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요약 : 원작 재현을 기대하지 말 것, 단품으로 보면 눈요기는 괜찮은 작품

1. 제작비용이 커서 그런지 영상미가 꽤 좋았어요

하지만 장르 특성상 CG와 사람이 섞이는 장면이 많고, 이런 장면이 나올 때마다 괴리감이 크게 느껴져요. 

특히 전투씬. （모바일 게임 광고를 떠올리면 비슷한 느낌일 거라 생각）

괴수만 조명하는 씬, 배경 잡히는 씬은 나쁘지 않게 볼만했어요.

2. 원작과 다른 인물상

가장 큰 변화는 주인공입니다.

김독자가 비정규직이며 학교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을 꽤 무겁게 다룹니다.

김독자의 학교폭력 트라우마 극복이 영화 기승전결의 메인 서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에요.

원작에서는 김독자라는 캐릭터를 구성하는 요소들 중 하나로 다루는데, 영화는 비정규직과 학폭이라는 메세지에 김독자가 얹혀졌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김독자의 캐릭터성이 원작과 완전히 다르다고 강하게 느낀 파트가 있는데

작품 마지막 무대인 충무로역 시나리오에서 독자가 혼자 그린존에 들어가더니 '여기선 어쩔 수 없어요. 각자 알아서 살아남아야 돼요.'하고 순간이지만 모두를 버리고 자신의 안위를 챙기는 판단을 하는 데다가, 동료들이 김독자와 다른 선택을 하자 판단을 철회하고 따라가는 걸 보고 웹소설형 주인공에서 영화형 주인공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개봉전부터 말이 많았던 이지혜의 스나이핑.

나름 총으로 맡은 역할이 있긴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전부 활로도 가능한 일이었어요. 

왜 여고생이 갑자기 스나이퍼가 되었는가?를 설명하는 파트도 없었고요.

감독이 이지혜의 배후성이 이순신임을 미처 생각 못했다는 인터뷰가 사실인 것 같음...

3. 여러 에피소드를 압축하다보니 슉슉 지나가며 설명이 부족한 파트가 많았어요.

특히 김독자가 매사 냉정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인 '제4의벽'에 관한 묘사가 거의 없다시피합니다. 관람하면서 느끼기에는 갑자기 찌질하다가, 갑자기 냉정하게 악당들 가지고 놀다가, 다시 찌질하다가 이래요.

번외

도깨비가 엑스포 마스코트같다는 말이 많았는데

말하는 장면 보면 엑스포에서 틀어주는 영상 보는 느낌 강하게 들어요.

사실 실사화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어느정도는 감안해서 봐야할 듯..

총평

1. 원작 재현을 기대하고 보기엔 각색이 많아 별개의 작품이라 봐야 한다.

2. 별개의 작품으로 생각하면 괜찮은 작품인가? 하면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한국영화의 문법을 그대로 답습하기에 소재만 새로울 뿐 내용물이 크게 다르지 않다. 

버거킹이 미슐랭3스타 협업메뉴를 출시한대서 기대하고 갔더니 재료 다른 거 하나 끼워넣은 와퍼 먹는 느낌?

3. 돈을 많이 쓴 만큼 눈요기는 꽤 괜찮아요. 웹툰이나 웹소설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색다른 맛도 있을 듯하구요. 다만 재밌을 거라고 확신을 가지고 추천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어요.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