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년대 유행한 스파게티웨스턴과
블랙익스플로테이션 장르를

21세기 영화에 혼합하여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감독이
얼마나 있을까요.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감독이 그려내는 세계, 영화, 장르를
파악할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스토리는 간단합니다. 때는 남북전쟁이 일어나기 2년 전, 흑인 노예인 장고가 우연히 닥터 킹 슐츠를 만나 현상금 사냥꾼이 되고, 팔려간 아내를 찾는 스토리입니다.

으레 서부극이 그렇듯 그냥 총질하고 싸우는 내용이지만 타란티노는 여기에 블랙익스플로테이션 장르를 섞고 플롯을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쟝고를 탄생시킵니다.

또한 배우들의 명품 연기와 입체적인 캐릭터 설정이 어우러지며 독특한 타란티노만의 장고를 완성합니다.

배우들 중 크리스토프 발츠는 바스터즈 때도 그랬지만 정말 언어의 마술사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 캐릭터에 맞는 어조와 억양을 구사해냅니다.

발츠가 연기한 닥터 슐츠는 그 캐릭터 설정부터가 아주 특이합니다.

그는 노예제도가 남아있는 미국 남부 지방에서 활동하는 현상금사냥꾼이지만 독일 출신의, 노예제도를 전면 부정하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이러한 설정이 굉장히 멋진 이유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인종차별에 대한 풍자를 미국인 인물을 앞세워서 미국에 대한 변호를 시도하는게 아니라 철저히 외국인을 앞세워서 비판한다는 아주 윤리적인 시각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타란티노는 오락영화를 구사합니다. 타란티노 영화의 악당은 그래서 더욱 선명하게 그 악함이 부각됩니다.

악당을 아주 통쾌하고 잔인하게 작살내버려도 거기서 나오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서죠.

바스터즈에서는 나치를, 장고에서는 노예제도를 숭상하고 만딩고 파이트를 즐기는 아주 잔혹한 악당을 등장시켜서
편하게（?） 죽는걸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겁니다.

그럼에도 다소 잔인한 장면들에서 나오는 불쾌감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악을 너무나 선명하게 부각시키는 탓에 그들의 악행을 관람하고 있을때의 불쾌감이 남아있게 되죠.

이 영화를 보고있자면 이른바 '오락영화'라는 명목으로 수많은 영화들을 아무런 고민없이 만들어내는 영화의 세태가 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영화가 재밌으면 장땡이죠! 라는 말을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속에 하나의 예술을 대하는 진중한 태도가 없다면
느껴지는 재미가 너무나도 1차원적인 저급한 영화가 탄생하게 됩니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했지만, 이 영화는 고민없이 명쾌하게 즐거운 영화입니다.

배우들의 연기, 영화의 스토리와 캐릭터들... 정말 재밌게 본 영화, 장고:분노의추적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