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기간 길고 예산도 크게 잡아서 그런지 만들고 싶었는데 못만들고 컨셉아트에서 끝났다~같은 부분은 거의 없음. 기껏해야 디자인 변경이나 인물 비중 문제 때문에 역할이 바뀌었다거나 하는 부분이 조금씩 있는 정도? 아트북 보면서 원래 의도와 달라진 부분 찾는 재미가 있는데 그어살은 없다 싶어서 아쉽.

 책 초반에 장편 기획서랑 설명이 짧막하게 있는데 굵직하고 노골적이라 맘에 들었음. 어찌보면 이 4쪽 분량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일지도?

 전시하를 무대로 한 영화. 시대를 앞섰다가, 만들면서 시대에 따라잡히는 것을 각오하며 만드는 영화. 시대에 영합한 영화는 만들어서는 안 된다. 이 글귀가 2016년 기획서에 적혀 있는데, 개봉 년도인 2023년 사이를 생각하면 묘함. 어느 의미에서는 따라잡혔네...

 표현 중에 놀란게 모노노케 히메의 주인공에 대한 설명. 나름 나우시카보다는 현실적인게 모노노케 히메라 생각했는데, 하야오는 아시타카가 '텅 비어' 있기에 '살아라'라는 말을 할 수 있다 표현함. 작품을 만들 때 항상 자기의 치명적인 부분을 숨겨왔다면서. 아마 학교에 안가기 위해 자해를 하고, 양어머니를 인정하지 않고, 군수물자를 팔아서 돈을 버는 아버지를 못마땅해하는 마히토를 염두한 표현일듯.

 영화 본 내용 알차게 돌아보고 하야오의 직접적인 코멘트 볼 수 있어서 좋았음. 다만 가격 비싸서 소장하기에는 좀 그렇고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기에 적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