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좀비영화만큼 장르의 변주가 다양한 영화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새벽의 저주> 같은 스테레오 타입의 좀비영화도 물론 재미있지만,개인적으로는 이런 스타일의 '주류를 벗어난' 스타일의 영화가 더 내 취향이었다.

주인공인 사만다는 식당에서 일하는 레즈비언 여성이다.하지만 그녀와 그녀의 애인은 최근 관계가 예전같지 않고,식당에선 그녀가 관심도 없는 남자 라일리가 그녀를 일방적으로 쫓아다닌다.

그러던 어느 날,그녀는 초대받은 파티에 혼자 참석을 하게 되고 （애인은 일방적으로 잠수） 누군가 약을 탄 술을 마셨다가 성폭행을 당하게 된 후 3일 동안 천천히 좀비가 되어간다는 내용이었다.

사만다를 성폭행한 남자가 알고 보니 병원 영안실에서 시간 （그 시간 맞다） 을 일삼는 인물이라는 건 미국의 도시괴담의 흔적이 보이니 그렇다 치고,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인 사만다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사만다는 현대를 살아가는 현대인,그 중에서도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케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인과의 사이도 예전같지 않고,엄마와는 이전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으며,관심도 없는 인물이 좋다고 따라오는 상황이라니.

사랑받고 싶은 사람에겐 사랑받지 못하고

사랑받기를 원치 않는 사람에게 사랑받는

그녀의 모습은 인과 관계가 철저하게 유린 당한채 사회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아마 그녀가 좀비로 서서히 변해가는 것도 에이즈,혹은 타인의 경멸과 혐오로 인한 자기 혐오의 은유가 아닐까 싶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영화는 결국 비극으로 흘러갔고,마지막 그녀의 고백이 너무나 슬펐다.분명 그녀도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