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대에 있는 고민글들에 여러 조언이 달리는 것 보고 확 가입했다. 길이 좀 많이 길지만, 들어주길 바래...
필자는 올해 26이고 여자이다. 고민은, 엄마의 과잉보호이다. 어려서부터 엄마은 헬리콥터 성향이 있었다. 초중고때의 얘기는 넘어갈게. 아빠가 중국에서 주재원으로 일하셔서 어릴적 엄마랑 같이 중국에 가 가족셋이 지냈다. 시간이 지나 대학생이 되었고 통학하기엔 거리가 멀어 기숙사로 들어갔고 그때는 너무나도 자유로웠고 행복했다. 저녁에 안부전화 한통으로 끝나니까 과친구들이랑 밤새 나가 놀고 그랬다, 성적도 나름 괜찮았다. 나중에 개인사정으로 자퇴를 했고 21살에 다시 한국으로 왔고, 5년이됐다.
아빠는 중국에서 일하신다. 21살 부터는 내 용돈 내가 알바해서 벌었고, 부모님께는 통신료만 부탁을 했다. 사실 처음엔 빠수니생활을 좀 했다, 그런데 막 나가서 줄선다고 밤에 집에 안들어오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한번 진짜 무대 가까이서 보고싶어 새벽버스를 타고 가서 줄을 서려고했는데, 엄마가 갑자기 그릇들을 깨더니 파편을 쥐고 손목에 대는거야, 울고불고 나더러 안그러던 애가 왜자꾸 이러냐고 오히려 성을 내셨다. 그때 필자 나이 22이였다... 그렇기에 당당히 말했다, 나 어린애 아니고 성인이다, 그것도 20살아닌 22살이고 몇주만 있으면 23이다. 이 새벽에 빠수니질 하러 나가는게 잘하는 짓 아닌건 알지만 나도 한번쯤은 그래보고 싶다. 엄마도 아는 언니들이랑 같이 줄서고 경호원들도 정리하러 일찍 나온다, 나한테도 좀 자유를 줘라. 근데 전혀 안통해서 내방에 쳐박혀서 울었다. 빠수니질 하러 나갈때마다 싸우는것도 지쳐 23살이 되던해에 빠수니를 관뒀다. 그리고 정식으로 취직을 했다. 월급으로 엄마께 좋은 가방도 사드리고 아빠한테도 이것저것 챙겨 택배 보내드린다. 생각하니 그때는 진정한 효도라기 보다는 더이상 내가 어린아이가 아님을 어필하고 싶었던것 같다.
사회생활중 빠지지 않는게 회식이다. 보통 6시반에 모든 부서 다 마무리하고 회식장소까지 걸어가면 7시에 회식이 시작된다. 대표나 임원들 한바퀴 돌고나면 벌써 8시다. 성격좋고 일도 잘해 임원들이 나를 매우 아끼시고 좋아하셔 꼭 2차를 데려가고 택시비까지 두둑히 쥐어주신다. 이건 내가 사회생활을 잘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어김없이 1차도 채 끝나기 전에 엄마한테서 전화랑 카톡이 온다. 그럼 또 실랑이를 하고 2차 중간에 만류에도 불구하고 내뺐어야 했다. 나도 퇴근하면 특히 금요일 같은 날은 친구나 친한동료랑 저녁먹고 술 한잔 하고 싶다, 하지만 내맘대로 안됐다. 내 생파때도 저녁에 만나서 밥먹고 노래타운가고 하는데 꼭 9시도 안되서 전화가 온다, 언제 출발하냐고. 어찌 생파하는데 주인공이 그냥 집에 가겠는가... 오죽하면 친구들은 내 폰에 전화가 오면 시간을 한번보고 바로 우리엄마라는걸 알아채고 웃는다. 사실 진짜 쪽팔린다, 나랑 동갑 또는 더 어린친구들도 전화하고 인증샷이랑 보내면 더이상 터치안한다. 하지만 엄마한테는 그게 먹히질 않았어. 지금도 어디 나가면 오후에 저녁에 전호고 싸우기 싫어 톡만할때도 있다.
집에 도착해 버스를 내리면 어제도 엄마가 정류장에 계셨다. 참고로 정류장과 집은 5분거리다.
계속 지켜보니 남자친구는 커녕, 한국들어온지 오래인데도 제대로 된 친구도 없어서, 일 없으면 집순이놀이만 해. 심지어 엄마는 아직도 가끔 내방이나 가방을 뒤져.
하..... 너무 피곤하고 지치는데 어느 댓글 처럼 그냥 막나가면 된다고, 처음만 넘기면 된다고, 눈 딱 감고 그렇게 하고 싶은데, 엄마가 또 목숨가지고 협박하거나 이상한 짓 할까봐 겁나서 이도 저도 못하겠다.
여지껏 외박도 못했고, 밤새 노는것도 안되고, 친구집에서 자는것도 안되고 혼자 또는 친구랑 여행가는것도 안됫고, 누구 만나거나 면접보러가는데도 만나는 사람 이름이랑 번호 아니면 면접장소 다 찍어 보내야한다.
답답해서 장문의 글을 써 봤다.... 나에게 자유를 얻을 수 있는 법은 정녕 없는건가.... 집에서 독립도 안시켜준다ㅜㅠ
어디 전문 상담 받을곳 있나, 진짜 내가 점점 미쳐갈것같아, 엄마덕에 어디 스트레스 풀곳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