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20살이고 여친은 19살인데

믿거나 말거나지만 나는 누가봐도 잘생긴 얼굴이다

여친도 그 부분에 호감을 느꼈다고 한다

난 여친이 첫사랑이고 여친은 연애경험이 많다

이거 또한 믿거나 말거나지만 나는 못사귄게 아니라 몇몇 여자의 고백을 차면서 안사귄거다

별로 맘에 안들고 관심도 없었다가 갑자기 연애에 눈을 떠서 지금의 여친을 만나게 되었다

여친은 사귀기전 첫 데이트때부터 자기가 밥 계산하는둥 너무 날 배려해주는 느낌에 매력을 느꼈다

나도 여친도 서로의 연애사를 알고 사귀게 되었다

연애 초반이다보니까 서로가 좋아하는게 느껴졌다

카톡 전화 쉬지않고 하고 보고싶다하고 만나도 보고싶다하고

남부럽지 않게 사귀고 있었다

내가 병신같지만 손도 여친이 먼저 잡았다

그 날부터 손, 뽀뽀, 포옹 등의 약한 스킨쉽은 데이트중에도 쉬지않고 했다

그 다음으로는 안했다

여친을 오래 보고 싶어서 일부로 늦게 진도 빼느라고 키스도 안했다

그러다가 어느날부터 카톡으로 연락 중에 여친이 표현을 안하는게 확 느껴졌다

내가 보고싶다 해도 여친은 나도 그렇다고 그냥 그렇게 넘어가고 그랬다

깜빡하고 말 안했는데 여친은 연애할때 자기가 차서 이별하기보다 차여서 이별했다고 한다

난 이점에 내가 차지만 않으면 헤어지지는 않겠구나 상처를 감싸줘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초반이라서 솔직히 여친이 떠날까봐 불안하긴 했지만 초반인데 벌써 떠날까 라는 생각도 했다

그래도 연락은 쉬지않고 했는데 그저께 만나기로 해서 만나기 전날 약속을 잡고 있었다

갑자기 여친이 진지모드로 '내가 왜 남자친구 사귀는게 두려웠는지 말해줄까?' 라며 분위기를 잡았다

나 사귀기 직전에도 새로운 남자 사귀는데 두려운 맘이 조금 있다 라고는 했지만 너무 좋아서 그냥 사귀었다

난 여친이 그 카톡을 했을때 불안했다

카톡 내용은 대충 이랬다

전 남친을 사귀었는데 자기가 너무너무 좋아해서 잘 사귀고 있다가 남친이 사귀고 얼마 안되어서 관계 얘기를 했다고 한다

여친은 당황하고 화났지만 남친이 너무 좋아서 그낭 좋게 말로 넘어갔다고 한다

그러고 남친이 잠수타다가 데이트를 하게 됐는데 또 관계 얘기를 꺼내길래 반억지로 했다고 한다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한다

몇일 후 남친한테 전화와서 받아보니까 신음소리 내달라는 거였다 라고 한다

여친은 거기에 너무 충격을 받아 헤어졌다고 한다

이 얘기를 꺼내면서 나를 사귀는데 속이는거 같아 너무 미안했다고 했다

그 남친과 헤어지고 한달도 안돼서 나를 사귀었다

나도 헤어지고 얼마 안된건 알았지만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여친도 그때는 몰랐겠지만 이 남자는 누가봐도 관계를 위해서 사귀는 남자이다

이 남자한테 화가났다

심지어 나는 우리가 몇달만 일찍 만났다면 어땠을까 운명을 원망하기도 했다

여친한테 이 얘기를 듣고 나도 충격을 받았지만 여친이 정말 걱정스러운 맘뿐이었지 전혀 원망도 없었고 아무렇지도 않았다

한편으론 나한테 이런 말 한 의도가 뭘까 생각하며 내일 만나면 위로해줘야지 생각했다

여친의 이말이 그저 내게 미안해서 솔직해 지려고 한 말인 줄 알았지 이별의 복선인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그냥 다음날 만나서 위로해주고 안아줘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여친하고 대화가 필요해서 조용하게 노래방에서 3시간동안 얘기를 했다

내가 여친에게 그동안 많이 힘들었냐면서 이제 나한테 쉬라는 식으로 위로를 해주었다

하지면 여친은 계속 미안하다는 말 뿐이었다

내가 계속 이해를 못하니까 여친이 그제서야 오빠를 만나는게 오빠한테 너무 미안해서 못 만나겠다며 말을 해줬다

그제서야 심각함을 느꼈다

나는 정말 괜찮다면서 다 이해한다면서 옆에서 지켜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여친은 내게 말은 안했지만 그때 일에 대해 자괴감이 너무 심했다고 한다

우리는 사귀면서 남들 다 하는 아주 사소한 말다툼도 안해봤고 나름 잘 사귀고 있었기 때문에 여기서 헤어지는건 너무 아니라는 생각에 무조건 붙잡았다

여친은 그 자괴감 때문에 나를 못 만나겠다고 하는데 나는 내가 상관 없다는데 왜 그러냐고 하면서 나는 전혀 이해가 안됐다

만약 여친이 전남친과 관계까지 안갔다면 내게 이런 말은 안했을 거라고 한다

나는 자기보다 깨끗하고 좋은 여자 만날 수 있는데 너무 미안하다고 한다

우리는 사귄지 얼마 안되어서 더 오래 사귀면 이런 말 하기 힘들고 계속 속이게 될까봐 내게 이런말을 빨리 했다고 한다

너무 예상치도 못한 이별에 대화를 하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그때 여친이 손을 잡아주고 머리 쓰다듬어 줬는데 소리 없이 눈물만 더 흘렀다

여친은 갑자기 자세를 바꿔 가까이 와서 자신의 손으로 눈물 닦아주면서 정말 미안하다고 계속 그랬다

그렇게 붙잡았지만 끝내 잡아주지 않았다

노래방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까지 10분 정도 걷는데 평소처럼 오늘 집가서 뭐할 거냐는둥 일상적인 얘기를 했다

체념했던거 같다

걸으면서 여친이 헤어져도 연락은 하면서 지내고 싶다고 했다

여친은 헤어진 사람과 절대 연락 안한다는 것을 잘 알곤 있었지만 기쁘게 들리기는 커녕 너무 잔인하게 들렸다

그러다 내가 고백했던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더 감정이 복받쳐 올랐다

그때 여기서 버스타면 못 본다는 생각에 뒤에 카페에서 30분만 얘기하자고 잡았는데 여친은 흔들릴 거 같다며 빨리 가라고 화를 냈다

여친의 화내는 모습에 나도 차갑게 확 등돌리고 버스를 탔다

실감이 안났다

여친에게 먼저 카톡이 왔다

내가 여친에게 그저 연락만 하고 지내도 좋을 것 같다 했더니 여친은 '연락만??' 이라며 당황했다

이 점에 대해서 나는 매우 긍정적인 생각이다

여친은 자괴감에서 벗어날 때 까지 아무도 못만 날거 같다며 그 자괴감에서 벗어날 때 즈음에 만나자고 했다

그 동안 만약 내게 좋은 여자가 생기면 뒤에서 축하해주겠다고 했다

너무 이기적인거 아는데 정말 미안하다라는 식의 말만 계속 했다

솔직히 내가 기다려준다고 만나줄 순 있지만 사귀어 줄 순 있다고 전혀 생각하진 않는다

약간의 희망의 끈만 붙잡고 있는 상황이다

어쩔 수 없이 체념하고 다음날이 되었다

난 일부로 연락을 안했지만 밤에 먼저 카톡으로 뭐하냐고 연락이 왔다

무뚝뚝하게 답장 조금 했다

그 다음날 바로 오늘은 내가 못 견디겠어서 먼저 카톡을 보냈다

여친은 상냥한 말투로 답장을 했고 나도 그랬다

그러다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관두자 라는 생각에 카톡을 그만 보냈다

여친의 이별통보 이유는 위 이유가 맞다라는 점은 나도 확신한다

또 한가지 확신이 서는 점은 내게 여친은 첫사랑으로 못 잊을 사람이고

여친에게 나는 물론 진지하게 사랑 했던 사람일 수도 있지만 많은 연인 중 그저 지나가는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다

또 여친은 내게 확실히 엄청 미안해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이 더욱 나를 괴롭게 했다

그러나 확신이 안서는 점이 몇개 있어 질문을 하려고 한다

자괴감에서 벗어날 때 즈음에 만나자는게 애인으로서 만나자는건지 아는사람으로서 만나자는건지도 모르겠고

그 말을 한 이유도 내게 미련이 있어서 나중에 잘 해 볼 생각인건지 그냥 미안해서 어장 차원으로 해본 소린지도 모르겠고

계속 연락을 주는 이유도 내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불쌍해보여서 정리 하는 것을 도와주려고 하는건지 아님 아직 마음이 있어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여친이 내게 느끼는 미안함은 나를 아직 좋아해서 생긴 미안함인지 이별에 대한 미안함인 줄도 모르겠다

그저 엄청 복잡할 따름이다

요즘은 나는 사귀는 기간에는 정말 진심으로 사랑했는데 여친은 그게 아니었나 라는 생각까지 한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내 생각인데 여친은 나와 다르게 이별 후 별로 타격도 없는 것 같다

무엇보다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은 내가 기다려줬는데 여친은 애초에 내가 없어서 좋은 오빠 동생으로 지내자 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다

진심으로 사랑하는데 자기의 자괴감 때문에 등돌리는게 가능한가?

글이 길어졌는데 쓰다보니 눈물이난다....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정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