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원하던 캐나다에 도착했다. 11월 11일 오후 벤쿠버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일단 미리 조사한대로 모노레일을 타고 시내로 들어갔다. 캡쳐해온 정보들을 봐가며 큰가방 두개를 낑낑대며 옮기는 내가 너무 심하게 헤맨 얼굴을 했는지 어떤 중년의 남성분이 어딜가냐고 묻는거 같앴다. 참고로 그때의 내 영어는 커피한잔도 못 시키는 엄청난 상태였다. 나는 그냥 지도를 보여주었고 그 신사분은 저 아래로 쭉 내려가면 나올거라 알려주시고 가셨다. 난 캐나다인의 친절함을 체험하고 정말 잘왔다는 생각을 했다. 일단 내 임시 숙소는 배낭여행자들이 묵는 곳이었다. 개인방은 건물 전체에 한개였고 나머지는 전부 4인실 6인실 8인실이었다. 난 4인실에 배정받고 방으로 향했다. 방엔 짐만있고 아무도 없었다. 난 일단 여기서 2주정도 지내면서 직접 방을 보고 살곳을 정하기로 했다. 매일 네이버 카페를 보며 방을 구했고 낮엔 숙소 바로 조각피자집을 다녔다. 피자가게에서는 영어를 할 필요가 없었고 매우 저렴했기때문에 일주일간 피자만 먹었다. 결국 피자도 도저히 못먹겠는 지경이 되어 거의 유일하다고 사람들이 놀리는 캐나다 고유의 브랜드 팀홀튼을 가보자고 결심했다. 사람이 가장 적당히 있을거같은 시간 3시에 가기로 했다. 이유는 들어가자마자는 심장이 떨려서 주문을 못할것같고 한명이나 두명정도가 내 앞에 있기를 바랬다. 들어가니 두명이 있었다. 계획은 완벽했다. 일단 블랙커피를 시켜보기로 했다. 내 차례. 나는 순간 너무 긴장을 하여 준비한 문장이 그냥 머릿속에서 사라졌고 턱을 부들부들 떨며 ��...커피? 한마디 뱉었다. 친절한 캐나다인 답게 무슨 커피를 원하냐고 물었다. 나는 다시 발가락을 쥐어짜며 힘겹게 커피? 한마디 했다. 친절한 캐나다인은 다시한번 나에게 천천히 무.슨.커.피 했다. 이미 내 뇌는 마비상태였고 또 다시 커피? 라고 했다. 그분은 나지막히 내쉬며 오케이하고는 사이즈도 알아서 미디움으로 블랙커피를 주었다. 내 생애 첫 영어 주문이었다. 그걸들고 도서관 계단에 앉아서 홀짝거리며 나름 뿌듯해 했다.

다른 임시숙소로 옮겼을 때였다. 다시 4인실이었는데 방에 들어가자 한 여행자가 반겨주었다. 짧은 영어로 대충 소개를 하고 짐을 풀었다. 그날밤,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깼는데 아까 그 여행자가 볼륨을 100퍼센트로 올린다음 영화를 보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해달라고 했고 그 친구는 알았다며 곧 줄이겠다고하곤 1시간을 더 봤다. 그는 가죽잠바를 입고 잤으며 베개를 배지 않았다. 아침이면 그대로 그 가죽잠바를 입고 어디론가 나갔으며 그는 그것을 3일간 벗지 않았다. 한가지 문제는 목욕을 안 한다는 것이었다. 숙소엔 공용 화장실이 있으며 사람이 없다면 언제든 가서 샤워를 할수 있었다. 그 채취는 나를 자동적으로 미역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결국 참다가 카운터에 내려가서 방을 바꿔줄수 있겠냐고 물었다. 매니저는 무슨일이냐 물었고 나는 룸메이트가 샤워를 안해서 너무 힘들다고 하였다. 사실 이 이유도 참 어이가 없는 이유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 매니저는 오케이 하고 바꿔주었다. 심심치 않게 듣는 이유 인가보다. 방을 바꾸고는 생활이 너무 쾌적했다.

몇일 후 나는 거처를 찾게 되었고 곧 이사를 했다. 6명이 사는 방 한개짜리 오피스텔이었다. 안방은 2명, 거실 2명, 거실을 조그마낳게 나눠놓은 슬라이딩형 유리가 쳐진 공간 그리고 덴이라고 부르는 일종의 조금 큰 창고에 1명 해서 6명이 사는곳이었다. 물론 나는 거실에 2인용 침대를 두고 아래에서 잤다. 월세는 350불이지만 주인이 나에게 만약 사람이 나가게되면 새로운 사람을 구해야 하는데 그 새로운사람에게 방을 보여주는 역할을 해달라 부탁했다. 그러면 50불을 깎아준다 했고 나는 정말 감사하다며 하겠다고 했다. 월세는 300불로 줄었고 나는 정말 행복했다.

거처도 잡히고 여러모로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을때 영어실력이 너무 형편이 없어서 4주정도 영어학원에 가기로 마음 먹었다


+ 벤쿠버의 날씨

벤쿠버는 정말 쾌적하고 좋은 도시이다. 스탠리 파크라는 공원도 있고 사람들도 착하고 외국인들도 많아서 영어에 대한 부담감이 훨씬 덜했다. 하지만 힘든점은 겨울. 겨울엔 눈이 아니라 비가 내린다. 무려 6개월동안 매일매일. 내가 11월11일에 갔으니 당연히 비가오는 시즌이었다. 가뜩이나 외롭고 말도 안통하는 곳에서 6개월간 주구장창 비만보고 있으려니 정말 정신이 축나버렸다. 벤쿠버는 또한 토박이들도 겨울에 조금만 방심하면 우울증이 온다는 곳이다. 꼭 여름, 특히 6 7 8월에 방문하길 권장한다. 여름은 일단 습하지 않아서 정말 환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