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는 게시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글 쓰려고 아이디까지 만들었어요.ㅋㅋ
판에도 올렸지만 댓글이 달리지 않아.ㅋㅋ 여기에도 씁니다.
내용은 길지만 꼭 한번만 읽어 주시고 도움 좀 부탁드려요.

일단 전 외국에서 유학중인 고3 여자입니다.
맞춤법이랑 스압은 미리 양해 부탁드려요.

초등학교 1학년때 만난 아이가 있어요.
같은반, 같은 동네 빨리 친해졌고 또 그만큼 많이 싸웠구요.
정말 매일마다 얘랑 싸워서 매일마다 울고 매일마다 선생님한테 혼나서 반성문 쓰고.ㅋㅋㅋ그때가 그립네요.ㅋㅋ

첫사랑이라고 하기가 뭐한게 너무 어렸을때 좋아했던거라 큰 의미를 두고 싶진 않은데 정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 아이가 너무 보고싶고 그리움이 집착으로 변해가는것 같아서 겁이납니다.
나이도 어린데 오글거리게 무슨 소리냐 하시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좋아한것 같아요.
과거형인지 현재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4학년때 얘와의 기억이 정말 많아요. 얘랑 같이 서울랜드도 갔었고, 수련회같은데 가면 같이 앉고 겨울에는 아이스 링크도 갔었고. 이때 얘가 처음으로 좋아한다고 했던것 같네요. 학교와 집의 거리가 대략 걸어서 15분정도 됬었는데 얘가 자전거 타고 와서 얘 뒤에 타서 간 기억도 많구요.ㅋㅋ화이트데이때는 레몬맛사탕 주면서 좋아한다 하고.ㅋㅋ 참 어린나이에 뭘 한건지.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얘랑 저랑 되게 유명했고 반 애들도 니네 좋아하냐고 놀리곸ㅋㅋ 얘도 저한테 몇번 좋아한다 했지만 저는 그때마다 그냥 넘어갔어요. 지금 보니 이유는 그냥 그 소리가 많이 듣고 싶었던 같네요.ㅋㅋ

그리고 제가 4학년 끝나고 해외로 유학을 가게됩니다. 유학간다 했을때 선생님이 반에 큰 종이를 돌려서 다들 조금씩 편지를 썼는데, 그때 이 아이가 썼던말이 유학가면 말도 안 통해 힘들겠지만 씩씩하게 지내고 자기를 잊지말라고 했어요. 꼭 잊지말라고 자기도 잊지 않을테니까. 그리고 만약에 우리가 못 만나게 된다면 자기가 꼭 찾아올테니까 기다리라곸ㅋ 매일마다 통화도 하고 버딬ㅋ도 하고 하튼 잊지말라는걸 되게 강조했어요. 그리고 4학년 겨울방학 하는날 얘가 학교 앞에서 절 기다리고 편지를 줬습니다.ㅋㅋ 이 편지에는 좋아한다 써있었고, 저번 편지와 똑같게 유학생활 잘 하고 자기 절대 잊지말라고, 자기도 절 잊지 않겠다고. 그리고선 끝이 났어요. 이렇게 끝이 나면 괜찮지만, 문제는 제가 얘를 잊지를 못했다는 겁니다.

5학년 여름때 한국에 놀러갔어요. 얘랑 만나기로 했고, 늘 학교 끝나고 놀았던 놀이터 앞에서 이 아이를 기다렸는데, 얘가 저를 보자마자 그냥 가버리는거에요. 당황해서 붙잡았는데 그냥 가버렸어요.

6학년 여름때 한국에 다시 갔어요. 이번에는 얘랑 꼭 얘기를 할 생각으로. 얘가 다니는 학교, 그리고 제가 다녔던 학교에 찾아갔습니다. 가서 4학년때 선생님을 만났는데, 처음으로 하셨던 말이 이 아이를 만났냐는 거였습니다. 진짜 이 소리 듣고 바로 얘 반으로 갔는데, 얘가 저를 보고 나왔어요. 그리고 진짜 아무말 없이 다시 들어가버렸어요. 이때도 아 이렇게 끝나나 했는데 그냥 아빠따라 동네 실내 연습장에 갔다가 이 아이랑 이 아이 어머니를 만났어요. 아줌마가 저 보시자마자 하셨던 말씀이, 저 유학 가고 난 후 얘가 여자 아이들이랑 말을 안한다는 거였어요. 그치만 제가 알던 이 아이는 진짜 장난도 많고 재밌고 잘생겼고 해서 여자애들이 얘를 많이 따라다녔거든요. 그리고선 저랑 눈이 마주쳤는데 그냥 피하길래 더 이상 비참해지기 싫어서 그냥 나왔습니다. 이렇게 6학년때도 끝이나요.

그리고 제가 진짜 자존심 다 버리고 얘한테 연락을 한게 중2 여름입니다. 자존심이라고 하기도 힘든게 전 정말 얘랑 만나서 얘기를 하고 싶었고 그만큼 간절한건 저였으니까 어쩌겠어요.ㅋㅋ한국에 돌아갔을때 알던 친구가 얘 번호를 주면서 연락 한번 해보라고 했어요. 그리고 저 오기 전에 친한 언니가 얘랑 같은 학교를 다니는데 그냥 지나가다가 저 기억나냐고 물었을때 얘가 좋아했었어요. 라고 대답했다니까 저를 잊지는 않았다는거잖아요. 그래서 진짜 용기 내서 먼저 문자 했습니다.
나 기억하냐고. 그러니까 누구냐 하더라구요.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는지 저는 제가 문자하면 바로 알줄 알았는뎈ㅋ. 그래서 제 이름 말하니까. 아 완전히 돌아온거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아니라 하니까. 아 알았다고 근데 자기 아빠가 핸드폰을 써야되니까 나중에 문자하라고 하더군요. 여기서 아 이 아이는 더이상 나한테 어떠한 감정도 없다는걸 알았습니다. 어느 누가 중2때 아빠랑 핸드폰을 같이 쓰고, 또 초등학교 다녔을때도 얘는 자기 핸드폰이 있었던 애에요. 그래서 제가 난 더이상 너한테 문자 안 할거니까 너가 먼저 해라. 했고 그 후에 문자는 없었습니다. 자존심 다 버리고 실수로 보낸척 가기전까지 문자 해보고, 또 떠나는날, 단체문자로 간다고 했을때도 답장이 없었던 이 아이. 참 비참합니다.

이렇게 까지 비참했는데 전 아직도 이 아이를 못 잊었어요. 좋아하는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어렸을때 기억하면 얘밖에 없었고 또 이 아이가 준 편지들 저한테는 유학 하면서 힘들었을때 보면서 웃었던 그런 소중한 편지들입니다.
어떻게든 이 아이랑 연락이 닿고 싶어서 페북으로 이름 검색해보고 싸이월드도 검색해봤지만, 찾을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오늘 얘 페북을 찾았습니다. 이것도 집착인것 같아서 겁이 납니다. 정말 몇년만에 보는 사진이지만 하나도 안 변했고 정말 딱 얘를 찾은 순간 아무생각도 안들더라구요.ㅋㅋ 솔직히 찾으면 울것같았는데 아니네요.ㅋㅋ 저는 얘가 혹시 왕따를 당하고 있으면 어쩌나. 일진이면 어쩌나 하며 걱정도 했었는데, 사진들 보니까 친구도 많은것 같고 평범하게 지내서 다행이에요.
맘 같아서는 바로 친구추가 누르고 싶습니다. 근데 이 아이는 절 기억도 못하는것 같아요.
후회 하기 싫어서 마지막으로 얘랑 얘기를 하고 싶지만 이제 고 3인애 방해 하기도 싫고, 또 생각해보면 이 아이가 저한테 썼던 편지는 이 아이한테 잊고 싶은 흑역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더 이상 의미부여를 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얘랑 사귀고 싶거나 이런 생각은 전혀 없고 그냥 제대로 얘기하면서 그때 기억나? 하고 싶을뿐인데, 이것조차 못하는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아직도 어렸을 적 별 생각 없이 썼을 편지를 맘에 두면서 이렇게 이 아이를 그리워하는 제가 너무 바보같고 답답합니다. 다른 애들이 고백을 해와도 무의식적으로 제 기억속의 얘랑 계속 비교를 하게되서 여태 아무도 못사귀고 참 머저리 같네요.

글에 두서가 없네요.ㅋㅋ 어떡해야 할까요. 이 아이는 제가 참 싫은가 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to lch.
너가 이 글을 읽을 확률은 거의 0%로에 가깝지.ㅋㅋ 나를 알아볼 애들도 없을테니 별 문제라고 생각은 하지 않아. 가끔씩 너가 꿈속에서 나오는데 그때마다 너가 날 스쳐 지나가. 그럼 난 널 붙잡지 못하고 깨는데 깨면 늘 후회해. 왜 꿈속에서도 너랑 얘기를 하지 못할까 하면서. 같이 찍은 사진 하나 없어서 오랫동안 보지 못해서 얼굴도 기억 안났는데 너 사진 보니까 바로 넌거 알겠더라. 서울랜드 가서 애들이랑 같이 스티커 사진 찍을때 너랑도 찍을걸 하면서 후회하고.ㅋㅋ 넌 하나도 안 변했더라. 솔직히 좀더 싸가지 없게 생겼을줄 알았는뎈ㅋ 아니넼ㅋ여전히 잘생겼어.ㅋㅋ 너가 줬던 편지 어린나이에 아무 의미없이 그냥 줬겠지만, 너가 썼던 잊지말라는 그말, 힘내라는 말 나한테는 크게 와닿았고, 난 너 잊지않았어. 너가 나한테 편지를 줬던건 4학년땐데 나는 지금 고3이네. 참 한심하다. 다행히 친구도 많이 사귄것 같고, 별 문제 없는 것 같으니까 좋다. 나 한국 갔을때 마다 일부로 계속 너네집으로 뺑 돌아서 다녔는데.ㅋㅋ 한번이라도 우연처럼 만나고 싶어서. 근데 어떻게 단 한번도 못 만나냐.ㅋㅋ 뭐 만났어도 넌 날 그냥 무시했겠지. 우리가 만날일은 없겠지만, 정말 만약에, 아주 만약에 마주치게 된다면 그때는 나 모른척 하지 말아줄래?ㅋㅋ
올해 수능 잘보고. 고3 생활 힘들테지만 힘내고. 잘 지내.ㅋㅋ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