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 잭의 집> [3] |
2021-12-21 23: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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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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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 '문제적 감독'이 말하는 '문제적 발언'이 가득한 '문제적 작품'
오만함, 강박증, 자기 합리화, 반사회성
잭은 자신의 안내자 버지에게 자신이 12년간 저지른 살인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5가지의 살인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한다
잭은 자신의 살인은 예술이라 말하며 그에 걸맞는 근거를 대지만 이는 사실 완벽한 궤변이다
애초에 우리의 법과 윤리는 그러한 '파괴적 행위' 를 그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버지는 그의 주장을 하나 하나 반박하며 그것이 궤변이라는 걸 간파해낸다
아마 다른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었다면 '이게 뭔 괴작이지?' 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그런데 감독의 이름을 다시 한 번 확인해보자
라스 폰 트리에
칸이 가장 사랑하며, 또한 증오하는 감독
이제야 슬슬 이해가 간다.이 영화는 단순히 한 남자의 고백과 그가 저지른 범죄, 그리고 이후에 다가올 그의 후회나 참회 따위를 보여주는 그런 시시한 영화가 아니다
예술을 '무에서 유를 창조함과 동시에 대중성이 아닌 창조자의 세계관을 담는 것' 이라고 정의한다면, 이 영화는 예술 영화가 된다
이게 뭔 소리냐 싶긴 하겠지만 이 영화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여지까지 만들어온 영화들과, 그의 예술관에 대한 '집을 건설하는 영화' 다
작중 '폐허 가치 이론' 과 '우상 이론'을 내세우는 잭은 감독의 페르소나 이다
잭에게 인간은 그저 자신의 집=예술관을 만드는 재료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더 이상 세간의 평가를 신경 쓰지 않겠다, 라는 감독의 가치관이 가장 잘 나타나는 장면이 바로 가로등 아래를 걷는 남자의 애니메이션 부분이었다
등 쪽으로 생기는 그림자를 고통, 앞 쪽으로 생기는 그림자를 쾌락이라고 한다면
가로등으로 인해 남자의 등에 생기는 그림자는 세간의 비판을, 남자의 앞 쪽으로 생기는 그림자는 감독 자신이 여태껏 만들어온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뜻하게 된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해석이지만）
굳이 살인이라는 방법을 택한 것도 지극히 라스 폰 트리에 감독 다운 선택이라고 생각됐다
애초에 이 감독에게 금기라는게 존재하긴 했나?
살인이라는 파괴적인 행동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말은 지금까지 그가 만든 영화들 （도그빌, 멜랑콜리아, 안티 크라이스트 등） 에 대한 자기 변호가 아닐까 싶었다
잭을 감독, 버지를 평론가 （or 대중） 라고 가정한다면 이들의 대립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진다
일반 대중들에겐 잭이 만든 집 （감독이 만든 영화들） 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종의 흉물로 보일 테니까
작 중에선 붉은색 소품이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데 （잭의 자동차, 자신의 가족에게 씌운 모자, 애인과 통화하는 전화기의 선 등등）
붉은색이 열정 혹은 욕망을 상징하는 걸 생각해보면 어쩌면 감독은 이러한 비난도 모두 감수하고 앞으로도 계속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 것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었다
물론 그의 스타일을 좋아할지, 혹은 증오할지는 영화를 보는 이의 선택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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