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22 19: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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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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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집값 비싼 건 이미 새삼스럽지도 않은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물론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쪽 이야기긴 하지만. 그런데 이미 멀지 않은 곳에 한국보다 훨씬 예전부터 미친 집값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나라가 있으니, 그곳이 바로 홍콩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홍콩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낮에는 텔레마케터, 밤에는 명품샵 직원으로 투잡을 뛰는 라이의 꿈은 바로 호화 아파트를 사는 것.
어릴 적 바다로 나가는 걸 좋아하는 할아버지를 보며 자랐고, 바다가 보이는 곳에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에 자신들의 가족들을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그녀의 오랜 꿈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집주인으로부터 집 값을 올리겠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그녀.여태까지의 고생이 한번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하자, 그녀는 집 값을 떨어트리기 위해 끔찍한 짓을 저지르게 된다
뉴스에 나오는 일반적인 연쇄살인마들은 보통 어린 시절이 불우했다는 과거가 있다
미국의 에드 게인, 헨리 리 루카스, 그리고 두 번 다시 나타나선 안 될 미국 역사 최악의 연쇄살인마 알버트 피쉬부터 시작해서 유영철,강호순 등등....
물론 과거가 어쩌고 저쩌고를 떠나 연쇄 살인이라는 범죄는 용서 받을 수 없고 또 그래서도 안 된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그런데 이 영화 속 주인공의 이야기는 정말 지독하게도 현실적이다
바로 '가난'
영화는 그녀의 살인과 과거를 번갈아가며 보여주는데, 수위가 상당한 고어씬을 보여주면서도 그녀가 여태껏 살아남기 위해 했던 처절한 발버둥은 그 무엇보다 피부로 와닿았다
가난이라는 건 누군가에겐 꼬리표 일수도 있고, 낙인 일수도 있다. 심지어 고개를 조금만 돌려보면 보여지는 것 아니었나
게다가 동기가 집 값을 떨어트리기 위함이라... 안 그래도 집 값 비싸서 결혼 포기한다는 사람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이 나라에서 이만큼 악인에게 공감할 수 있는 영화가 얼마나 있을까?
카메라의 렌즈는 무미건조한 홍콩의 도심을 비추며 촘촘한 우리 안에 갇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소시민들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다
게다가 고어씬의 수위도 상당한 편이라.... 예전에 봤던 <팔선반점 인육만두> 가 떠오르게 만들었다
생각해보니 이 영화도 실화 기반이었지... 홍콩이란 나라는 대체...