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28 18: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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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RLl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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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 ME BY YOUR NAME, （2020 재개봉）
살면서 봤던 영화 중 가장 아름답고 잔인하다.
상영 당시 나이 제한으로 극장에서 감상하지 못했었는데, 마침 재개봉을 했다. 코로나로 인해 이런 잔잔한 영화들이 재개봉 하는 건 나름 기분이 좋다.
나는 퀴어 창작물이 판타지 마법 영화보다 환상같아서 퀴어 장르를 싫어한다. 현실에선 볼 수 없는 외적으로 뛰어난 등장인물들, 그리고 비현실적인 상황들이...
영상미 하나만을 바라보고 관람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또, 티모시 샬라메는 너무 아름다우니까.
"이거 환상 맞아."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영상미, 신비로운 배경 음악 그리고 몰입감으로, 대놓고 관객을 환상으로 데려다준다.
나와 같은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환상 속에 허덕일 수 있게끔.
강렬한 지중해성 햇빛에 금방이라도 눈이 멀 것 같으면 그들은 호수에서 수영을 했고,
귀 따가운 에스파냐어에 인상이 찌뿌러질 때면 엘리오는 부드럽게 피아노를 연주했고,
그들이 흙먼지를 풍기며 자전거를 타고 짠내나는 땀을 흘릴 때면 엘리오는 잘 익은 살구를 한 입 베어물었다.
한 여름 그들이 그 누구보다 뜨겁게 감정을 소모할 때, 어떤 엔딩보다 차갑고 시린 엔딩은 한 겨울을 맞아주었다.
짜고 달고, 달고 짜고.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만나워서 반가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