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말하는거 좋아하지만

다들 길게 쓰면 안보실테니까

서론은 짧게 말하겠습니다.

（이미 길다...）

1. 맨날 눈팅만 하다가 영화 관련 얘기들을 같이 하면 재밌을 듯 하여 가입했습니다.

2. 기준은 역시 제 마음대로입니다.

3. 1월 1일부터 12월 18일 기준으로 국내개봉한 영화 중에서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안졸고 본 영화에서 끄집어내봤습니다.

남산의 부장들, 남매의 여름밤 등 두루두루 평이 좋은데 없는건 제가 안본 겁니다.

4. 올해 영화만 200편 넘게 봤는데 순수 개봉작 중에는 건질만한게 별로 없네요 ㅠㅠ 그래서 순서는 순위와는 무관합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코로나가 처음으로 한창 핫해질 때 개봉해서 장렬하게 전사해버린 불운의 스릴러.

작품의 완성도와 재미에 비해서 흥행이 매우 안됨.

전도연 배우는 네임드에 비해서 흥행이 잘 안되는 편이라 이 작품 잘 풀렸으면 좋았을텐데.

각 배우들이 1인분 이상했고 전도연 배우는 그냥 다 해먹었다. 어후.

연출과 각본도 꽤나 탄탄해서 간만에 나온 스릴러 수작.

（현재 CGV에서 재개봉 중）

이제는 불륜남녀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홍상수 김민희의 올해 신작.

홍상수는 애초에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으니 그건 참고.

（2020년에도 촌스런 카메라 워킹을 그대로 고수한다.）

뭔가 '밤의 해변에서 혼자'부터 스타일이 완전 고착화된 느낌.

여전히 좋은 홍상수의 각본, 그리고 좋은 배우인 김민희를 엿볼 수 있다.

아 상수형은 좋은 각본을 쓰는 대신에 아랫도리를 간수 못해서 이 난리구나.

퀴어가 굳이 장르가 되어버린건 안타깝지만 분류된 김에 특별한 매력을 꼽는다면

'끝내 닿을 수 없는 사랑의 아픔'을 가장 잘 드러낸 소재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로 캐롤, 블루에 이어서 여성 퀴어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중간중간 지루할 수 있으나 마지막 시퀀스가 주는 여운은 꽤나 파괴력이 있다.

시얼샤 로넌, 엠마왓슨, 플로렌스 퓨 등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여성배우들을 잔뜩 기용한 작품.

보기 전에는 원작은 고전이고 이미 영화화되서 굳이 한번 더 나와야하나?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완전 기우였다.

배우 겸 감독인 그레타 거윅이 진두지취한 작은 아씨들은 다시 한번 세련되게 태어났다.

약간 고전 소설의 분위기를 촌스럽게 느끼지 않게 분들에게 추천한다.

조조래빗

발상부터 약간 맛이 영화.

10살 소년의 상상 친구가 무려 히틀러라는 설정이라니.

홀로코스트 영화로써 위험한 선택일 수도 있지만 감독이 직접 히틀러 배역을 맡는 등 이색적으로 풀어나가서 인상깊다.

웬만한 코미디 영화보다 웃기지만（적어도 미스터주나 해치지않아） 끝내 눈물을 짜내는 악랄한 영화.

이동진 평론가 GV로 관람했는데... 이분 혼자서 진행자도 없이 영화 러닝타임만큼 말씀하시고 가셨다.

국내에서는 <브리짓존스 시리즈>, <시카고>로 유명한 르네 젤위거가 하드캐리한 영화.

우리한테는 '오버더레인보우'로 익숙한 주디 갈란드라는 실존 인물을 다뤘다.

세월을 빗겨가지 못했지만 연기력은 무르익은 르네 젤위거가 아주 인상깊은 영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이 당연히 호아킨 피닉스였다면 여우주연상도 이분을 위한 것이었다.

그외에는 그다지 특별한 점은 없지만 소소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온워드

믿고보는 디즈니 픽사의 신작입니다. 다음달에 신작 소울도 기대중 ㅠㅠ

픽사치고는 다소 평범한 영화였으나, 픽사는 픽사다.

눈으로 보는 즐거움도 가득했고 이것저것 신경 쓴 디테일이나 메세지도 좋았다.

겨울에 개봉한 모아나처럼 온워드도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흥행이 잘됐을텐데 ㅠㅠ

1917

개인적으로 전쟁영화를 불호하는 편이나 1917은 아주 인상깊었다.

아주 간결한 서사에 전쟁의 공포는 더욱 부각시킨 샘멘더스 당신은 대체...

특히 질주씬은 진짜 와... 저세상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1917도 그렇지만 아이리시맨, 원스어폰어타임인할리우드, 조커 등을 제치고

아카데미 4관왕을 쓸어버린 기생충은 대체 얼마나 무시무시했던 걸까 ㄷㄷ

메가박스에서 돌비 시네마관 재개봉 했었고 현재 CGV에서도 재개봉했으니 반드시 극장에서 보시길.

어디갔어, 버나뎃

<보이후드>의 감독과 케이트 블란쳇이 만났다고 하여 매우 기대했던 작품.

케이트 블란쳇은 이 작품에서 푼수끼가 있는 건축가 역할을 맡았는데 역시 잘해냈다.

이 조합에 비해 아쉽다는 의견도 더러 있으나 난 충분히 만족하면서 봤다.

앞으로 뭘 하면서 살아가야 할까 라는 고민을 하는 사람이면 공감하면서 볼 수 있다.

마틴에덴

봉준호 감독이 지난 10년간 인상깊게 본 작품 중에 한편이라고 언급하며 소소한 유명세를 떨친 영화.

기대하면서 봤는데 연출도 너무 지루하지 않았고 중간중간 생각을 엄청 많이 할 수 있는 영화였다.

심오하려면 심오할 수 있지만 그냥 한 사람의 일대기로 보셔도 인상깊은 작품.

이 작품으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주인공의 연기력을 단연 엄지척.

테넷

한때 영화계에서 엄청난 갑론을박을 양산한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

놀란 사상 최대 제작비를 들이고 가장 적은 CG를 사용했다는 재밌는 포인트도 있지만

영화가 너어어어어어어무 어려워서 논란（?）이었다.

메멘토, 인셉션, 인터스텔라까지 그간이 필모를 보면 플롯을 자유자재로 다루면서 다소 어렵게 다가올 수 있지만 테넷은 단연 역대급.

영등포 스타리움에서 한번, 왕십리 아이맥스에서 두번 봤으나 내용의 반도 이해 못한 것 같다.

그외에도 연출에 비해 서사가 너무 아쉬웠다 ㅠㅠ

다만 연출이 압도적으로 좋아서 역시 놀란은 놀란.

특히 공항씬과 인버전 연출은 가히 연출 원탑다운 실력.

개봉이 자잘하게 미뤄졌지만 테넷 덕분에 올해 놀란 작품이 거의 다 재개봉해서 행복했다.

（현재는 CGV에서 인터스텔라, 다크나이트, 덩케르크 아이맥스 재개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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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으니 세 작품과 꼽아본다면

1917 타오르는여인의초상 조조래빗을 고르겠습니다.

한국영화 중에서 고르자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꼽고 싶습니다.

올해 코로나 탓도 있지만 유난히 한국 영화가 힘을 영 못 쓰네요 ㅠ

조만간 여유가 된다면 올해 개봉작 망작선으로 찾아오겠습니다.

그게 더 쓰기 편하겠네요.... 올해 ㅂㄷ, ㅅㅇㅇㄷ, ㅁㅅㅌ ㅈ, ㅋㄹㅈ 같은 영화들이 우리를 힘들게 했죠 후.

내년에 코로나가 언능 나아져서 듄, 소울 등이 차질없이 개봉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