에휴 이게 뭐냐 하고 혀 차고 있는데 지가 먹은 영수증은 고스란히 붙여놓았드라
혼자 변태마냥 키득키득 웃으면서 사진찍고는
빨리 마누라 보여주면서 같이 웃어야지 하고 혼자 썰 만들면서 마저 계단오름
나쁜짓도 머리 좋아야 하는거다
우리도 오랜만에 닭다리에 맥주나 먹자 등등 생각하면서
근데 계단등반 하다가 빡세서 마누라한텐 그날 말 못하고 까먹음
（2일차） - 증거인멸
그리고 다음날 또 퇴근하면서 계단 오르는데
치킨박스는 그대로 있는데 영수증만 떼서 안보이드라;;;
웃긴썰이고 뭐고 갑자기 정의감이 차올라서 그집 대문앞에다 음식물 쓰레기 고스란히 갖다줌
쫄보였던 시절이라 문 두들기고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이런거 못해서
그냥 대문앞에다 갖다줌.
전날 사진찍어둔거에 집주소 다 있어서 난 알고있었음.
（3일차） - 반성
다음날 퇴근길 또 말벅지 수행을 하는데
그 층 지나면서 생각이 들더라. 또 계단에 갖다 던져놨나...하고.
복도식 아파트여서 계단 오르다가 스리슬쩍 고개만 돌려도
대문앞에 치킨박스가 있는지 없는지 대강 보임.
없는거 같아서 가까이 가서 확인하니까 진짜 없어짐.
휴... 반성하고 버렸나보다 하고 그냥 마음속에 간직함
사진보면 치킨무나 캔콜라 깨끗해서 '누가 나중에 먹을라고 잠깐 놔둔거 아니냐, 새치킨 아니냐' 생각 들 수 있는데
저 치킨무는 반쯤 비닐 뜯겨져 있었고 먹고 남은 무만 남아있었음.
콜라는 당연히 먹은거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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