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인치로 3기 끄트머리 보는 중이므로,

오늘의 이야기는 작가, 작품의 친절함에 대한 이야기.

사람에 따라 취향은 극히 갈리는 경우도 있다.

명작으로 인정 받는 만화도, 어떤 이들은 몹시도 싫어하는데

원본

그 대표격이 바로 "신세기 에반게리온"과

마쓰히로 작가의 연금이라 불리우는 "아키라"다.

이 두 만화의 공통점은 난해하고 불친절하기 때문에 세계관과 결말을 이해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재미가 없느냐. 그건 아니다. 분명 재미는 있다. 

이 두 만화의 또 다른 공통점이 바로 "비쥬얼 쇼크"다.

두 작품 모두 아포칼립스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발매 당시에는 비쥬얼 쇼크라 불릴만한 연출이 많았다. 특히 마쓰히로 작가의 아키라 같은 경우는 변태적일 정도로 높은 작화를 추구해서 현실적으로 비쥬얼 쇼크를 불러오는 느낌이 강하고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그 모티브가 어쨌든 성경에 있어서인지 허구적 비쥬얼 쇼크가 강하다.

이는 절망적인 세계에서의 주인공의 심리를 묘사해 내야 했기 때문인데, 설명하기 힘들었던건지 싫었던건지 그게 아니면 시대상 유행하던 신비주의를 표방했던건지 딱히 이렇다 할 설명을 참조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독자들이 알아서 이해해야 하는 작품군으로 분류되며 불친절한 만화의 대표격이 되어 버렸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비해 아키라의 인지도가 후달린다고?

1.0MB

주인공의 일명 "바이크 씬" 은 여러 작품에서 오마주될 정도다.

무려 포켓몬스터와 심슨 패밀리에서도 오마쥬했을 정도로 유명한 씬인데, 아키라의 인지도가 낮은 건 어디까지나 한국 한정이며 오래된 만화라 시간이 흐르면서 아는 사람이 더 줄어든 것 뿐 연재 당시에는 한국에서의 인지도도 딱히 낮다고 이야기 할 수 는 없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 k9999 킹오브 파이터 2001~2002 참전

자금난에 허덕이다 미쳐버린 SNK가 아키라에 등장하는 서브 주인공이자 빌런인 데츠오를 표절하기도 했다. K9999가 잠시 시리즈에 등장하지 않더니 디자인이 대폭 수정된 뒤에서야, 이름까지 네임리스로 바꾸고서야 재참전이 가능했던 이유가 표절 이슈 때문이었다.

킹 오브 파이터는 레오나의 폭발씬 등 원래 오마쥬 자체를 많이 하는 시리즈이긴 한데....

-아키라 후반부의 데츠오

K포나인의 경우는 명백한 표절이었다는 게 문제. 아키라 초반부의 데츠오의 짧은 머리와 소매가 없는 황색상의, 청바지, 목이 긴 워커에 끝단부가 망가진 망토까지 싹 다 표절했다. 맥시멈 필살기 시전시 길어지는 머리칼이나,

일명 고구마라 불리는 맥시멈을 사용하면 우수가 힘의 폭주를 일으켜 온전한 형상을 유지할 수 없는 모션과 일러스트는 물론 데츠오의 말 버릇들인

저리 꺼져!, 사라져라!!, 시끄러워!!, 죽어버렷!! 등이 케이포나인이 기술을 사용할때마다 출력되며 데츠오의 트레이드 마크 대사,

[...! 히...힘이, 제멋대로 으아아아아아-!!!] 는 맥시멈 필살기에서,

[이 힘도,... 이 몸의 힘이란 말인가!? 으핫핫핫핫핫핫핫!!]은 승리대사에서 출력된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에서 데츠오를 맡았던 성우까지 사서 k9999의 음성을 녹음했을 정도로 전심전력으로 표절했다.（...）

게다가 아키라 단행본은 그림쟁이들 사이에서 한때 구도연습의 바이블이란 평가를 받은 적이 있을 정도로 섬세한 작화를 자랑하는데, 아키라 연재 당시가 일본 버블경제의 끝자락이었기 때문에 제작비를 많이 사용할 수 있었던 점도 크게 작용했다. 

이쯤 되면 아키라가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비해 인지도가 후달린다는 표현을 쓰는 건 사실상 에반게리온 억빠하는 만알못 인증이나 다름없다. 반박시 진짜로 상대해 드림. 아키라는 주종목이 아니지만 내게는 필살기가 있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나 아키라가 잘못 만들어진 만화라 할 수 있느냐하면 그건 아니다. 호불호가 갈릴 뿐 오히려 난해하고 어려운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명작 중에서도 베스트 라인 업에 들어간다. 머리가 나빠 친절한 만화를 좋아하는 나도 에반게리온은 딱히 좋아하지 않지만 아키라는 수작으로 생각하고 있다. 게디가 에반게리온은 제어력이 낮았던 어린 나이에 봤는데 여성 캐릭터와 연출들이 야한 부분이 있어 집중하게 어려웠다. 그 첫 느낌이 아직 에바에 대한 선입견으로 남아 있는 것 또한, 부끄럽지만 사실이다.

단, 아키라의 애니메이션과 극장판은 안 그래도 난해한 단행본을 축약해놓은 버전이라 애니만 보고 아키라를 이해하는 건 거의 불가능이라 단행본으로 읽어야 한다는 제약이 존재하기는 한다. 

요새는 친절한 만화를 그리는 작가들이 많다. 복선이나 후일 이해할 수 있는 세계관을 세우면 독자측에서 외면해 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다이렉트로 설명해주거나, 유치할 정도로 이해하기 쉽게 그려버리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작가 입장에선 작품의 흥망성쇠가 곧 본인 인생의 흥망성쇠이니 별 수 없다.

만화 판은 스낵 컬쳐가 다 망가 뜨렸다. 원나블이 현시대에 연재되었어도 성공은 했겠지만 이 정도의 성공을 거두지는 못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친절한 만화들 중 성공한 만화들은 무엇이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친절하게 굴었을까?

우선은 나루토가 있다. 마사시 작가는 어시스턴트를 제외하면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게 굴었다.（짖�J은 장난을 자주 쳐서 어시들이 괴로워했다고 한다. 나루토의 그림자 분신술이 그려진 페이지를 복사한 뒤 사본에 잉크를 쏟은 장난이 가장 유명하다.

그 씬 하나를 그리기 위헤 며칠동안이나 고생했기 때문에 정말로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마사시 작가가 주로 사용했던 방법은 대화와 인물의 심리변화, 그리고 모티브였다.

중급닌자 시험이 매우 대표적인데

가아라는 나뭇잎 닌자들과 대화하면서 철저히 악인으로 등장했음을 알려줬다. "타인을 살해함으로서 내 자신이 아직 살아 있음을 체현한다."라는 대사가 그렇다. 게다가 본인이 왜 아렇게 망가졌는지도 나루토와 시카마루와 대화하며 설명해 준다.

"다섯 살, 아버지는 그때부터 날 암살하기 위해 갖은 수를 다 동원하곤 했다." 라는 대사인데 다섯 삿에 암살 위협을 받는 게 딱히 신기한 세계관은 아니지만 그 목적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 아버지인 것임을 특정하면서 이상한 가정사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아라의 강함은 앙코라는 여성닌자가 수하들과의 대화를 통해 일러주는데 엄청난 스피드로 마수의 숲을 클리어한 가아리의 옷에 흙 한톨 묻지 않았다며 수상한 녀석이라며 가아라가 보통의 하급닌자가 가지고 있을 전투력이 아니라 그 전투력의 몇갑절은 되는 전투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록리와 가아라의 대결에서, 칸쿠로와 테마리라는 가아라의 남매들이 가아라가 흉폭해져 가는 과정을 보며 공포에 질려하며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가아라가 이번 에피소드에서 상당한 비중을 떠맡고 있는 캐릭터라는 사실 또한 일찜감찌 오픈해버린다.

그리고,

록리가 팔문을 쓸 적엔 이 술법의 강함과 리스크에 대해선 카카시와 가이의 대화를 통해 알려주는데

（마다라 : 이 마다라가 너의 강함을 인정한다!! 시밤 뒤질뻔 했네!!의 그 술법）

카카시는 가이를 질책하며 공과 사도 구분할 줄 모르는 멍청이인 줄은 몰랐다며 가이에게 가르쳐도 되는 것이 있고 가르쳐선 안되는 것이 있다며 정색한다. 이때까지 카카시는 가이에게 명랑하고 멍청한 친구를 다루는 정도의 반응만을 보였는데 이 장면에선 진지하게 역정을 낸다.

이에 가이 역시 "네 놈이 저 아이에 대해 무엇을 안다고 그러느냐."며 정색한다. 이때까지의 가이는 순수 개그 캐릭터로서의 면모만을 보여준 인물이었다. 록 리도 개그 캐릭터 요소를 많이 보여줬지만 사스케를 압도하는 강함을 보여줄 땐 강자로서의 면모라도 보여줬는데 가이는 거북이나 데리고 다니는 이상한 아저씨 느낌만을 보여주며 특히 카카시와 어울릴때 더욱 바보 같은 모습만 보여줬었다.（이후 가이의 강함과 어울리지 않는다 판단했는지 특정 임무 이후 이 거북이 환수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 카카시와 가이의 태도를 정반대로 엎어 팔문의 강함과 리스크에 대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썼고 어디까지 열 수 있는지에 묻는 카카시에게 가이가 육문이라 대답하자 카카시가 저 아이도 천재인가... 라는 대사를 할 수 있게 만들면서 팔문이라는 기술이 어떠한 기술인지를 독자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했다. 마치 타로 카드의 정위치와 역위치를 활용하는 듯한 모습이라 표절해야지, 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만화가가 장래희망이었다.）

이와 다른 방법으로 독백이나 자랑질로 친절하게 군 작가도 있다.

??? : 안녕, 불멸의 아저씨야.

그건 바로 아인이라는 만화.

사토라는 아인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본인을 가로막는 존재들을 도살해 버리는 도살자 유형의 빌런으로 등장하는데, 지금까지의 자신을 살해하고 새로 발생된 자신으로 계획을 이어나간다는, 말 그대로 게임을 하듯 사람을 도살하는 유형의 빌런이다. 

자신의 팔을 잘라 상대에게 치킨인양 배달 보내곤 도착할 시간 즈음에 육절기（고기를 으깰 때 사용되는 기구. 햄버거 패티의 재료처럼 다진 고기로 만들어버린다.）에 스스로 들어가 자신의 몸을 매우 작은 조각들로 분쇄해버려 결과적으로 "남아 있는 신체 일부 중 가장 큰 부위"를 적진에 보낸 자신의 절단된 팔로 만들어버림과 동시에 재생을 억제하던 장치도 사라지게 만들어 적으로선 상상도 못할법한 방식으로 침입하여 클리어 해버리는 유형의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캐릭터가 사토라는 인물이다. 

아인은 계속해서 살아날 뿐 고통을 못 느끼는 것이 아니며 머리가 잘린뒤 머리가 아닌 몸 쪽에서 재생이 완료되면 기억과 의식은 공유하지만 "현재까지 살아 온 자신"은 죽는다. 즉 아인에게도 통증과 죽음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만 사토는 그것보다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을 중요시 여기는 인물이다. 

이걸 설명해주는 인물은 주로 사토, 자기 자신이다. 독백이나 주인공에게 훈수라도 두는냥 말하며 독자들에게도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인데 사토의 경우는 낭만이 넘치는 캐릭터인지라 그가 말해주는 정보는 집중이 잘 되어서인지 이해가 잘 된다. 사실 독백 전달은 독자들을 이해시키기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독백을 하는 인물이 사토쯤 되면 이야기가 달라지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강자가 무언가를 할 때마다 지 자랑이라도 하듯이 독백을 읊어대며 행동하면 약간 꼴이 우습다. 그러나 사토는 게임을 현실세계에서 플레니하는듯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주인공이 아인으로서는 뉴비에 가깝기 때문에 뉴비에게 훈수를 두는듯한 고인물 사토의 이미지와는 매우 잘 맞아 떨어지는 방식이기도 하다.

나루토도 비슷한 방법을 쓴 적이 있는데 가아라 vs 데이다라 전이 대표적이다. 가아라의 독백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모래 마을이라 오히려 가아라가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

과거의 가아라였다면 유리한 환경을 적극 활용하거나 수학을 불러내는 거짓 수면술 등을 사용하며 최대치까지 저항했겠지만 가아라는 결국 마을 사람들에게 술법의 영향이 가는지 안 가는지를 독백과 데이다라와의 대화를 통해 이야기하다 데이다라에게 치명타를 허용해 버리고 잠시 리타이어된다. 데이다라와의 대화가 섞여있지만 

가아라의 내적인 변화를 전달하는 방식은 주로 가아라의 독백이기도 했다. 

화자를 두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중 하나가

진격의 거인이다. 그러나 진격의 거인은 화자를 많이 활용하진 않았다. 화자는 아르민 고정으로 매화 초반부 핵심 내용을 설명해주곤 작에 들어가면 인물들의 심리 변화를 주로 사용했다. 이 화자를 사용한 방법이 어떻게 보면 상당히 위험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사용하는 연출에 따라 극과 극의 효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잘못 사용한 예시가 주술회전이다.

그냥 너무 많이 사용해서 후반부에는 화자에 대한

의존도 자체가 높은 만화가 되어버렸다.

젠인 토우지의 활약상을 이야기할 때는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이유는? 간지나는 미중년이 호쾌한 액션을 선보이며 다곤이라는, 바다라는 거대한 공포를 다짐육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볼 거리와 함께 나레이션이 삽입되어 있으면 실패할 확률은 사실 꽤 낮아지는 게 사실이다. 나레이션이 설명 안 해줘도 토우지가 강하다는 사실은 이해가 가고도 남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레이션이 결국 �품≠側� 되므로 적절한 사용 예시라 말할 수는 없는 형태인 것은 후반부의 그것과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반띵 사토루의 죽음까지 왔을 땐 화자에 대한 의존도가 강해도 너무 강했다는 문제가 있다. 단행본을 보면 내가 라노벨을 보는건지 만화를 보는건지 의아할 정도로 새로운 주술이 나올때마다 장문의 해설이 따라붙는데,

나중에 그 주술이 크게 활약해서 전세에 영향을 크게 미치느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0.02초의 이판 사판의 영역 전개, 여기까지는 그나마 나은데 사토루가 죽을때 쯤엔 독자들이 너무 많은 활자들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보여준 고조 사토루의 활약과 강함, 그리고 수많은 활자수를 통해 쌓아올린 설정과 함께 고죠 사토루가 허무하게 무너져 내림으로써 불쾌감을 맛 보는 독자들의 수가 늘어난다.

고죠 사토루의 죽음이 작을 전개 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다고 생각을 해도, 방식이 모든 설정을 때려부수는 식이라 더 고깝게 느껴지는 것이다. 리바이 아커만이 장애를 얻게 된 것에 큰 불만을 느끼는 독자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자폭을 선택한 인물인 지크 예거가 자폭을 선택해도 이상하지 않은 극단적인 성향의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죠 사토루의 죽음은 극잔적인 성항의 료멘 스쿠나가 주축이 아니라, 필사의 각오, 세계를 가르는 해, 따위의 해설이 주축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더 허무하고 더 짜증스럽게 느껴지며 반감을 사게 되는 것이다. 그럴거면 차라리 고죠 사토루를 옥문강에서 꺼내지 못 한채 마지막 결전이 벌어지는 쪽이 나았다.

사토루라는 캐릭터의 죽음에 설정 오류가 반드시 발생하게 되는 루조였다면 차라리 사토루의 팬들에게 조금 욕을 먹는 걸 감수하더라도 전체적인 팬들이라도 별 탈 없이 들고 가는 것이 게게 작가에게도 팬들에게도 나은 방식이었다. 이미 일어난 일에 가타부타 말을 얹는 셈이지만 안타까워서 그렇다. 민담이나 설화를 좋아하는 탓에 나루토에 푹 빠졌던 나였던만큼 주술회전이라는 만화에 건 기대치가 높았는데 결말이 영 시원치 않았다. 누라리횬이나 나루토만큼 민담이 나오는 만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성공하길 바랬었다.

먼치킨인 고죠 사토루를 전투에서 배제시켜야 한다는 것 까지는 납득이 간다. 어쨌든 주인공은 이타도리니깐. 그런데 이미 배제시킬 명분안에 가둔 뒤였고, 절망감을 안겨주기 위해서라면 고죠 사토루를 죽일게 아니라 옥문강에 영원히 가둬버리는 선택지도 있었는데 기어코 꺼내더니 뻘짓으로 죽여버린 것이다. 

주인공들이 반드시 옥문강을 해제 시켜야만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절망감을 위해서라면 실패 쪽을 선택할 수도 있는거고. 고죠가 반드시 전투까지는 해야 했다고? 그렇다면 적어도 활자로 죽여버리지는 말았어야 하는거 아닌가 이 말이다. 아니면 신나서 존나 먼치킨으로 그리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투력을 끓어 올리지를 말던가. 

동일 기법과 방식을 같은 만화에서 활용해도 성패는 상황에 따라 나뉘며 액션팬이 많았던 주술돌돌같은 장르에서 해설에 깊이 의존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할 수 있다, 라고 말 할수 있겠다.（성패 오타 아님. 성공과 패착을 말하는 거임...）

실패할거 같으면 돌연 불친절하게 태도를 바꾸는 방법도 선택지 중에는 있었지만 부담감이 큰 방법이긴 했을거다. 그러나 조금 덜 친절해지는 것 까진 고려해 볼만 했다 생각한다.

만화라는 것이 반드시 친절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며 친절하다고 해서 반드시 재밌는 것도 아니고, 재밌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도 아니니깐 말이다. 결국엔 작가의 기량이 모든 걸 조절해 주는데 작가가 기량을 펼치기 위해서는 복선이나 디테일을 살릴 수 있는 시간과, 타인의 가치관과 무리하게 타협하지 않는 뚝심이 존재해야 한다. 그와 동시에 타인의 가치관에 동조할 수 있는 유연함도 있으면 최강이라 할 수 있다.

그 최강이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의 드래곤볼이다. 특정 시리즈 한정으로 최강이지만... 아예 장르를 바꾸자는 제안을 수용했으니 말 다 한거 아닐까? 작가로서 물러날 수 있는한 최대치까지 물러나 준 셈이다.

마사시 역시 전설적인 행보가 하나 있다.

이를 두고는 작가들 사이에서도 크게 인정을 받는다.

마사시 작가는 애니 그림체에 맞추겠답시고 G펜의 필압을 포기하는 것은 지면만화가로서는 자살행위에 가까운 행위를 했지만, 마사시처럼 G펜을 포기해도 작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자살행위가 아니라 레전드가 될 수 있듯이 결국 모든 건 결과가 말해주는거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적으면 마사시 작가가 흠결이 없는 만신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보루토를 어시에게 유기하고 본인 그리고 싶은 거 그리러 도주해버려서 보루토가 ㅈ망하고, 지가 그리러 간 타 작품도 ㅈ망해서 결국 보루토의 핵심 스텝 자리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그 뒤로 보루토의 상황이 많이 나아졌는데（일단 사망처리됐던 9미 쿠라마가 부활했다.） 잘 알지도 못 하는 뉴비 새끼들이 거봐라 보루토 작가도 할 수 있다, 보루토 얼마나 재밌냐 이럴때마다 아가리를 찢어서 훌라후프로 활용하고 싶다. 

이렇듯 만화에서 중요한 것은 친절함도 아니고 불친절함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흐름이다. 그 작품이 성공할 수 있는 시대에 그려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그 뒤로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대성할 수 있는 기량을 가지고 있더라도 시간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다면 졸작 취급을 받게 된다. 요즘처럼 스피디한 연재물이 유리한 환경에선 진지한 만화가 성공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되어버렸다. 그 점에서 보면 진격의 거인은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존중이라고 생각한다. 독자들도 편집부도 필요한 만큼은 작가를 존중해주는 것이 좋다. 당장에 마음에 들지 않는다해서 고구마니 사이다니를 찾고 작가를 압박하는 게 과연 옳은지 나는 모르겠다. 그렇게 강제로 뜯어낸 사이다 덕에 결말이 졸작이 된다면 무슨 소용이 있으랴, 라는 것이다. 

그리고 만화에 성역은 없음을 좀 인정해줬으면 좋겠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내용을 이해 못한 사람이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머리가 나쁜 사람인 것은 아니다. 작가가 그 따위로 그려놨는데 1트만에 이해에 성공하면 그 사람이 지나치게 머리가 좋은 것일 뿐이다.

아키라도 마찬가지다. 나도 아키라를 1회차로 읽었을때는 흥미로운 소재와 배울만한 작화라고밖에는 생각지 않았다. 이후 아키라가 일본 사이버펑키의 대부라는 평가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2회차로 읽었을때 대략 긴가민가했고 3회차로 읽었을때에야 이해했다.

확실히 마무리가 너무 허술하다는 걸 빼면 상당히 재미도 있는 만화다. 현 시대에 읽기에는 다소 취향이 어긋날 수 있지만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경험치 삼아 읽어볼 작화를 볼 수 있다. 특히 표정 묘사와 바이크와 같은 메카계, 폐허와 같은 배경을 특출난 작가다.

나루토는... 자 외우셈.

"사아스케에에ㅔㅔㅔㅔㅐㅔㅐ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

"나으루우토오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콰쾅-!!!

이거임. 결국 나루토 내용은 이거라고. 못 믿겠으면 730화 분량에 한번 도전해보셈. 님이 "뭐야 생각보다 나루토 사스케 잘 안 외치잖아?" 라고 생각할 때쯤에 한번 씩 외쳐줌 ㅇㅇ

무튼, 난해한 만화라고 욕을 먹을 이유는 없다. 그저 개인의 취향에 맞지 않았을 뿐이다. 난해하고 심오한 만화라고 찬사받아야 할 이유 역시 없다. 그저 개인의 취향에 잘 맞았을 뿐이다. 막말로 단행본 사서 읽었는데 재미 없었으면 소비자로서 욕 한 마디 할 수 있는거지 만화에 성역이 어딨나. 넘이 재미있어 해봐야 부질 없는 거다. 내가 재밌어야 내게 가치가 있는 만화가 되는 것이지. 

요새도 에바를 성역 취급하는 덜 떨어짖 놈들이 유튜브에다 본인 지능 인증을 하고 다니던데 보고 있자면 참 안타깝다. 그래, 에반게리온 하나 잘 이해한 게 퍽 자랑스럽기도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근데 그거 정보글로 적을수는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나 잘 이해했으면 정보글로 좀 풀어서 에반 게리온을 보고자하는 뉴비들에게 도움을 주는 게 낫지 않나? 나는 보루토 팬들이 나루토 보고 싶은데 특정 부분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면 설명해 주는데...

사실 설명해달라고 하지 않아도 여기저기에 흔적을 남기고 다니다 욕을 쳐먹곤 하지만. 그러고 보면... 나 저사양이지만 컴퓨터도 샀고 슬슬 나루토 정보글 하나 정돈 적어도 될 타이밍이 된 듯. 

아무튼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단 한 문장이다.

작가의 수준을 논하며 욕할 거라면,

일단 본인이 독자로서 어떤 수준의 사람인지도 따져봐야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