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에서 명작이라고 하며 다같이 보자기에
마음 굳게 먹고 보러 간 영화였습니다.

전 로빈 윌리엄스 라는 배우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어린시절 저의 친구 지니였고
그의 몸짓, 연기 하나하나는 제가 자라나던 시절을 함께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건조한 기사 한 줄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저도 우울증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기에, 많이 좋아했던 배우이기 때문에
견딜 수 없이 너무도 아팠습니다.

그를 도와줄 수 있던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걸까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던 사람이었는데

아무튼 전 그의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도 인정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그에 관한건 일부러 찾아보지 않았고
저의 마음속에서는 그는 지구 한편에 아직 살아가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떠난지 4년이 지나고나서야 저는 그의 죽음을 마주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하지만 흐르는 눈물은 막을 수가 없더군요

이 영화는 제가 어렸을적에 이미 티비로 지나가다가 본 기억이 있는 영화였습니다.
그 당시 어렸어도 이게 정말 좋은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을정도로 잠깐 본다는게 끝까지 집중하게 된 영화였죠

어른이 되서 본 이 영화는 저에겐 너무 슬픈 영화였습니다.

그가 웃는 얼굴을 지을 때조차 눈에 슬픔이 서려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냥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코끝이 찡했어요.
하지만 참았습니다.

이백년을 살고서 눈을 감던 바이센티니얼 맨을 보면서
윌리엄스가 제 나이를 맞게 살다가 늙어 죽었다면
저렇게 죽었을까 하는 생각에
저는 이미 눈물을 주륵주륵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의 죽음이 저에게 절절하게 와닿던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왜 앤드류보다도 솔직하게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걸까요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다 살아갈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말이죠

이 유한한 삶에

그의 감정의 종착점은 사랑이었습니다.
그렇게 순수하고 솔직한 감정을 보면서 제 옛 연인이 생각나서 더 슬프기도 했어요.

어른이 되어서 본 이 영화는 저에겐 너무 어지러운 영화였습니다.

로빈 윌리엄스의 죽음을 뒤늦게 추모하며
사랑했습니다. 그 곳에서는 부디 행복하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