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분만에 작성하고

그냥 올린 첫 유머글이 추천수 5를 넘긴 -_-

녹류향입니다, 쪽지로 이것저것 보내주신 분 감사드리고요...

친구녀석 연락도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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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류가 웃대에 와서 가

장 먼저 본 건 '웃긴유머' 게시판이었다.

이해가 안 가겠지만 그냥 첫머리라서 보게 되었고,

빨간글이나 베스트 글만 봤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았는데, 꼭 몇 개씩은 초등학생,

일명 초뒹들을 욕하는 글이 많은 것 같더라;;

나 역시 그랬다, 게임방에서 졌다고 반말 찍찍 하는 넘들이나

장례식에서 노는 넘들......

솔직히... 여기 올라오는 글들 보면 한심하지 않는가??? -_-

한데, 언제부턴가 초뒹에 대한 내 생각을 바꾸게 해준

예쁜 소녀가 한 명 있었다, *-_-*

이 글의 주인공이기도 한 그 소녀는...
















사촌동생이었다......-_-

웬지 이번 글은 격려가 아닌 욕먹을 예감이 ;;

지난 여름에 악플러이자

대부분 게임에서 '지존'이란 소리를 듣고 있는

정군이란 녀석을 만나기 위해

녹류는 7천원을 들고 길을 걸어가고 있었더랬다.

왜냐고??? 7시간은 해야 논 것 같다고 하거든...

녹류 : 즐겁게 걸어가고 있는데...

이게 뭐지? 누군가 어깨를 건드리는 것 같은데...

이 놈의 인기 식을줄을 모른다, -_-

사람들이 내 미모를 계속 쳐다본다라고 느끼며

뒤를 돌아보니 웬 소녀가 서 있다. 어디서 본것 같은데...




아~~커다란 눈에 귀여운 여자아이라

내가 사귈래??? 라고 하다가

"오빠는 삭았잖아요 -_- " 라고는 차마 못하고

" 오빠는 내스타일 아니에요 ^^" 라고 말했던 사촌동생이다...

제목이 그러니 초뒹이라 칭하겠다.

녹류 : 왜 ?

초뒹 : 7천원만 빌려주세요... 오빠 ㅠ.ㅠ



크헉... 7천원이면 7시간 피시에

돈 많은 정군이 점심저녘 사줄 것이어서

끼니 걱정 없는 거금이 아닌가...



녹류 : "오빠가 돈이 좀 없어서 그래 ^^ 다음에 사줄게;;

초뒹 : 오빠... 부탁드려요, 네? 그리고 좀 도와주세요.

할머니 선물은 뭐 해드리는게 좋을까요???



할머니 , 할머니라니... 저번주가 생신이었는데?

이 어린 것이 벌써 거짓말을 치는구나.

예쁘면 뭐하니 ... 너도 아직은 초뒹이구나???



녹류 : 할머니 생신은 저번주였어

초뒹 : 저기... 오늘 저녘이 욕쟁이 할머니 생신이에요,

그래서 이것저것 사 갈까 하는데,

너무 많이 사버려서 잔돈 5천원밖에 안남았네요... 케잌좀 사게요 ~♥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면 뭐가 바뀌는 줄 아는구나,

내가 여자 눈빛에 넘어갈것 같지 않

기는 개뿔... 난 정군의 욕을 뒤로 하고 7천원을 쥐어주었다...

그리고 그 할머니 집에도 찾아갔었다.

왜 욕쟁이 할머닌줄 알 것 같았다.

처음 보자마자 얼굴 삭은 주제에

손녀딸 같은 딸을 데리고 다닌다고

순진하고 천진난만한 （응?）

녹류로서는 듣지도 못할 욕을 열심히 하시는 할머니셨다...

에이~ 듣지 않으면 되지 듣지 않으면 ^^;;


" 딱 보니 아직 까지지도 않은 티가 나구만,

그런데도 얼굴이 왜 그런지 몰라 ?? "


할머니 , 저 욕 다 잊어버렸는데요, 이건 기억합니다...

솔직히 너무하셨어요, 저도 내년이면 고뒹인데 ㅠ;

이 할머니, 그래도 사연을 들으니 미워할 수가 없는 할머니셨다...

남편분이 먼저 가시고,

자식들한테 재산을 물려주고 같이 지내시려 했는데도...

이 좁은 방에 자식이란 새끼들은

잘 찾아오지도 않으시더란 거다, 방세만 내주고-_-

자식들이 주는 돈만으로는 전기세라든지,

수도세라든지, 밥값은 안 되서 침침한 눈으로

그냥 공짜로 해준다는 주인의 말을 무시하고

바느질을 해주시고 계시는 그런 분이셨다...

언제부턴가 이렇게 되신 거겠지,

자신이 원망스럽고, 자식이 원망스럽고,

세상이 원망스럽겠지...덕분에 욕이;

적적하신걸 알고 있는 사촌동생은

가끔 찾아오는 대학생 한명을 제외하곤

말동무도 없는 할머니에게

말동무가 되주고, 친구가 되주고,

손과 발도 되준 것 같았다. 난 뭐했냐고???

이런 할머니가 우리 동네에 계신줄도 몰랐다.

공부.... 아니 노느라 바빴거든 ㅡㅡ;

그래도 사촌동생이랑 저녘에 찾아온

대학생 형한테 자기 먹으라고 사온 음식들을

"^&$&$%^@$%@#%&*&^*&%*$^&$%^$^#$"

라고 하시면서 억지로 먹이시는 할머니셨다...

나??? 나는 귀여운 손녀 노린다고,

한입도 안줬어... 정말로......








그 후로 나도 가끔씩 할머니를 찾아가게 되었고,

나름데로는 잘해주려고 노력한 것 같다.

근데 내 얼굴로만 판단하고

사촌동생을 노린다고 생각하시는 걸 보니, 너무하시다 ...

어찌됬건 작년 여름이 끝나가면서 대학생형과 나, 사촌동생은

할머니를 정동진 바닷가로 데려가기로 결심했다.

살짝 떠봤더니 " 이 노인네 죽이려고 작정했어???

그게 여행이냐 ? 고생길이지?"

대략 뜻은 이런 뜻인데 나로선

해독불가인 욕을 섞어 애기하는 할머니였다...

결국 대학생 형의 책임 하에;;;

그 형 차에 타고 1박 2일로 갔다오기로 했다.

그런데 계속 차를 타고 가는데

휴계소마다 동생녀석이 내리질 않는가...그냥 내리는것도 아니다.

힘드신 할머니까지 끌어내서 사진도 찍고,

역시 웃대인들이 말하는게 틀린게 하나도 없다.

대학생 형도 귀찮은 눈치고, 동생을 화장실로 끌고 가서;;









아니... 따로 불러서 좋게 타일렀다.

오랫만에 내가 어른스러워보이던 순간이었다.-_-vvv

녹류 : 저기? 동생아? 이러면 안되지...

할머니도 귀찮으시고 짜증나잖니???

초뒹 : 저기요...오빠...

녹류 : 응??? 왜???

초뒹 : 저 내년이면 중학생이에요...

오빠는 좀 있음 고등학생이고....

녹류 : 그렇구나 ? 웬지 슴가가 *-_-*...

아니, 그게 뭐가???

초뒹 : 저 중학생되면, 지금처럼은 자주 못 들린텐데,

사진좀 많이 찍어야죠...

우리가 잘 찾아오기 힘든 대신에 할머니께서

사진이라도 보시고 외로움을 덜어야죠... 그렇죠?

그리고 할머니께서 밖에서 나가시는 걸


은근히 즐거워하시잖아요 ^^ 그쵸 ?? 오빠???






그 순간, 나는 뭐라고 해야 될지 말을 하지 못했다,

단지 내 앞에 있는 이 초등학생,

인터넷상에서 초뒹이라 불리며 욕먹는 대상들 중 하나가

나보다도 속깊고, 방에 갖혀있다

밖에 나온 할머니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게속 되고 있었다, 폐인짓하며

벼락치기로 90점이상대 맞아놓는 녹류와는 달리

책도 많이 읽고 잘 웃으면서

날이 갈수록 보조개가 파여가던 소녀는

어느새 나보다도 의식이 커져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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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여기서 대충 마무리 짓겠습니다...

할머니는 제가 중 3이 되는 걸 보고 돌아가셨고요,

자식분들도 후회를 많이 하더군요...

그 때 펑펑 눈물을 쏟아내던 동생도 교복을 입고

어느새 감히 제가 말도 못할정도로 더 예뻐졌습니다.

주변에 무개념 초뒹들... 많긴 합니다...

전 그런 초뒹들을 옹호하려고

제목을 이렇게 한게 아닙니다.

솔직히 인터넷상에서 나이 먹으신 분들이

초뒹인 척 하면서 초뒹소설이다 일기다 지어내는데다

창작이야기나 연재소설에서도

초뒹들을 너무 비하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요즘따라 자주 나서 말이죠.

제발 좀 귀엽고, 예쁘고,

순진한 존재들로 봐주면 안되겠습니까???

욕먹을 각오하고 한마디 해봅니다.

우리도 어렸을땐 부모님을 최고로 알고,

막 짜증나면 괜히 뜻도 모르면 욕하던 시절이 있었잖아요.

지금은 인터넷이란 공간에서 이것이

막 과장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괜히 해봅니다...

긴데도 읽어주신 분들껜 감사드립니다,

안웃기죠? ㅠㅠ ㅈ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