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컨셉은 원래 ㅎㅂ짤을 올리는게 컨셉이었다
ㄱㅅ과 ㅇㄷㅇ를 나눠주며 배고프고 굶주린 이들에게 웃음과 미소를 찾아주는게 내 컨셉의 존재의미였다....
그런데 내 모든 짤들이 삭제당하는 대사건이 터졌었다
때는 바야흐로 그 거대한 존재와 일본여행을 함께 떠난 날이었다
우리는 여느때와 같이 하하호호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내가 찍은 사진들을 보며 어떤게 잘 나왔는지
어떤걸 프사로 해야할지 고민하던 참이었다
그리고 그 존재에게 갤러리를 보여주며 하나만 선택해달라고 스크롤을 내렸었다
평소엔 골든핑거라는 이명이 붙을 정도로 섬세한 손가락 컨트롤이 주특기였지만 그날따라 무슨 일이었을까
절대 있어선 안되는 일이 일어나고만 것이다...
이상하게 스크롤은 내 손가락 끝을 따라 끝없이 내려갔다....난 단지 슥하고 내렸을 뿐이었는데... 멈추지 못 했고.... 알아차린 순간 이미 늦어버렸다
저 심해 깊은 곳에 쳐박혀있던 수 많은 나의 수집품들이 만천하에 드러나며 그 존재의 두 눈에 까지 이르렀다
일순간 뼈와 살이 썰려나가고 오장육부가 난도질 당하는 기분이었다
나는 그 날 숨이 멎었던 것 같다....
생애 대한 집착이었을 까...
그 불가피한 죽음의 경계에서....
최초의.... 최후의..... 메세지....를 남기고 싶었다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단 1초.... 일 순간 백년이 흘렀다
나는 백년이라는 시간 속에 갇혀있었다
그리고 선택해야만했다.... 내가 살 수 있는....
메세지....
찰나였지만.... 그것은 뇌세포가 전에 없던 선택지를 남겨주었다
한 마디....
'전에 쓰던폰...'
그 한마디는 무수히 솟아오른 수백 수천 수억의 바늘 구멍들속에서 마치 실을 매단 화살이 구멍을 관통하듯이 단 하나의 길을 인도해 주었다
'폰바꾼지... 얼마안됐잖아.... 전에 쓰던폰에 기록이 같이 넘어왔나봐..... 지금은 안봐.... 우리 사진 밑에 깔려서 있는지도 몰랐어... 하하'
그리고 그 존재는 내 달팽이관과 살을 찢는 살기를 내뿜으며 나에게 단 하나의 선택지 밖에 없는 기회를 내려주었다
'삭제해'
그렇게 나는 살아남았다...
나는 이 모든 ㅎㅂ짤들이 웃대를 위함이라고....
웃대에 글을 쓰기 위해선 수집할 책무와 의무가 있다며 살아왔다....
하지만 정작 입밖으로 내뱉지는 못했다....
아니... 결국 내말을 믿지 못 한다는 걸 알기에 굳이 말하지 않았다
ㅇㅂ같은 거 하더니 이상한 것만 본다면서 멸시와 경멸의 눈초리로 나를 몰아세웠지만 변명할 수 없었다....
웃대는 그런 곳이 아닌데... 내 모든 억울함을 하소연 하고 싶었지만 변명하지 못했다
비참했다..... 쓸쓸했다....
누군가는 이글을 보고 비웃음치며 돌을 던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와 같이 ㅉㅉ를 외치고 ㄱㅅ과 ㅇㄷㅇ를 외치던 친구들아 나를 기억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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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집신음에깨서만든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