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럭... 리플달아주신 분들께 그리고 츄천찍어주신분들꼐 감사를 표합니다.




"원하는게 뭡니까?"


"죽음. 그들의 죽음소리."


"살고 싶은 자들의 아우성이며.. 그들의 피를.. 내가 범접하겠도다."











2012년 3월 5월 08:00 - 남동연안 EEZ.




"아따..시부랭이 이 생활을 언제까지 해야 한다냐?"


오늘따라 고기가 잡히지 않았다. 아침부터 죽 나와서 버틴 시간에 비해 오징어 대여섯마리와 때아닌 조기 몇 마

리뿐.. 집에서 가져온 돼지고기 수육을 꺼내들었다. 해가 중천에 떠있고 잔잔한 바다 위에는 고요했다. 그의 낡

은 배는 이리저리 파도에 흔들렸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참이슬 소주.. 그 한병을 딱 따서 그의 입에 가득히 부었다. 역시 매서운 파도바람에는 소주가 최고라고 생각했

다.



구름을 보았다. 잔잔한 파도 위에 떠오르는 구름들. 여기저기 붉게 산화되어버린 고철 어선에는 노역으로 이제

늙어버린 그의 아들이 문어를 잡기위해 던졌던 항아리를 건져 올리고 있었다.


그런 그의 아들옆에는 맛있게 라면이 끓고있었다. 구수한 냄새에 갈매기 몇 마리가 그 상공을 떠돌고 있었다.


"좀 쉬면서 하거라이."


"알겠습니다. 아버지."


고려대학교를 나왔으나, 더 이상 더러운 삶은 싫다며 스스로 뛰쳐나온 아들.. 그런 아들을 원망하지 않았다. 그역

시 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도 젊은 날 아내를 잃었으니. 엄마 없이 멋지게 자라준 아들이 좋을 뿐이었다.



다시 한번 술을 마셨다.


"어?"

레이더에서 삑삑 거리는 소리가 났다. 거대한 물고기 무리인가? 아니면 무엇이지? 순식간에 그의 눈에 들어온 것

은 때아닌 미사일. 그가 다시 눈을 비비는 사이... 그 배가 있던 위치를 중심으로 거대한 물결의 파장이 생겨났다.




2012년 3월 5일 이렇게 전쟁은 시작되었다. 누구를 위한 명분도 없이.. 1000년의 대적이며 언젠가는 붙어야될 전

쟁이 시작되었다.









광개토왕함-사령통제실




"함장님, 퇴함을 요청하십시오. 포항급 플깃 3기와 이 구축함으로는 적을 막을 수 없습니다."

옆에 일등항해사가 그에게 간곡하게 부탁하고있었지만, 이 배의 함장 '김철영'은 묵묵부답이였다.


"살길 원하는가?"


움찔하는 항해사를 그는 쳐다보았다.


"살길 원하나? 우리가 훗날 아무것도 못하고 여기서 죽다 한들, 적의 공격을 받아 일선에 서있는 사람이다. 물러

설 곳은 있으나, 돌아갈 곳은 없는 함대이다."


함장은 그러면서도 찡그려진 얼굴을 손으로 떠받들고 있었다. 그의 고뇌가 그의 눈에 비추어져있었다. 그가 담배

에 손을 대며 처량하게 혼자 불을 붙였다.



그가 가끔식 깊은 고뇌에 빠져있을 때 하는 행동이기에 슬그머니 항해사는 자기위치로 갔다.


이곳에서 물러선다면... 마지막 남은 한국의 자존심이라는 것은 부서진다..




"전방 P.2-1-0-8. 공고급 이지스함 한척과 DD급 구축함 3척입니다. 88함대입니다. 함장님!"


누군가 비통함에 못이겨 엄청난 고음으로 상황을 설명했다.


순간 전율이 흘렀다. 88함대. 그곳의 플깃의 능력의 반정도밖에 안되는 국산형 플깃을 그가 지휘하고있다는 사실

에 입술이 타들어갔다.


그리고 최대한 자신만만한 소리를 내었지만 3년동안 같이 동거동락했던 부관들은 그가 떨리고 있다는 것을 감지

했다.



"임전준비해라."


"하지만.."



"하푼을 모두 수동식으로 개량한다. 실시해라. 제2탄은 1탄발사후 30초후에 발사 가능케 해라."



그가 일말의 망설임 없이 계속 지시를 내렸다. 여기저기서 순식간에 비상경계로 들어갔다.



"예!"



실전인가...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결코 숲처럼 움직이지 말며 적을 공격해야 한다는 손자병법이 생각났다. 그는

그의 위치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푸석하게 말라버린 입술을 축였다. 옆에 있던 커피는 어느새 반으로 줄어들었

다.




긴장된 순간이 흐르고있었다. 계속 전진하는 일본 군함들. 몇 번의 통신 시도도 효과가 없었다. 그때 갑자기 레이

더를 관찰하던 하사관이 소리를 지르며 비통하게 외쳤다.


"적이 하푼을 날렸습니다. 경고 없이 공격하는 데요?"


"1차는 위협용이다. 두 번째에 맞대응 한다. 그리고 곧바로 c-스패로를 개방하고 회피기동으로 선회한다. 모든

아군함정에게도 말해라."


"예?"


"어리석기는, 적은 분명히 우리의 선공을 노릴 것이다. 그러니 1차때는 안심해라 이 말이다."



그리고 그가 잠시 말을 끊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의 손에는 이미 다 마셔버린 커피의 빈 컵이 어느새 찌그러져

있었다.


"두 번째 맞대응할때 10초후에 적은 분명히 스팅어 미사일을 쏠 것이다. 그리고 전자파 방해도 분명히 그들의 근

처에 있을 것이다. 그때를 노린다. 적의 전자방해파를 우리가 이용한다. 최적의 핀점을 찾도록! 어서!"




그가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주저앉았다.. 그런 그를 보지 못한 듯, 순식간에 일등항해사와 부함장

이 달려들어 각도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적의 각도와 적의 레이더에서 조금이라도 발각이 덜되는 사각지대를 찾기위해...







맑은 하늘의 청조한 태양.. 푸른 바다.. 그리고 그의앞에 있는 6기의 플깃과 3대의 구축함과 거대 이지스함...


죽은이를 위한다는 진혼곡.. 제88함대의 특징이였다. 저 멀리서 울려퍼지는 베토벤 교향곡 '진혼곡'이 그들에게

까지 들리며 공포를 주었다. 두려움에 떨고있는 열여덟의 젊은 초년의 여해병이있었다.



갑자기 그녀의 어깨위로 두툼한 손이 얹혀졌다.


"두려운가?"


"예? 아닙니다!"


순식간에 상대가 누군지 안 그녀는 당황하며 크게 대답했지만 그의 눈을 속이진 못했다.


"나역시 두렵다. 하지만.. 우리는 어쩌면.. 가장 행복한 사람일 수도 있다.."


그리고 갑자기 그가 확성기를 들고 소리쳤다.


"살고 싶은 자는 떠나라. 포항급 플깃 한 대를 주겠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림이 터져나왔다. 그러자 순식간에 십수명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들을 말리

거나 비웃진 않았다.


"그래.. 가자."





예상대로 1차 하푼은 모두 경고용으로 20m전방에서 터졌다. 그리고 두 번째로 적이 하푼을 날리자 모든 플깃과

구축함은 동시에 맞대응을 시작했다.


어느새 사령실에 들어온 함장이 빠르게 명령을 하달했다.


"Z자 회피기동에 들어간다! 젠장! 스팅어 미사일부터 차례로 날린다."



현재 광개토함을 노리는 하푼은 8발. 이미 광개토함의 처리한계를 넘어서버린 숫자였다.


"버텨라!"


순식간에 기만미사일 3대를 쏘아올려 하푼두대의 자폭을 유도했으나 아직도 6발이 남아있었다. 손이 타들어갔

다. 경험이 많이 없는 부관들은 점점 공포심에 빠져들 뿐이였다.



"아군의 하푼 12발은 모조리 격침 당했답니다!"


"발사!"



순식간에 다시한번 하푼을 발사하는 곳에서 거대한 불을 뿜으며 이지스함을 노렸다.



"기량이다! 싸움은 기량으로 하는 것이다! 스팅어미사일 다시 발사!"


갑자기 소나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L.1-3-0-7-d01-2 위치에서 적의 로미오급 잠수함이 나타났습니다! 3분후면 우리가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옵니다."





"대잠초계기 띄워!!"








"훗."


가사로운 한국함정. 저 조그마한 고철선들로 그들을 막으려고 했다는 자체가 그에게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너무나도 가볍게 하푼을 모조리 격침시켜 버린 그는 자만했다. 아직 레이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지만 크게 걱

정할 것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어?"


순식간에 레이더가 재생되자 말자 이상한 점 몇 개가 그에게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뭐야!"



뒤늦은 골키퍼에 공격에도 불구하고 애처롭게도.. 자만에 빠져있던 이지스함 한척은 불길에 휩싸이고 말았다.

그 견고함은 하푼 2발에도 격침 당하지 않았지만 이미 모든 능력은 박살났으며 한마디로 바다에 떠있는 고철덩

어리에 불과해졌다.







"함장님! 포위당한 것 같습니다."


공고급 이지스함을 날린 행복도 잠시, 대잠초계기가 로미오급 잠수함을 두 대나 잡았으나, 아직도 뒤에서 6대의

잠수함이 그를 압박하고 있었다. 필시 무엇을 호위하다가 이지스함의 복수를 위해 달려온 것들일 것이다. 대잠

미사일을 다 써버린 초계기가 다시 광개토함에 앉자마자 광개토함은 집중 어뢰공격에 대응하다가 두 대를 비껴

맞았다.



순식간에 화염에 휩쌓인 격납고를 바라보던 화생병들에게 일등 갑판병이 소리쳤다.



"달려가서 불꺼! 이 자식들아!"






"함장님...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이미 플깃 2대는 터진지 오래되었다. 여기저기서 역류하는 소용돌이 때문에 그의 시야는 흐려졌다. 너무나도 많

은 사람의 무덤인가..?


처량한 갈매기는 소리내어 울부짖을 뿐..



"돌격한다. 미안하다 제군들... 그대의 목숨들... 나에게 맡겨주기 바란다..."



전장에서 울부짖음.. 전장에서의 어떠한 울부짖음도 성난이의 마음을 앉히진 못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싸웠기

에.. 그들의 이름은 후세에 남을 것이다...




"돌격!"



그가 갑판으로 다시 내려갔다. 그리고 곧이어 사령통제실은 적의 포화에 우연히 맞게 된다.





군데 군데 파손된 광개토함은 이제 좌초를 기다리는 거대한 쇳덩어리일뿐. 32노트의 최대속력으로 적으로 돌진

하고 있는 배의 앞갑판에는 거대한 칼을 빼든 장교한명이 서있을 뿐이였다.


유성처럼 쏟아지는 적의 포화. 그의 뒤에 있던 갑판에 포화가 맞으며 그의등에 철조각이 박혔다. 그가 약간 몸을

부르르 떨었지만 적의 구축함과 별로 거리가 멀지 않음을 알고 그는 희미하게나마 웃음을 지었다.



곧이어 들린 것은 연쇄적인 구축함의 폭발들...





기억해주기 바란다. 바람아. 우리의 항쟁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바다야.. 우리의 희생을....



바다위에 떠있는 것은 만장처럼 이제는 처량하개 찢겨진 일장기를단 구축함 한척과 플깃 두척뿐... 그들역시 씁

쓸한 마음을 담고 그곳을 떠나갔다.


그들이 지나간 곳에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거대한 부유물들이 떨어지며 그곳의 격전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 거대한 철조각들중에 한 개.. 그곳에 씌여진 문구..


"우리는 조국을 위하여 모든 것을 할 것을 맹세한다. 그리고 조국은 우리를 위하여 우리의 사랑하는 것을 지켜주

길 바란다."






글실력이 없어서... 좋은글을 적을 수 없다는 것... 꽤 힘들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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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저는 이제 앞으로 두주간 잠수입니다..

시골가요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