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개봉 당시에는 망한 영화 아수라입니다.
얼마전 JTBC 방구석 1열에서 소개가 되는 것을 보고 한 번 찾아보게 된 영화입니다.
이 영화 개봉당시 제작진들이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마케팅을 무한도전에 나와서 했었죠.ㅋㅋㅋㅋㅋ........
이 영화는 상당히 잔인하고 과시적이고 과잉적입니다.
야수들이 나와서 피터지게 싸우기 바쁜 영화입니다.
호불호가 정말 명확하게 갈리는 영화인데 이걸 무도에 나와서 마케팅을 했으니....
그리고 원래 김성수 감독 스타일이 마초적이라고 해야할까요. 약간은 올드한 감성이랑 영화의 분위가 잘 어우러지지만 그만큼 취향이 아니라면 싫을만한 영화기도 합니다.
영화얘기를 하자면 정우성의 욕 연기가 굉장히 어색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드는데, 주인공 한도경（정우성）이 마치 '황해' 속 구남과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아서 그 어딘지 어색한 그 욕이 어찌보면 초식동물이 육식동물의 가면을 쓴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주인공 한도경은 비리경찰이고 폭력적인 경찰이지만 그 내면에는 아픈 아내를 위한, 생존을 위한 발버둥을 치고 있는 인물이란 점에서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박성배 시장（황정민）과 김차인 검사（곽도원）라는 육식동물 사이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인물인 것이죠.
이러한 인물의 이야기를 영화는 정통 누아르의 화면 톤으로 만들어내고 있어서 참 인상 짙은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카 체이싱 장면은, 아마 한국 영화사상 가장 멋있는 체이싱 장면이지 않나 싶습니다.
잘 만든 액션신이란 장면이 영화와 잘 연결 되면서 서사를 진행시키고 긴장감과 호흡을 잘 가져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냥 의미없이 칼로 쑤시고 총질하면 눈요기는 될 수 있지만 잘 만든 액션이라고는 할 수 없겠죠.
하지만 아수라의 카체이싱 장면은 주인공 한도경이 내면에 쌓고 있던 분노를 한 번에 터트리면서도 영화 전체의 사건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참 화면이 '간지'가 납니다. 한도경의 그 절규인지 분노인지 모를 표정과 악에 받친 운전 장면은 이 영화의 끝이, 이 한도경이란 인물의 끝이 결코 평탄치는 못 할 것이라는 암시까지 주는 장면입니다.
극의 후반부에 치달을 수록 더욱 끝까지, 최후까지 밀어붙이는 이 영화는 정말 장르영화의 뚝심이라고 부를만한 성취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금은 과잉된 인물들과 사건들이 계속 진행되고, 잔인하기까지 하기 때문에 호불호가 확실히 갈릴만 하지만 저는 이 영화가 재밌더군요.
모두가 꼭 보셔야 한다고 권할 수는 없지만 난 원래 느와르라면 다 좋다 하시는 분이라면 꼭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영화입니다.
7
767
시인과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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