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호러 영화 중에서도 특히 저예산 호러 영화를 좋아한다

쓸데없이 돈 들여서 CG 바른 호러 영화보다는 오히려 아이디어와 연출로 승부하는 호러 영화들이 메이저의 자본을 들인 영화들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쫄깃한 긴장감을 주는 경우가 자주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영화들이 남들에게 추천해주기도 딱 좋은 경우가 많은데 <제인 도> 가 특히 그런 영화였다

어느 날 작은 마을에 의문의 사건이 발생한다. 생존자는 한 명도 없고, 사건 현장인 집 안의 지하실 바닥에선 신원 미상의 여성 시신이 발견된다

3대 째 부검을 가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토미와 오스틴 부자는 급하게 시신의 사인을 밝혀 달라는 보안관의 의뢰 때문에 밤늦게 부검에 착수한다

하지만 부검을 하면 할 수록 시신에선 논리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이상한 점들이 발견되고, 그럴수록 그들의 작업실 내부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미스테리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영화는 중반부를 기점으로 크게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뉠 수 있을 것 같다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시신에 남겨진 미스테리가 조금씩 나타나면서 스토리에 대한 몰입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있었다

이 점이 굉장히 흥미로운 이유는, 보통의 호러 영화의 경우 '공포의 주체'가 희생자에게 다가가는 형태이지만 이 영화의 경우 반대로 관객이 '공포의 주체'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영화의 공간을 보면 매우 좁은 복도를 가진 한정된 공간으로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긴장감을 주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켜 점프 스케어를 선택할법도 한데 （이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기도 하고）

감독은 그런 뻔한 방법 대신 중반부까지 끊임없이 분위기를 서서히 고조시켰다

뻔하디 뻔한 점프 스케어를 호러 영화에서의 어설픈 CG 만큼이나 혐오하는 나로서는 너무나 마음에 드는 점이었다

그리고 중반부 이후 예열이 끝난 오븐처럼 숨 쉴 틈 없이 두 부자를 계속해서 몰아세운다

때로는 어둠으로, 때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추적자로 후반부까지 계속해서 밀어붙이는 그 추진력 또한 이 영화의 큰 재미요소였다

이 영화를 논할 때 특히 시체 역할을 맡은 올웬 캐서린 켈리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영화 내내 대사 한 마디 없는 배역임에도 불구하고 존재감 만으로 이 영화를 런닝 타임 내내 이끌어 간 대단한 배우가 아닐까 싶다

원본

뭣보다 모델 출신이라 이런 이기적인 몸매의 소유자 되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