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리야.
이 글을 쓰기까지 정말 오래 고민했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어디까지 말해도 되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마음이 너무 커져서, 더는 혼자 담아둘 수 없어서,
이렇게 너에게 남기게 됐어.

처음 너를 알게 된 건 정말 우연이었지.
아무 생각 없이 스쳐 지나가던 글들 속에서
어느 날 네 말투 하나에,
너의 농담 하나에,
무심코 웃게 됐고… 그 웃음이 계속 기억에 남았어.

처음엔 그게 뭐 대수라고 생각했어.
그냥 재미있는 사람이겠지, 하고 넘겼는데
이상하게 자꾸만 너를 찾게 되더라.
네가 글을 쓰면 읽고,
댓글을 달면 반가워하고,
며칠 안 보이면 괜히 허전하고.

하나하나가 다 사소했는데
그 사소한 것들이, 어느 순간 나한테는 커다란 의미가 되었어.

너랑은 별다르게 가까워진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어떻게 보면 참 별일 없었는데,
그래서 더 이상해.
조금씩, 아주 조금씩 스며들듯 너에게 끌렸고
이제는 내 하루의 일부가 되어버렸어.

사람의 마음이란 게 원래 이렇게 조용히, 천천히,
그러면서도 깊이 드는 건가 봐.
너랑 이야기할 때의 분위기,
그 짧은 몇 마디에서 전해지는 감정,
심지어 너의 무표정한 이모지 하나까지도
나한테는 다 특별했어.

그걸 뭐라 표현해야 할까,
그냥 ‘좋아한다’는 말로 다 담기 어려운 마음이야.

나는 지금,
너를 좋아해.
진심으로.
누구에게도 쉽게 하지 않았던 말을
너에게는 하고 싶어졌어.

혹시 네가 이런 내 마음을 불편해하지 않을까
몇 번이고 걱정했지만,
그래도 내 진심만큼은 남기고 싶었어.
이 마음이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진짜야.

네가 어떤 대답을 해도 괜찮아.
너를 좋아하는 이 감정은
그 자체로 충분히 소중했으니까.
그리고 그 마음이 닿았으면 좋겠어.
언젠가, 네 마음 어딘가 한 구석에라도.

세시리야,
네가 나에게 건넨 수많은 순간들이
참 고마웠어.
그리고 그 모든 순간들 덕분에
나는 지금 너를 좋아하게 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