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보고 내 얘기다 싶은 분이라면, 길지만 한번 읽어보시고,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일단 제 얘기부터 해야겠네요.

저는 아마 우울증 환자일겁니다. 아마라고 하는 이유는, 병원에서 상담받은 적이 없으니까요.
그저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고, 기껏해봐야 우울증 테스트같은거 몇번 본 게 전부고요.
3년째 매일같이, 신앙도 없는 제가 한 기도가 있습니다. 죽여달라고. 자살시도도 몇 번 해봤죠.

이유야 어찌되었든, 제 아픔이 깊든 얕든, 당신은 또 어떠하든. 괴로운 건 괴로운거죠.

불행하다 말하는 사람에게 "아프리카 난민을 생각해." 또는 소년소녀 가장, 장애인 등등을 비교하면서,
"넌 그들에 비하면 행복한 줄 알고, 배부른 투정 하지 마!" 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비교를 합니까? 사람은 모두 다르죠. 육상선수에겐 다리가 소중하고, 피아니스트에겐 손가락이 소중한데.
고통이 별 거 아닐 수 있겠죠. 고통을 이미 극복한 사람이나, 고통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요.
그러나 겪고있는 사람에겐 고통입니다. 군대도 가본적 없거나, 다녀왔어야 그나마 쉽게 얘기하죠. 군인에게도 쉬울까요?

제 가장 큰 고통이라면, 어릴 적 부모님이 이혼했다는 사실도 아니고, 왕따를 당해봤다는 사실도 아니고, 현재의 못난 자신도 아닙니다.

바로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아침에 아침을 느낄 수 없고, 햇살도,눈도,비도,풀내음도,낙엽도,사람도,파란하늘도,더위도,추위도
모두 비현실적이고, 어떤 느낌도 받을 수 없습니다. 이게 제게는 가장 괴로운 사실입니다.
물론 이보다 더한 고통을 겪고 있다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죠.

당신의 고통은 어떤것입니까? 저를 포함해서, 당신의 고통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겠죠, 당신이 아니니까.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당신이 기도하거나 기적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고통을 물리치길 바래서입니다.

저는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았으며, 전문지식이 풍부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관련 지식을 조금 찾아보았고, 상담을 해온 경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저 자신이 고통을 겪어왔으며, 극복했던 적도 있었고, 다시 고통에 빠지기도 하였으며, 지금 고통을 겪고있지만, 극복하려 노력합니다.
제가 내세울만한 단 한가지는, 제가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당신에게 추천하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당신이 원하는 일을 적어보세요. 컴퓨터로 타이핑해도 좋고,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도 좋고, 종이에 연필로 적어도 좋습니다. 생각만으로 날리는 것이 아니라 적어보세요. 여태까지 바래왔지만, 이뤄진 것이 없어서 지쳤나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속는셈치고 적어보세요.

저는 바라는 일들을 적었습니다. 당장 생각나는 것들,
"먹고싶은 것, 가고싶은 장소, 보고싶은 것, 사고싶은 물건, 배우고 싶은 것, 가지고싶은 직업, 가족, 친구 등..."
적다보니 저도 놀랐습니다. 단 3분만에 적은 게 수십가지나 됬으니까요. 멍하니 생각하다 보니,
하고싶은 게 없는게 정말 맞나 싶을정도로 많네요.

하고싶은 게 없었던게 아니였습니다. 실패와 좌절을 거듭하며, 바래봤자 나만 고통받는다는 생각에 빠져서 이젠 바라는것조차 겁났던거죠.
멋진 일을 생각하여도, 설레지 않는다는것, 단지 그뿐이었죠.

이 중에서 내가 당장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그것들에 표시를 해놨죠.
그리고 저는 방금 그 중 하나인 "운동을 잘 하고싶다."
이것을 이루기 위해 잠깐이나마 운동을 했습니다. 마음먹는다고 해서 엄청나게 잘 되진 않더군요.
그러나 생각보단 훨씬 잘 해냈습니다. 아까의 저와 지금의 제가 다른점이라면,
내가 하고싶은 일을 했다는 점이네요.

하고싶은 일을 적어놓고, 간단한 일부터 하다보면, 잘 안될때는 반성을 하기도 하고 자책하고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잘 될때는 기분이 좋아집니다. 자신감이 생기죠.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해도 좋습니다.
눈에 보이고 느낄 수 있고 쉬운 일이라면 가장 좋겠죠. 확률에 맡기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복권같은건 바라지 마세요. 아까 말했듯, 당신이 기도하거나 기적을 바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왜? 당신도 잘 알잖아요. 기적은 이뤄지지 않고, 바라기밖에 할 수 없다는걸.

제가 자고 일어나면, 운동을 할 겁니다. 그리고 밥을 잘 챙겨먹을겁니다. 내일 목표는 이게 전붑니다.
간단하죠? 이게 뭔 대숩니까. 제가 봐도 이걸 제대로 못했던 제가 한심하네요.
그러나 내일 제가 이걸 잘 해낸다면 저는 변하겠죠. 운동 안하고, 밥도 제대로 안 챙겨먹던 제가 아니라,
운동 열심히 하고, 밥을 잘 챙겨먹은 나. 그리고 쉬운것부터 하나씩 더 해나갈겁니다.
습관을 들이는데는 최소 한달에서 길게는 두세달까지 걸린다고 합니다. 그 전까진 노력이 필요하겠죠.

감당할 수 있는 일만 할 것이고, 도중에 그만두는 일이 생긴다고 해도 좌절하거나 자책하진 않을겁니다.
다시 시도하려 노력하겠죠, 작심 삼일이든, 세시간이든, 삼분이든, 삼초든.

그리고 내일은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잠들기 전에 죽여달라 기도하지 않겠습니다.

이 글을 보는 당신께 질문합니다. 아, 답글을 적으실 필욘 없어요.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내일의 당신은 어떻게 변해있을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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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동기부여를 하는데는 글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등 감정을 전환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기분이 나야 뭘 하든 하지 않겠습니까? 보고싶었지만 못 봤던 영화를 보면 좋죠. 다운을 받든 극장을 가든. 뭐 "아이언맨" 이런것도 상관없고, 철학적인 영화도 상관없어요. 우울한 노래든 신나는 노래든 상관없고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 분명 좋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