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5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지난 주 금요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아이를 데리고 한 번도 아빠 회사를 가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데려가서 구경도 시켜주고 근처에서 밥도 먹고 올겸해서
힘든 여정이 예상되지만,
지하철을 타고 남편의 회사로 향했습니다.
（ 남편은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일합니다. 금요일엔 조금 여유가 있어서 퇴근시간 맞춰서 갔어요. ）
1호선을 타고 신도림에서 내려서, 신도림에서 택시를 타고 가려고 나왔습니다.
신도림역 3번출구에서
교회 전도 물티슈를 나눠주고 계시더군요.
'예수믿고 천국가세요'라는 말이 계단 아래에서부터 아련하게 들리더라구요.
저희 아이가 5세 남아라서 여기저기 호기심도 많고 걸음이 그리 빠르지도 않습니다.
느긋한 성격이지만 갑자기 뛰어가는 일이 간혹 있기 때문에
계속 손을 잡고 통제를 하면서 가야합니다.
아이도 갑자기 사람이 많은 곳에 엄마와 둘이 있으니
조금 긴장을 했는지 바짝 붙어서 따라오긴 했어요.
계단을 하나하나 올라가는데,
넓은 계단 양쪽에서 2명이 물티슈를 나눠주며 전도 멘트를 날리시더라구요.
저는 마침 남편에게 전화가 와서 통화중이었고,
아이의 손을 꽉 잡고 올라가고 있었어요.
역시나 그 아주머니는 저희에게도 물티슈를 건냈으나
저는 아이를 좀더 제쪽으로 바짝 당겼고 물티슈는 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계단을 빠져나오는데,
제 뒷통수에 대고 말하는 게 들리더라구요.
"저 여자는 지옥가려나보다." 라는 말을 저를 향해 말하며 지인과 뒷담을 나누더라구요.
순간 욱하는 심정에 다시 가서 제게 하신 말씀이시냐고 물어보려고 했지만
남편과 통화는 계속되고 있었고,
제 손에는 아들 손이 잡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걸음 떼면 뗄수록 도저히 열이 받아 기분이 안 좋더라고요.
사실 아이만 없었으면 돌아가서 말조심하라고 따질 순 있었겠으나
일을 키울수록 좋은 꼴은 없을 것 같아 그냥 참고 나왔습니다.
근데 며칠이 지나도 생각이 자꾸 나네요.
그 날 참은건 잘한거 같지만 그 날의 일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물티슈 하나 안 받았다고 그런 악담을 받아야 하는건지.
그 아줌마 얼굴이나 한 번더 보고 올 걸 그랬어요.
그런 말 하는 사람 얼굴은 어찌 생겼는지 다시 확인할 걸 그랬어요.
어휴.. 갑자기 생각나서 글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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