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2009년 자료

Q. 사진이나 영화를 습도가 높다고 하는 건 무슨 뜻인가요?

A. 뉘앙스는 알것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대충 축축 눅눅한 모양새나 분위기, 대기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선 답을 못 찾은 것 같다

니코니코 대백과

대충 나무위키 디시위키 비슷한 곳이라고 보면 됨

여기서는 어둡고 부정적인 분위기의 작품이나 캐릭터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나온다

그런가...? 싶지만

이것이랑은 분명 또 다른 의미인 것 같다

2023년 자료

야후 치에부쿠로（지혜보따리）

네이버의 지식인 비슷한 형식의 질문 사이트

Q. 습기가 높은 캐릭터란 무슨 의미인가요?

A. 말그대로 축축한 캐릭터입니다. 밝은 캐릭터와는 반대의 느낌이네요. 진격의 거인에는 뭔가 그런 캐릭터가 많네요.

여기서도 비슷한 설명이다

좀 더 구체적인 예시가 주어져있으니 확실히 이런 뜻으로 쓰인다는 건 알겠다

일단 나는 진격의 거인을 안봤지만 다크판타지 세계관이라는 것 정도는 주워들어 알고있다

애초에 태어나지 않았으면 고통받지도 않아도 됐을 텐데

그것이 전 인류의 소원이라고

그러다가 좀 팟 하고 느낌이 올만한 자료를 찾았는데

「습도 500%까지 올라가는 토카이 테이오」

바로 말딸 스레드 마토메

2021년 글이고

말딸이라면 씹덕 쪽에선 유력한 메인스트림

여기서 답을 찾을 것 같다

대충 말딸의 토카이 테이오라는 말이 또레나（주인공）이 다른 여자애 슬쩍 봤다고, 실력으로 증명할 테니 나만 보면 된다고 우기는 인게임 스크립트를 보고서 귀엽다고 하는 내용이다

아하

이제 느낌이 좀 온다

그런데

그 밑으로 쭉 내려보니 관련 트윗으로 이런 것들이 보인다

좋아요 1개당 0.1%

리트윗 1개당 0.5% 습도가 올라가는 테이오

이런 밝은 애가 질척해질 리가 없잖아! （건전）

「습도 100% 테이오

순식간에 질척해졌다」

-또레나...

-키류인 씨 （아마 매니저 캐릭터）랑 온천 갔다는 거 뭐야...?

「습도 500% 테이오」

-또레나 잘못이야

-나 외의 애들만 보고 있고...

음... 이제 확실히 뭔지는 알겠다

아마 씹덕 계열에서 최근에나 만들어진 신조어인게 확실한 것 같다

근데 이건 그냥 칼 안든 얀데레 아님?

소프트 얀데레라고 하던가

이번에는 유튜브에 검색해보자

'습도 높은 캐릭터' 라고 쳐봤다

이야...

이정도면 일본어가 안되는 블붕이들도 썸네일만 보면 바로 알 것 같다

2년 전 영상으로 예의 말딸녀도 몇개 나온다

그냥 소프트 얀데레 맞는듯?

좀 더 찾아보니 최근에 쓰여진 블아 스레드 마토메도 발견

「트리니티 고습도녀단」

-겉으로는 습도따위 없는 쿨계로 보여서 악질

-요시미라던가 선생에 대한 호감을 숨기지 못하는데 습도 높은 느낌은 안들지

-이녀석들 싸우게 하고 싶다

-트리니티에서 습도 높지 않은 건 누구야

-히나타라던가 단장이라던가 호감은 있어도 산뜻한 타입이라던가 애초에 이성으로 의식하고 있지 않은 애들도 의외로 많은 것 같아

-히나타는 땀이 많으니까 그런 의미로 「습도」가 높아 보인다

-단장이 본심으로 나왔더니 습도가 높은거면 좋겠어

-최근 이치카는 꽤 무서워보여

역시 이런 데 빠질 수 없는 미야코

-천박함 담당

-토끼는 일년 내내 발정기라고 합니다

-대장인 제가 솔선해서 습도 높이겠습니다

-끈적끈적해졌어

-천박함 바겐세일

-토끼랑 인간을 골라쓰는 여자

-미야구문 너무 쓰기 쉽잖아

-천박함이 한계돌파한 토끼

결국 무슨 뜻인지는 알아냈는데

그러면서도 명확하게 이렇다 할 한 줄 정리는 할 수가 없었다

애초에 최근에 생긴 넷 슬랭이고

그나마도 얀데레인듯 아닌 듯 그 경계 어딘가의 회색지대에 서서 묘하게 의미가 바뀌어온 단어니까

애당초 정확한 사전식 정의보다는 이런 캐릭터들이 '습도가 높은' 캐릭터들이라는 식으로 예시를 들어 이해하는 게 정답인 것 같다

약 일주일 전에 투고된 글

대충 블아의 캐릭터 관계성에 대해 '습도'라고 비유하는 부분이 적절해서 좋다는 글이다

날짜와 내용을 보니 이제 확실히 알겠다

원래부터 뉘앙스로만 쓰이던 비유가 씹덕계 전반에서 사용되다가

말딸 2차 창작을 거쳐 지금의 의미가 구체화, 확립되고

캐릭터성으로 호평받는 블아로 최근에 오면서 더 널리 쓰이게 된 흐름을 알 수 있다

이 글의 일부를 인용해서 아마 제일 적절한 한줄 정의를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블아에서 습도는 선생에 대해 호감을 드러내는 직접내면서도 직접 달려들지 않고 가볍게 주변에서부터 조금씩 공략해나가며 다른 여자애들보다 한발 앞서려는 （무의식인 걸까?）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까라고 생각합니다.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학생들이나 친구에 가까운 거리감의 학생들에겐 해당하지 않겠네요. 시로코나 아리스처럼?」

글 전문 링크

일본어가 되면 읽어보자

별로 길지도 않음

결론

용어는 이렇다 하고

캐릭터해석은 사람 나름...

어디까지나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식의 말이 되기 십상인 듯하다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