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25-11-20 16: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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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귤결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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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전, 20대 중반에 아버지 때문에 집이 망해서
나도 내 능력을 훨씬 넘어서는 돈을 급히 구해야 했을 때
구할 방법은 주변에 돈 빌리는 것밖에 없으면서
자존심은 남아서 차마 입이 안 떨어져 망설이다가
제일 친한 친구 셋이 있는 단톡방에다
나 천만원 구해야 하는데 분담해서 같이 구해보지 않을래?
너희가 330만원씩, 나는 10만원! 이지랄했었음
그때까지 어디서 손벌려본 적이 없어서 그게 너무 무서웠고
친구들이 돈관계에 어떤 신조가 있는지도 몰라서
차갑게 거절당하는 것도 두려워서 그랬던건데
지금 생각하면 지딴에는 숨기려고 유쾌한 척하지만
막다른 길에 몰려있는게 왕창 티나는 느낌이었을거야.
셋 다 많은 말도 없이 빌려주더라.
다들 사회초년생 직장인들이어서 쉽지 않았을텐데...
（나는 그나마도 백수에 가까운 전업작가였고）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면서도
그 친구들 생각하면 마음이 고맙고 따뜻해짐.
12월 중에 모이기로 약속잡으면서 문득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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