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이제 막 21개월의 군생활을 마치고 사회 첫 발을 내딛게된 22살 남자입니다.
전역도 하고 뭐든지 할수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한 그럴 시기인데 저한테는 심각한 고민이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한테는 말막힘, 말더듬이라는 증상이있어요

음 쉽게말하자면
[말더듬]은 말그대로 말을 더듬든건데 단어를 반복해서 말해요
"나는 오늘 학교ㅇ..학교..학교에 갈것이다"
[말막힘]은 말더듬의 좀 더 상태가 악화되서 발생하는 증상인데
첫 음절?첫 단어가 입 밖으로 나오지가 않아요 예를 들어서
"이모 여기 돼지국밥 2그릇이요" 이면
"ㅇ.ㅇ..ㅇ.이..이..（가슴이 답답하고 쿵쾅쿵쾅뛰고 있는상태임 목구멍에 바리게이트 50000개 설치된느낌）
이모라는 단어는 머릿속에 맴도는데 입 밖으로 단어가 나오질 않아서 무지무지 답답합니다

현재 제가 말막힘,말더듬있다는건 진짜 친한친구한테만 솔직하게 말했고
（부모님중에서도 어머니한테만, 사실 말더듬이 유전이라는데 저희 어머니께서 말을 좀 심하게 더듬으시더라구요）
현재 이 문제때문에 오해를 많이받습니다 썰을 풀자면

1. 군생활시절 전화를받으면 "통신보안 xx반 병장 xxx입니다" 하면되는데
"통신보안" 이라는 단어가 안나와서 수화기만 귀에다 대고 "ㅌㅌ통ㅌ.ㅌ.통" ㅠㅠㅠㅠ....

2. 생활관 점오시간때도 "부대차렷"이라는 단어가 입 밖에 안나와서
당직사관이 "점오안하냐 반항하냐" 이런말 들을정도로...

3. 엊그제 친구와 길거리에 옥수수호떡이 너무먹고싶어서 "이모, 여기 호떡 4개요"
하면되는데 또 말이 안나와서 앞에 멀뚱멀뚱있다가 저보다 뒤에오는 사람들한테 다 밀려서
5분후에나 호떡을 먹었다는..너무 슬펐어요

근데 이 문제점이 1년중에서 6개월은 말막힘,말더듬다가 나머지 6개월은 그나마 좀 괜찮아지고..
이 증상이 14살? 중학교 막 입학했을때부터 증상을 겪은걸로 기억합니다..
항상 불안에 떨어야만했던 국어시간（앞에 친구부터 차례대로 읽기）..

솔직히 말더듬은 흔하다고는 하지만 말막힘은 진짜 안겪어본사람은 모르기때문에
진짜 말안나올때마다 옆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수치심과 내 자신이 한심하다는 생각
사람은 말을 하면서 어울리는 동물인데 단어 한마디를 못해서 피하는 내 자신이 너무 창피하고ㅠㅠ

요즘 언어치료라든가 스피킹?리더쉽 학원 많잖아요..사실 저희집이 잘 사는편이 아니라（어려워요）
다닐 용기가 안나고, 내일부터 맥도날드 알바가 시작되는데 제가 알바하는 지점은 90%가 여자에요
제가 모솔인데다 여자울렁증이 있어서 많이 걱정됩니다..ㅠㅠ실수는 하지않을까 말을 더듬진않을까
정말 이 증상때문에 많이 위축되고 가뜩이나 내성적인성격 더 움츠리게 되고

사실 맥도날드 알바 지원한것도 많은사람들과 이야기도해보고 여자울렁증도 없애보고 하는 차원에서
제가 진짜 용기내서 지원했어요..편의점이나 고깃집이런것도 있지만..하하..

그리고 엊그제 일베라는 사이트를가서 말막힘.말더듬 증상을 겪고있는 또 다른분이 고민글을 올렸는데
그 글에 달린 답변이
"ㅋㅋ말더듬으면 앞에선 넘어가지만 뒤에선 존나 비웃는닼ㅋㅋ병신같음（대충 이런답변） 보고 개충격먹었습니다...

저 정말 심각해요..아무리 제가 이렇게 머리 쥐어짜면서 고민해봐도 달라지는건 없어요
그래도 사람들앞에 서보고 대중들 앞에서 스는걸 즐겨야되는데
몇년동안 지속해온 내성적인성격과 말막힘,,움츠림 때문에 쉽게 고쳐지진않고 부담되는 언어치료비..

그래도 항상 저는 믿어요..아니 믿고싶어요
맥도날드 알바하면서 고쳐질꺼라는걸..일도 열심히하고 사람들한테 사교적인 이미지로 보이고싶다는걸

아까 영화가 너무보고싶어서（같이 볼 친구는 없고） 혼자 메가박스 가서 "남자가 사랑할때"를 보고왔어요"
다행히 표 끈을때 말이 술술 나왔네요
"어...남자가 사랑할때 한장이요"
자리에 앉았어요 저빼고 다 커플이에요..정말 다 커플들 뿐이에요 그래도 괜찮아요..
참 커플들 부러워요 여자분이 남자분품에 안겨서 팝콘먹으면서 하하호호 영화를 봐요
앞에 남성분 머리가 커서 영화 스크린이 잘 안보여요..그래도 괜찮아요
황정민..한혜진씨 참 멋있고 이쁜네요..재밌게 봤어요..

영화를보니까 괜히 더 답답하네요..집에와서 편의점에서 캔맥주500 한캔이랑 3천원짜리 냉동하나사서
홀짝홀짝먹어요..술도 못먹는데 오늘따라 넘어가네요..취기가 올라요..헤롱헤롱해요..헤헤
맥주를 마시면서 말년휴가 나와서 처음으로 알게된 오늘의유머 베오베 정독을 해요
특히 고민게시판,군대게시판...참 재밌어요 제 마음을 읽는거 같아요..

어이쿠 글 쓰다보니 옆길로 새버렸네요..미안해요
그래도 무겁고 답답한마음 맥주한잔하면서 글 한자한자 적으니까 후련해요

항상 다짐을해요..
1. 긴장하지마 쫄지마 다 같은 사람이야..
2. 항상 긍정적으로..자신감있게!!!
3. 난 내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훌륭한 사람이야!

이렇게 하루 수십번 다짐하지만..제일 중요한건 "의식하지않기" 인거같아요...
내일부터 시작되는 맥도날드 첫 출근..걱정반 설렘반이에요..기대도 조~금 되구요

못하는 술 마셔가면서 헤롱헤롱상태에서 쓴거라 두서없이 말을 늘어놓았네요..어이쿠 스크롤압박..
현재시각 새벽 4시22분..이제 글을 마저 마치고 잠자리에 들어야겠어요..
긴 글 읽어주신 웃대분들 너무너무 고마워요 조언이나 댓글은 더더욱 감사하구요 하하..^^
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늦었지만 새해복 많이많이 받으시고 곧 있을 발렌타인데이때
초콜렛 많이많이 받으세요~~~~~~~저도 많이많이 받을게요 아니 받고싶어요..
왤케 눈물이 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