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근황이라기엔 저도 시작한 지 얼마 안되는 뉴비입니다.
다시 바빠지기 시작하니 점점 짧은 호흡의 게임을 찾다가 결국 좋아했던 TCG에 다시 손이 갔네요.

어릴 때 만화책을 보며 함께 마음 속에 로망으로 남아있던 게임인데, 출시했을 당시 이미 너무 복잡해져 있어서 시작조차 안하고 있다가 유튜브 알고리즘에 뜬 영상 보고 재밌어 보여서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애니나 만화처럼 아기자기하게 공/수를 주고 받는다기 보다는 다들 원펀맨이 돼버려서 후공덱 같은 경우에는 상대가 첫 턴에 적절한 마법/함정을 못뽑으면 대응도 못하게 원턴킬을 내버림... 그거만 아니면 그래도 제가 어릴 때 예상했던 것보다 룰의 맹점을 잘 보완하면서 발전해온 것 같아서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숩네요. （아무래도 원작에서 극적인 효과를 위해 싸놓은 사기적인 효과들을 현실 듀얼에 적용시키려다 보니 룰이 자꾸 어렵고 복잡해지는 듯합니다.）

예시 ） 위에 제가 사용 중인 문라이트 덱이 적절한 핸드를 잡았을 경우.

1. 후공을 잡는다. （코인토스로 50:50 운빨）
2. 고수들은 경계하겠지만, 초보들은 그런거 없고 자신이 선 턴 잡으면 소환하고 융합하고 엑시즈, 싱크로 등등 펼치면서 자기 필드 전개한다.
3. 선공은 첫 턴에 배틀 페이즈가 없어서 턴이 넘어온다.
4. 내 턴이 오면 문라이트 퓨전 사용 -> 문라이트 캣 댄서를 소환한다.
5. 제물로 바친 문라이트 크림슨 폭스의 효과로 상대 몬스터의 공격력을 0으로 만든다.
6. 함께 제물로 바친 문라이트 에메랄드 버드의 효과로 묘지에 있는 크림슨 폭스를 재소환한다.
7. 문라이트 캣 댄서의 효과를 사용하기 위해 재소환된 크림슨 폭스를 다시 제물로 바친다.
7-1. 캣 댄서의 몬스터 효과는 필드에 있는 적 몬스터에게 1번의 전투로 파괴되지 않는 효과를 부여하고 자기 자신은 각각 같은 몬스터를 한 턴에 2번씩 공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줌.
8. 이제 문라이트 캣 댄서로 공격력 0짜리 몬스터를 두 번 연속으로 후드러 깐다.
9. 캣 댄서의 기본 공격력은 2400이기 때문에 이 피해를 무효로 만들거나 줄일 수 있는 특별한 마법/함정/효과가 없는 한 2400x2, 4800의 명치딜을 맞고 사망.

이게 모두 상대가 첫 턴에 적절한 마/함, 혹은 몬스터를 못뽑았을 때 한 턴만에 벌어지는 일.
물론, 이건 최상의 시나리오이지만 이것보다 조금 불편한 상황도 타개할 수 있는 여러 서포트 카드가 존재하기 때문에, 상대가 내 덱을 파악하지 못하면 대응 자체가 불가능함.

그럼에도 이런 문라이트 덱은 현재 티어덱 축에도 못 끼고, 덱의 메커니즘 역시 '무지성 덱' 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상대적으로 봤을 때 매우매우 간단한 덱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이미 예전에 전성기를 보낸 뒤 한 물 간 취급 받고 있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못 패면 그 다음 턴에 상대가 이런 식으로 자기 덱의 콤보를 이용해서 끔살시킴.. 원펀맨 메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